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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김어준 총수가 지어준 '심리학계 아이유' 교수의 솔직한 결혼론

'심리학계의 아이유'라고 불리는 교수가 있습니다. 바로 황상민 교수. 황 교수는 김어준 총수가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 게스트로 출연했다가 김 총수로부터 '심리학계의 아이유'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본 황 교수는 생김새는 아이유와는 멀었지만, 강연은 아이돌처럼 '깜찍'하고 '열정'이 넘쳤습니다. 황 교수는 김 총수가 자신을 '심리학계의 아이유'라고 부른 이유를 "자기 앞에 생긴 게 이상한 사람이 앉아 있으니까 얼마나 괴롭겠냐. 스스로 ‘아이유’라고 최면을 건 거다"라고 추측했습니다.

최근 <짝, 사랑>이란 심리학책을 쓴 '심리학계 아이유' 황 교수는 지난주 '저자와의 대화'에서 결혼론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대한민국 결혼 유형을 분류하고 어떤 결혼이 가장 좋은 것인지 솔직하게 풀어냈습니다.

황 교수는 결혼론을 '맞춤형' '감성형' '패밀리형' 이렇게 세 가지로 구분했습니다. 이름만 보고도 대충 감이 오시죠? 하나 하나 자세히 살펴보죠.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출처 : 오마이뉴스


'맞춤형'은 형편을 보고 배우자를 고른다는 겁니다. 요즘 결혼정보회사가 인기인 것은 다 아시죠? 학력, 재력, 외모 등을 등급으로 매겨 매칭을 시켜주는 것처럼 자신의 능력과 배우자의 능력을 맞춰 결혼을 한다는 거죠. 최근 이런 경향이 부쩍 늘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혼하는 사람도 많아졌죠.

황 교수는 맞춤형에 대해 "조건 맞춰서 결혼했기 때문에 각자 역할만 하면 된다"며 "상대방에 쓸데없는 감정적인 기대를 안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상대방에 대해서 지나친 정서적인 기대를 한다. 맞춤형이 결혼하면 책임형으로 바뀐다. 남편, 부인, 가정에 충실. 맞춤형은 결혼하면 애를 많이 안 낳는다."

그러면서 저출산 현상도 맞춤형 결혼이 늘어나면서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책임을 적게 질려고. 단순히 책임 문제가 아니라 결혼하면 짝이 바뀐다고 했다. 아이를 자기 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명만 낳고 산다. 남편은 밖에서 짝을 찾고 각자 책임을 다하고 산다. 우리 사회가 저출산이 됐느냐 하면 맞춤형이 증가하고 책임형의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짝을 여러 명 만들지 않하려고 한다."

'감성형'은 필이 통하면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결혼할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가슴이 뛰어서 결혼했지만, 이것도 오래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감성형으로 결혼해도 결혼하면 가슴의 기능이 정지한다. 왜 그 감성이 사라지냐. 아무리 이성을 만나 그 사람을 만나서 지낸다고 해도 2년만 지나도 신비감, 가슴 뛰는 게 확 떨어진다. 2년이 지나면 완전히 새로운 사람처럼 바꿔줘야 한다. 옷을 바꾸든지, 노력하는 경우에는 2년마다 갱신할 수 있는데 결혼할 때 그 감성이 계속 유지될 거라고 생각하고 사는 거다. 어느 순간 감성이 없어진다. 그 상태는 좀비, 강시 상태. 가슴이 뛰지 않는다. 상당이 가슴이 아프다."

강의하는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출처 : 오마이뉴스


'패밀리형'은 "장성해 좋은 짝을 만나는 게 효도"라는 심정을 갖고 있습니다. 즉, 두 집안의 결합이 결혼이라는 거죠.

황 교수는 패밀리형에 대해 "가족의 의향에 의해서 했기 때문에 결혼은 자기 자유를 구속하는 족쇄라고 생각한다"며 "나름대로 삶의 자유를 추구해서 보헤미안적인 결혼생활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 아버지는 살림을 어머니에게 넘기고 밖으로 돌아다닌다"고 말했습니다.

이 세가지 유형 다 장단점이 있는데 그렇다면 과연 결혼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황 박사가 제시한 해법은 바로 '나 자신을 알자'라는 것이었습니다. 내 삶의 모습을 성찰하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대충 조건에 맞춘 결혼이나 결혼적령기에 쫓기는 하듯 하는 결혼, 집안이 시키서 하는 결혼은 결국 나의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는 주장입니다.

저도 아직 미혼이라 결혼은 하기는 할 텐데 황 교수의 강연을 들으면서 조금 정리가 되더군요. 나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난 다음에 짝을 만나거나, 짝을 만나 나 자신을 찾아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성찰하기 두려워하는 분들에게 '심리학계의 아이유' 황 교수가 주는 교훈으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자신의 캐릭터를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 대부분은 두려워한다. 남들이 원하는대로 맞추는 성향이 많다. 그런 사람은 다른 사람이 매력을 느끼기 힘들다. 사람마다 각자의 매력이 있다. 본인만 자신의 매력이 뭔지 모르고 남들의 정형적이 틀에 끼어맞추려고 한다. 그러면 나는 매력이 없어요. 그냥 차라리 내 매력만큼 발산하는 만큼 기대하지 말라. 기대하면 남는 건 실망밖에 없다. 기대하지마라. 기대하는 게 우리를 슬프게 만든다."

박정호 기자 트위터 -> http://twitter.com/JUNGHOPARK 우리 트친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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