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여행기] 가는 길 - 사이공을 마시다

싱가포르 여행기 2015.11.08 18:38 Posted by 오마이뉴스 박정호 기자


싱가포르 창이공항.

"정호!"

출국장 게이트 앞 앙뚜앙은 손을 흔들고 있었다. 우리보다 더 피곤해보였지만, 매력적인 미소는 그대로였다. 우리 셋은 잠시 부둥켜 안았다. 마침내 싱가포르에 온 것이다. 

앙뚜앙은 3년 전부터 알게 된 프랑스 사람이다. 그동안 회사일 때문에 연락을 주고 받다가 친구가 됐다. 그가 서울로 출장올 때마다 만났다. 그는 파리에 살다가 결혼한 뒤 싱가포르에 신혼살림을 차렸다. 아시아 지역을 맡고 있어서 출장이 잦았다. 서울은 물론 도쿄, 타이페이, 뉴델리, 홍콩 등 여러 도시를 오갔다. 마른 체형에 우뚝 솟은 코가 날카로운 인상을 줬지만, 속마음은 그 누구보다 푸근했다. 싱가포르에 그가 없었다면 우리는 아마 오지 않았을 것이다.

"비행은 어땠어? 피곤하지?"

"경유하느라 오래 걸렸지만 괜찮아."


싱가포르 창이공항 인상적인 내부.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인상적인 내부.

나와 아내는 베트남 호치민에서 비행기를 갈아탔고 싱가포르에 왔다. 9시간이나 걸렸다. 경유 일정이라 표값이 쌌다. 저렴한 가격만이 아니었다. 호치민이란 사실이 내 마음을 흔들었다. 

호치민은 6년 전 첫 배낭여행지였다. 잊지 않았다. 나는 아직도 호치민 데탐 거리의 열기와 냄새를 떠올릴 수 있다. 커다란 배낭에 매달린 나를 적셨던 태양과 술래잡기하듯 꼬리의 꼬리를 물었던 오토바이들 그리고 매캐한 매연과 코를 지르던 담배연기가 한꺼번에 나를 덮쳤다. 나를 열사병에서 구해준 사이공 맥주도 빼놓을 수 없다.


비행기 창문 너머 베트남 호치민.


6년만에 호치민 땅을 밟았다. 공항이긴 했지만... 비행기 안에서 호치민의 스카이라인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휴대폰에 비행기 창문 너머 호치민을 담았다. 창가 자리 베트남 아저씨에게 '자리 좀 바꿔달라'고 말하려다가 간신히 참았다. 팔을 있는 힘껏 뻗어 호치민을 담았다. 6년 전 나는 어디에 있을까. 아직도 데탐 거리를 누비고 있을 나를 휴대폰에 담았다.


호치민 공항 PP라운지에서 바라본 모습.


자석에 이끌리듯 고도를 낮추던 비행기가 활주로에 미끄러졌다. 열린 문으로 나가자 기다렸다는듯이 열기가 얼굴을 할퀸다. 내리쬐는 햇살이 반갑다. 느릿느릿 버스는 공항청사 앞에 승객들을 뱉어냈다. 

2시간이 주어졌다. 예전보다 화려해진 면세점을 지나 PP 라운지에 자리를 잡았다. 편안한 소파와 아늑한 분위기가 낯설다. 한쪽에 베트남답게 쌀국수가 마련돼 있었다. 호치민 길가 목욕탕 의자에 앉아 후루룩 후루룩 국수를 먹던 라울과 스캇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서로에게 말동무가 되어 주던 친구들이 그립다. 


호치민 아프리콧 라운지(Apricot Lounge) 내부 모습.


즉석 쌀국수가 준비되어 있다.


즉석 쌀국수가 준비되어 있다. 물을 부어서 전자렌지에 돌리면 된다.

나에게 호치민은 더 이상 호치민이 아니다. '나의 호치민'이다. 내가 걸었던 길과 마주쳤던 사람들이 모여 나만의 도시를 창조해낸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나의 여행은 곧 나의 도시다. 내가 경험한 호치민이 나에겐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호치민이다. 마치 '어린왕자'의 여우가 그에게 단 한 마리밖에 없는 여우인 것처럼.

냉장고에서 사이공 맥주캔을 꺼내 한 모금 마셨다. 


