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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직접 본 선관위 디도스 공격 경찰 브리핑 답답했다

어제 경찰청의 선관위 디도스 공격 관련 브리핑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디도스 공격한 범인이 최구식 한나라당 의원의 수행비서라니. 정말 큰 충격입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어제 기자회견에서 선거 당일 200여 대의 좀비PC로 선관위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최 의원의 수행비서 공모씨와 공씨의 지시로 디도스 공격을 수행한 IT업체 대표 강모씨 등 4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경찰은 이들이 재보선 당일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자 홈페이지에 대한 디도스 공격에도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더 수사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공범 중의 한 명이 박원순 후보자 홈페이지를 공격했다고 진술했지만, 다른 공범들은 입을 다물고 있다고 합니다. 만약 박 후보자 홈페이지도 이들이 공격했다면 파장은 더 커질 겁니다. 여당이 야당 후보를 공격한 셈이 되니까요.

경찰이 밝힌 디도스 공격개요도. 출처 : 오마이뉴스


하지만 경찰은 공씨가 현재 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상태라며 현재 상황에서 최구식 의원에 대한 수사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국회의원이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현재 상태에서는."(정석화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수사실장)


물론 '현재 상태'라는 가정이 붙기는 했지만, 경찰이 이렇게 펄쩍 뛰면서 의원을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하는 것은 뭔가 가이드 라인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해 보였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라도 조사를 해야죠.


아울러 경찰은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질문한 '데이터베이스 서버 다운' '내부 직원 연루 의혹' 등에 그런 흔적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때 데이터베이스와 웹서버가 정상 통신하는 게 내부적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그쪽(내부)에서 그런(데이터베이스 서버를 만진) 흔적은 전혀 없습니다."(정석화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수사실장)


선관위 디도스 공격 관련 경찰 브리핑. 출처 : 오마이뉴스


경찰은 디도스 공격 이외의 다른 이상 징후는 없다고 단언했는데요. 아무리 생각해도 디도스 공격으로 특정 DB에만 접근이 안 됐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듭니다. 로그 파일만 제출하면 모든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 같은데 경찰은 제공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재미있었던 것이 주 기자를 본 정 실장이 '나꼼수에서 나오셨다'고 하더군요. 경찰도 나꼼수 애청자인가 봅니다.


한나라당 홍보기획본부장인 최구식 의원의 비서가 국가기관을 공격하는 테러를 저질렀습니다.  선관위 홈페이지 공격은 국가를 위협하는 엄청난 사건입니다. 그것도 여당이 국가기관을 공격한 겁니다. 윗선의 지시 없이 국회의원 비서가 독단적으로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 비서의 배후가 누굴까요? 철저한 수사로 꼭 밝혀내야 합니다.


그런데 김 빠지게 어제 민주당 의원들이 만나러 간 조현오 경찰청장은 오후에 휴가를 내고 자리에 없었다고 합니다. 이런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경찰청장이 자리를 비우다니... 걱정입니다.


경찰은 한점 의혹을 남기지 말고 수사하십시오. 꼬리자르기식으로 수사를 마무리하거나 KBS 도청 사건처럼 어물쩡 넘어갈 생각 마십시오. 국민들이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박정호 기자 트위터 -> http://twitter.com/JUNGHOPARK 우리 트친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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