사이공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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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천천히


정신없이 하루를 보낼 때면 되뇌이는 말. 


일상에 쉼표가 필요할 때는 떠납니다.


내가 나의 속도를 결정할 수 있는 곳으로.


하지만, 한 군데에서는 '천천히 천천히'란 말이 무색했습니다.


홍콩 지하철에서 만난 에스컬레이터는 무섭게 움직였거든요.


시간 단축이란 효과가 있겠지만, 이방인에게는 낯선 경험이었습니다.


빨랐습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지 않으면 뒤로 넘어질지도 모를 만큼.


마치 필름을 빨리감기하는 것처럼 에스컬레이터는 앞으로 감겼습니다.


이러다가 에스컬레이터랑 함께 감겨버리는 게 아닐까.


놀이기구처럼 즐겁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했습니다.


겨우 겨우 에스컬레이터를 벗어나 바닥에 무사히 착지했을 때의 기쁨이란


겪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답니다.


천천히 천천히


오늘 하루도 되뇌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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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트램의 마법

나의 이야기 2015.10.05 17:41 Posted by 오마이뉴스 박정호 기자


모든 게 장난감처럼 느껴졌습니다.


앙증맞은 트램의 행진이라니!


어디에서 이런 현장을 만날 수 있을까요.


마치 경주라도 하듯 미끄러져 오는 트램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답니다.


간질간질~


어릴 적 집에서 가지고 놀던 장난감 기차와 미니카가 제 머릿속을 헤집기 시작했거든요.


동네 골목이 생생하게 살아나더니 동네 개구쟁이들의 얼굴도 하나씩 떠올랐습니다.


까르르 까르르 


그땐 뭐가 그렇게 재미있었는지. 장난감을 주거니 받거니, 술래잡기에 딱지치기에, 웃다가 울다가... 


얘들아 너희들 다들 어디에 있니? 

 

숨 죽인 늦은 오후의 햇살은 30년 전 그대로인 것 같은데...


한 순간 다른 세상으로 나를 데려가버린 트램의 마법.


무더운 7월 홍콩의 트램은 환상 속으로 달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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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팔레트'라 불리는 브라이스 캐년

미국 여행기 2011.05.25 08:00 Posted by 오마이뉴스 박정호 기자
애리조나주를 출발한 버스는 유타주로 들어섰다. 오늘은 그랜드 캐년과 함께 3대 캐년으로 꼽히는 브라이스 캐년(Bryce Canyon)과 자이언 캐년(Zion Canyon)을 감상하는 날.

미국인 친구에게 브라이스 캐년을 간다고 했더니 한 눈에 반할 거라고 했다. 그만큼 매력적이란다. 이 친구는 빙하기에 솟아 오른 암석이 오랜 시간 풍화작용으로 인해 깎여 내려간 브라이스 캐년이 3대 캐년 중에 최고라고 말했다.
 

친구의 말이 맞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차례였다. 오늘도 구름이 잔뜩 끼어 흐렸지만, 브라이스 캐년에는 물이 없어서 안개가 낄 염려는없었다. 고도가 높은 지역이라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이 많은 것 같았다.

신의 팔레트라고 불리는 브라이스 캐년의 전경.


마치 화가가 색을 칠해 놓은 것 같다.


몇 시간이나 달렸을까. 브라이스 캐년 국립공원에 들어서자 눈이 쌓인 숲이 보인다. 날씨가 변화무쌍하다. 버스는 우리를 브라이스 캐년이 내려다 보이는 선셋 포인트에 내려줬다.
 

브라이스 캐년은 한 폭의 그림이었다. '신의 팔레트'라고 불린다고 하더니 눈 앞에 펼쳐진 암석의 색깔이 다채로웠다. 눈이 시릴 정도로 아름다웠다. 뾰족한 탑에 일부러 화가가 가서 색칠한 것처럼.

아름다운 브라이스 캐년.

그랜드 캐년과 비교하면 아기자기하다.


화려한 색깔과 아기자기함 때문에 브라이스 캐년은 여자들에게 인기가 더 좋단다. 가까이 다가가서 암석을 확인해 보니 정말로 층에 따라 색깔이 다르다. 그만큼 오랜 세월을 암석이 견뎌왔다는 증거로 보였다.
 

그랜드 캐년이 웅장함으로 압도하는 것과는 달리 브라이스 캐년은 신비함으로 감동을 줬다. 브라이스 캐년의 암석은 위치에 따라 색깔과 형태가 달라 보였다. 마치 모습을 바꾸는 마술을 부리는 것 같았다. 아무리 뛰어난 예술가라도 브라이스 캐년 암석에 색깔을 칠해 놓은 자연을 따라갈 수 없었다.

밑바닥까지 걸어가볼 수 있다.

암석에 조각을 해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브라이스 캐년의 매혹적인 모습을 가슴에 가득 담고 자이언 캐년을 향해 출발했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광경에 사람들은 반해 버렸다.


자이언 캐년은 남성적인 매력이 있다고 했다. 브라이스 캐년과 비교되는 아름다움이었다. 한참을 달린 버스는 자이언 캐년을 관통하는 터널을 지나갔다. 공기가 순환될 수 있게 만든 5개 구멍 사이로 자이언 캐년의 씩씩한 자태가 보였다.

자이언 캐년은 우리 눈 앞에서 자신의 건강한 모습을 자랑했다. 정말 뾰족한 탑으로 이루어진 브라이스 캐년과는 달리 자이언 캐년은 커다란 돌산이 주위를 둘러싸고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당당함에 주눅이 들 정도였다. 개인적으로 브라이스 캐년의 화려함이 더 좋았다.

여성적인 브라이스 캐년과 비교되는 남성적인 자이언 캐년.

자이언 캐년 국립공원 입구에서 볼 수 있는 커다란 암석.


비록 맛보기에 불과했지만, 3대 캐년을 이틀에 걸쳐 모두 볼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자연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의아했다. 이런 멋진 자연 경관을 가진 미국이 대기환경을 파괴하는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 관련 국제협약을 비준을 거부하고 있으니까. '넓은 땅 덩어리를 가지고 있어서 우리는 괜찮다'는 이기심일까.
 

우리는 자연의 신비를 뒤로하고 인간의 욕망이 꿈틀대는 도시, 라스베가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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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녁노을* 2011.05.25 09: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 보기만 해도 신기합니다.

    잘 보고가요

  2. meryamun 2011.05.25 12: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신에 대해서는 회의론자이지만 이런 광경 앞에서는 숙연해 질 것 같습니다..
    신의 의지가 느껴지는 것 같네요..

  3. 고명진 2012.01.01 22: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난다.

  4. 고명진 2012.01.07 04: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5. 이자벨 2012.04.04 02: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돼지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6. 안나 2012.04.06 05:0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혼자 내버려 두십시오.

  7. 새디 2012.05.08 22:2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여기에 영어를 하시는 분 계십니까?

  8. 카일 라 2012.05.11 02: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죄송합니다.

죽기 전 가봐야 할 곳 1위, 그랜드 캐년

미국 여행기 2011.05.24 07:00 Posted by 오마이뉴스 박정호 기자
투어 시작 2일째. 첫날은 버스를 타고 이동한 게 전부였다. 아침에 여행사에서 버스에 올라 동쪽으로 한참을 달려 점심을 먹고 또 한참을 달려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도 해가 뜨기도 전에 일어나 버스에 몸을 실었다. 앞으로 반복될 일이었다. 이동 거리가 길어서 어쩔 수 없단다.

오늘부터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이었다. 영국 BBC에서 선정한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 1위 그랜드 캐년(Grand Canyon)이 첫번째 목적지였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그랜드 캐년은 말 그래도 커다른 협곡. 길이가 447km나 되고 너비가 6~30km, 깊이가 무려 1500m이다.

그러나 자연의 신비를 간직한 그랜드 캐년은 쉽게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날씨가 흐리다 했더니 그랜드 캐년 국립공원에 들어서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그랜드 캐년을 감상할 수 있는 '매더 포인트' 부근에 올랐을 때 비가 그쳤지만, 그랜드 캐년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안개 때문이었다. 콜로라도 강이 협곡을 따라 흐르고 있어서 안개가 자주 낀다고 했다.

안개가 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그랜드 캐년.



잔뜩 기대하고 포인트에 올랐던 사람들은 크게 실망했다. 이번 5박 6일 일정의 메인 코스인 그랜드 캐년을 감상을 망쳤으니까. 어쩔 수 없이 버스를 타고 포인트에서 내려와 그랜드 캐년에 대한 I-MAX 영화를 감상했다. 영화에는 그랜드 캐년의 역사와 탐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이 먼 곳까지 날아와서 고작 영화만 보고 가야 하나. 영화 속 그랜드 캐년의 멋진 모습이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럴 수가. 영화를 보고 나오니 비도 모자라 이제는 아예 함박눈이 내렸다. 5월 하순에 함박눈이라니. 날씨가 좋아질 수도 있다는 희망이 사라지는 듯했다. 점심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버스를 다시 탔다. 눈은 그쳤지만, 하늘은 아직도 먹구름의 세상이었다. 버스는 40분 정도 달려 우리를 다른 포인트로 데려다줬다.

드디어 눈 앞에 드러난 그랜드 캐년.


콜로라도 강이 오랜 시간 동안 깎아 놓은 대협곡.

단층이 색깔이 아릅답다.


안개가 없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버스 창문 밖으로 보이는 풍경에서 안개 대신 그랜드 캐년의 장관이 살짝 살짝 보였다. 버스 안 사람들은 조금씩 그랜드 캐년이 얼굴을 보여줄 때마다 소리를 질렀다. 탄성과 환호. 방금 전까지만 해도 축 늘어져 있던 사람들은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다.

아름다운 그랜드 캐년이 모습.


솟아 올라온 암벽.

각양각색의 암벽 색깔.


버스가 문을 열자 우리는 포인트로 달려갔다. 세찬 바람도 그대로 불고 있고, 눈발도 날렸지만 다행히 안개가 없었다. 그리고 눈 앞에 들어온 그랜드 캐년. 서방 세계에서 그랜드 캐년을 처음 발견한 스페인 장군이 그랜드 캐년을 보자마자 무릎 꿇고 기도했다는 말이 믿겨졌다.

아무도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놀라운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래드 캐년은 놀라움 그 이상이었다. 어떻게 이런 거대한 협곡이 만들어졌을까. 마치 신이 만들어낸 예술 작품 같았다. 오랜 세월 콜로라도 강이 깎아 냈다는 설명보다 신이 인간을 위해 준 선물이라는 말이 더 그럴 듯해 보였다.

그랜드 캐년의 멋진 모습.

여러가지 색깔을 볼 수 있는 단층.

탄성이 저절로 나오는 단층.


순간 머릿속이 텅 비어 버렸다. 장대한 규모는 보는 사람들을 압도했고, 다시 협곡의 아름다운 색깔과 절벽은 압도된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말이 필요 없는 순간, 사람들은 가만히 협곡을 바라보며 가끔 탄성만 내뱉었다.

한참을 포인트와 전망대에서 그랜드 캐년에 흠뻑 젖어 있었다. '헬리콥터나 당나귀를 타고 협곡 아래로도 내려갈 수 있다' '일출, 일몰 등 시간마다 모습이 다르다' 등의 설명에 다른 일정을 포기하고 그냥 그랜드 캐년에 눌러앉고 싶은 욕구가 솟아 오르기까지 했다. 그랜드 캐년은 '다시 찾게 되는 곳'이라는 설문조사를 진행해도 1위를 차지할 것만 같다.

탑 꼭대기에서 카메라에 그랜드 캐년을 담는 사람들.

탑에서 바라본 그랜드 캐년.

탑 내부 모숩.


그랜드 캐년에서 내려오는 길. 버스 안은 기쁨과 안도의 한숨이 동시에 느껴졌다. 그랜드 캐년을 못 봤다면 어떻게 됐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숙소로 가기 전에 글렌 댐이라는 곳에 잠깐 들렸다. 그동안 한국에서도 댐을 많이 봐왔던 터라 시큰둥 했는데 직접 보니 완전히 한국 댐과는 달랐다. 댐 주변 풍경이 예술이었기 때문이다. 댐의 건설 목적이나 활용도보다 댐을 얼마나 자연 친화적으로 건설하느냐가 더 중요한 일이란다. 글렌 댐은 아름다운 글렌 협곡을 그대로 살렸다. 친환경은 환경 그대로, 자연 그대로 놔둘 때에 가능한 일이니까.

댐과 자연이 어우러진 모습.

아름다운 댐 주변 모습.


호텔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는데도 잠이 오지 않는다. 오늘 밤은 쉽게 잠을 자지 못할 것만 같다. 그랜드 캐년의 감동이 사라지기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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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아나 2011.07.05 12: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으아~ 벌써 여행기가 쓰여있었구나~ 몰랐네...정말 소름돋게 멋지다...아니 말로 표현인 안되네~ 실제로면 살짝 무서울정도였겠는걸? 나도 가고싶다..

  2. 2012.01.01 13: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

  3. 고명진 2012.01.07 03: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일을 나의 친구를 계속, 이거 정말 끝내 준다

  4. 은혜 2012.04.04 06: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습니다, 그것을 사겠습니다

  5. 캐롤라인 2012.05.08 18:0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변호사에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슈렉과 함께 사진을? 환상적인 유니버셜 스튜디오

미국 여행기 2011.05.20 08:00 Posted by 오마이뉴스 박정호 기자
민박집에서 아침을 든든히 먹고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유니버셜 스튜디오를 구경하는 날.

10시부터 입장할 수 있다고 해서 최대한 서둘러 나왔다. 놀이공원에 놀러가는 아이마냥 신났다. 파란색과 흰색이 조화를 이룬 하늘, 상쾌한 공기, 기분 좋은 바람. 날씨도 놀이공원 놀러가기에 딱이다.

대중교통을 여러 번 탈 것 같아서 세 식구 모두 1일 패스를 끊었다. 많이 탈 수록 이익이다. 먼저 버스를 타고 할리우드 거리 쪽으로 향했다. 상업지역이 아니라서 그런가. 월요일인데도 도로는 한산했다.

헐리우드 거리 모습.



헐리우드 바인 역의 영사기.


아늑한 역 실내.


헐리우드 거리에서 내렸다. 헐리우드 거리답게 여기 저기 극장이 보인다. 나중에 헐리우드 구경을 하기로 하고 바인(vine)이라고 쓰인 역으로 내려갔다. 헐리우드 거리에 있는 역답게 분위기가 달랐다 승강장으로 연결되는 복도 벽에는 각종 그림이 박혀 있었고, 표를 대고 들어가면 바로 오래된 영사기가 놓여 있다.
 

승강장 천장은 동그란 필름케이스로 채워졌고, 지하철이 들어오는 벽은 필름 모양으로 장식돼 있었다. 미국 지하철은 지저분하다는 얘기만 들었는데 LA는 생각보다 역안과 지하철 모두 깨끗하고 쾌적했다.

필름을 배경으로 들어오는 지하철.


야자수 장식의 여거 실내.

필름통이 천장 장식.


지하철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가나 보다. 우리가 내리는 '유니버셜시티'역에서 거의 모든 승객이 내린다. 역 밖으로 나와 길을 건너 유니버셜 시티까지 가는 무료셔틀을 탔다. 입석은 안 된다고 해서 몇 대나 그냥 보냈다. 언덕 하나 올라가는 것 뿐인데도 안전을 생각한다.

셔틀을 타는 사람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각.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많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상징물을 지나 안으로 들어갔다. 영화 촬영 스텝들의 동상이 방문객들을 맞이했고, 그 뒤에는 각종 영화와 만화 주인공들이 열심히 기념촬영에 응해주고 있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상징물 앞 기념사진 찍는 사람들.


우리는 먼저 슈렉 4D 상영관을 찾았다. 처음 본 4D는 대단했다. 슈렉 말을 타고 달릴 대는 의자가 흔들렸고 덩키가 재채기를 할 때는 어디선가 물이 나와 우리의 얼굴을 적셨다. 특히 피오나 공주를 구하는 멋진 스토리가 인상적이었다. 유니버셜 시티 방문객들을 위해 15분 짜리 만화영화를 다시 만든 것 같았다.

기념촬영하는 사람들.



감동을 간직한 채 밖으로 나오니 놀랍게도 바로 눈 앞에 슈렉과 피오나 공주가 서 있다. 물론 캐릭터 분장이었지만, 정말 감쪽같았다. 마치 만화영화에서 튀어나온 슈렉과 사진을 찍는 것처럼 느껴졌다. 사람들은 열광하며 긴 줄을 만들었다.

줄을 서려고 했더니 내 앞 사람까지만 받고 쉬었다가 나중에 다시 한단다. 슈렉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한 채 유니버셜 스튜디오 투어차량을 타는 곳으로 향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 투어는 유니버셜 시티 관람의 백미다. 그 말은 곧 오랜 기다림을 뜻하기도 한다. 공원 안에 사람이 많이 없다고 했더니 다 여기 와 있었나 보다. 40분을 기다린 끝에 겨우 차량에 올라탔다. 기차처럼 연결된 차량은 가이드의 설명을 들어면서 세트장 쪽으로 내려갔다.

백 투 더 퓨처, 죠스 등 영화와 많은 드라마, CF 등이 실내, 야외 세트장에서 만들어졌고지금도 제작 중이라고 했다. 특히 내 관심을 끈 것은 바로 미드 '위기의 주부들'의 세트장. 한참 열심히 봤던 드라마가 이곳에서 제작됐다. 차량은 정말 이 드라마 주인공들의 집이 있는 거리를 달렸다. 우와, 진짜 감쪽같았다. 드라마 속 근사한 거리와 집이 그냥 세트였다니. 최고의 스릴을 느끼게 해준 킹콩 3D도 감동이었다.



스튜디오 관람을 마치고 점심을 먹은 다음 어머니와 동생은 슈렉과 기어이 기념촬영을 성공하고야 말았다. 웃으면서 사진을 찍었지만, 슈렉의 얼굴이 너무나 실감이 난 나머지 무섭기까지 했단다.

마지막으로는 영화 '워터월드'의 쇼를 봤다. 그냥 영화를 카피한 쇼라고 생각했는데 말 그대로 '장난이 아니'였다. 블록버스터 영화를 실사로 보는 기분이었다. 거대한 스케일, 진짜 비행기 모형이 날아오고, 불꽃이 튀기고 폭발이 일어났다. 배우들의 열연도 대단했다. 10여 미터 높이에서 그대로 물 속으로 떨어지는 등 몸을 던지는 액션에 관객들은 환호했다. 내 여동생은 공연이 끝난 뒤 무대 입구에서 만난 잘생긴 남자 주인공과 기념사진까지 찍었다.


그냥 애들 노는 곳이라고 생각했던 유니버셜 스튜디오 관람. 애들은 위한 곳만은 아니었다. 어른들도 아이처럼 신나게 놀 수 있는 곳이었다. 물론 무게잡기 좋아하는 어른들에게는 재미없을 수도 있다.

1일 패스를 손에 쥔 이상 그냥 숙소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지하철을 타고 헐리우드 거리로 넘어갔다. 거리 양쪽으로 극장이 들어서 있었다. 슈렉 뮤지컬을 한다는 배너가 가로등마다 걸렸고, 영화 캐릭터 복장을 한 사람들과 멋진 모습으로 분장한 사람들이 거리에서 사람들의 기분을 'UP'시켰다. 길 바닥에는 영화배우들과 가수의 이름이 담긴 별이 깔려 있었다. 정말 별들의 거리다. 혹시 한국 배우가 있나 해서 잠시 바닥을 관찰하며 걸었지만, 발견할 수 없었다.



한 오래된 극장 앞에는 스타들의 손과 발이 그대로 담긴 시멘트 바닥이 있었다. 행인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그 시멘트 바닥을 하나씩 보며 어떤 스타의 손과 발인지 확인하고 있었다. 유명한 남자 배우 톰 행크스의 손과 발 모양도 있어서 대봤더니 손은 내가 더 작았지만, 운동화를 신어서 그런지 발은 내가 더 컸다.




한 쇼핑몰 너머로 보이는 헐리우드의 상징물 'HOLLYWOOD' 글자를 카메라로 찍은 뒤 다시 역으로 돌아왔다. 늦은 오후가 되자 몸과 마음이 따로 놀기 시작한다. 피곤한 몸은 빨리 집에 가서 쉬라고 아우성이었지만, 아쉬운 마음은 다운타운을 둘러보라고 소리쳤다.

결국 1인 패스가 있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지하철을 타고 다운타운으로 내려갔다. 화려한 모습을 기대했건만 LA 다운타운은 예상을 빗나간 모습이었다. 새롭게 만들어진 건물도 있어지만, 낡은 건물이 더 많았다. 거리에는 초라한 행색의 사람들만 보였다. 새로운 상권은 로데오 거리 쪽으로 다 옮겨간 것 같았다.


다운타운에서 밤을 맞기가 두려워졌다. 해가 지기 전에 집에 가는 게 나아 보였다. 다행히 다운타운에서 민박집으로 한번에 가는 버스가 있어서 편하게 돌아왔다.

이제 내일이면 패키지 여행을 떠난다. 그랜드 캐년 등 3대 캐년과 라스베가스, 샌프란시스코 등을 둘러보는 5박 6일 일정이다. 일찍 자야 낼 일찍 짐을 챙기고 나갈 수 있겠지. 오늘 밤 꿈에는 왠지 슈렉이 나올 것만 같다. 아니면 '위기의 주부들'의 주인공들이 나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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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기자가 쓴 라오스 종단 여행기 1권 '일탈 라오스 쉼표'

박정호 기자가 쓴 라오스 종단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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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 모니카 해변을 십자가가 뒤덮은 사연

미국 여행기 2011.05.17 07:30 Posted by 오마이뉴스 박정호 기자

아침  7 눈이 저절로 떠졌다. 하루 만에 시차 적응이 됐나 보다.

민박집에서 주는 어묵 김치국으로 맛있는 아침을 먹고 집을 나섰다. 10 정도 걸어가 다운타운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산타 모니카(Santa Monica) 해변으로 가는 720 버스를 탔다. 버스비는 1달러 50센트. 어머니는 시니어 요금 50센트만 냈다.

우리나라 굴절버스처럼 허리를 가진 버스는 생각보다 붐볐다. 일요일이라 해변으로 놀러 가는 사람들이 많은 같았다. 승객 대부분은 아무 없이 앉아 있었지만, 이제 걸음을 배운 여자 아이가 아빠 품에 안겨 재롱을 떤다.

산타 모니카로 가는 버스 안.


버스는 상업지구와 로데오 거리를 지나 서쪽으로 달렸다. 40분쯤 지났을까. 야자수가 많이 보이고 바람이 많이 보인다 싶더니 멀리 넘실대는 파도가 보인다.

부두 위에서 공연 중인 아이들.


산타 모니카 부두.


부두에서 내려다본 산타 모니카 해변.

퍼시픽 파크의 명물 관람차.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거센 바람이 우리를 맞이한다. 강풍주의보라도 내렸나. 내가 생각했던 해변과 느낌이 달랐다. 5월은 해변을 즐기기에 이른가 보다. 반바지에 샌들, 반팔 폴로 셔츠로는 바람을 이겨낼 없었다. 어머니가 바지 입으라고 입을 내가 추위를 많이 타는 걸까. 챙겨온 바람막이 점퍼를 입고 해변 쪽으로 가는데 나보다 시원하게입은 사람들이 많다.

해변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롤러코스터도 운행 중이다.

갈매기의 비행.


휴일을 맞아 해변을 찾은 사람들은 줄지어 부두 쪽으로 내려갔다. 내려다 보이는 바다, 규모가 굉장하다. 바다라기 보다는 정말 대양, 태평양이었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는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마치 사람들에게 인사라도 하듯 갈매기들이 머리 위를 난다. 앞에 롤러코스터, 대관람차 놀이기구가 있다. 놀이공원이 있을 줄은 몰랐다.


해변에서 놀고 있는 사람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와 아이들.

거센 바람에도 모래 위에 앉아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사람들.


바다 안까지 들어가는 부두는 미국 서부 해안에서 가장 오래됐다고 했다. 부두 곳곳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과 즉석 공연을 구경하는 사람들, 그리고 바다를 내려다보는 사람들이 뭉쳐서 흥겹다 

해변을 뒤엎은 십자가.

십자가를 감은 꽃과 메시지.

빨간 십자가.

십자가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


고운 모래가 덮여 있는 해변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생소한 광경이 보인다. 무슨 일이 있는지 십자가와 빨간 십자가가 해변에 박혀 있다. 수가 수천 개다. 놀라서 십자가 앞으로 달려갔다. 십자가 앞에 꽂혀 있는 팻말을 읽고 나서야 고개가 끄덕여진다.

십자가는 이라크와 아프카니스탄에서 전사한 미국 군인을 뜻합니다.“


관까지 놓여 있다.

이라크 전쟁 사망자와 부상자 수가 적힌 팻말.

해변을 뒤덮은 십자가.


경고였다. 무시무시한 경고. 역설적이다. 아름다운 해변에 묘지가 있는 셈이니까. 십자가 중간에는 관과 군화가 놓여 있다. 어떤 십자가에는 지인들이 가져다 놓은 꽃과 메시지도 달렸다. 해변 구경을 사람들은 십자가를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전쟁의 참혹함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팻말은 이라크에서 전사한 미군의 수가 4,452, 부상자 수가  67,793명이라고 써놨다. 이렇게 미군이 이라크에서 쓰러질 동안 이라크 국민들은 얼마나 많이 목숨을 잃었을까. 십자가를 세운다면 아마 산타 모니카 해변을 덮고도 모자랄 게다.


산타 모니카 다운타운.

거리 공연하는 사람들도 많다.


차분해진 마음으로 해변에 섰다. 아이들은 거센 바람도, 거친 파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바다로 뛰어 든다. 파도에 몸을 맡기고 다시 해변으로 밀려온다. 마음 같아서는 나도 뛰어들고 싶었지만, 그대로 얼어버릴까 두려워 경치 감상만 했다.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모래놀이를 하는 아이들, 싸온 음식을 먹는 가족들로 해변은 쓸쓸하지 않았다.

럭셔리한 거리 로데오.


명품숍이 늘어서 있다.


우리 가족도 부두 쪽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싸온 김밥을 먹었다.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채소도 별미였다. 이렇게 밥을 먹으니 가족 소풍나온 기분이다. 산타 모니카 해변 소풍.

부두에서 올라와 근처 산타 모니카 다운타운 지역으로 걸어가봤다.  바로 서드 스트리트 프롬나드(Third Street Promenade)에 들어섰다.


비벌리 힐즈 간판. 기념촬영 장소다.


세 블록에 걸쳐 있는 이곳은 활기가 넘쳤다. 길 양쪽으로 늘어서 있는 상점들과 커피숍, 식당은 사람들로 붐볐고 차가 다니지 않는 도로 위는 거리 공연을 하는 예술가와 구경하는 사람들로 화기애애했다. 그냥 걸어만 다녀도 기분이 좋다. 우리 세 식구는 한국에서 있는 커피 빈야외 테이블에 앉아 라떼로 에너지를 충전하고 돌아오는 버스에 올랐다.



비벌리 힐즈 고급스러운 주택가.


파란 하늘을 향해 서 있는 야자수.


오는 길에 로데오(Roded Dr.) 거리에 내렸다. 우리나라에 있는 로데오 거리의 원조란다. 거리에는 명품숍이 손님을 유혹했지만, 행인은 별로 없었다. 로데오 거리를 지나 비벌리 힐즈(Beverly Hills) 초입까지 구경했다. 확실히 분위기가 다르다. 개성있는 고급 주택이 분위기 있는 야자수 아래에 자리잡고 있었다. 사람들은 ‘Beverly Hills’ 간판 아래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어느새 해가 서쪽으로 많이 기울었다. 해가 지면 위험할 것 같아 우리 가족은 서둘러 버스정류장으로 내려왔다. 다행히 해가 지기 전에 숙소로 돌아오는데 성공. 옆 방 여행자들이 만들어준 비빔국수로 저녁을 맛있게 먹었다. 산타 모니카의 아름다운 해변이 눈 앞에 아른거렸다. 파도, 갈매기, 고운 모래, 그리고 십자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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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기자가 쓴 라오스 종단 여행기 1권 '일탈 라오스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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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가로수는 예뻤다

미국 여행기 2011.05.16 11:25 Posted by 오마이뉴스 박정호 기자

비행기는 LA 하늘 위를 날고 있었다. 10시간의 비행이 드디어 끝난 것이다. 

좁은 기내 안에서 고생한 엄마와 함께 기내에서 나와 입국심사를 받았다. 입국심사관이 생각보다 질문을 여러 가지 해서 긴장했지만,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김치 가져왔냐 세관직원의 농담을 뒤로한 출국장으로 나왔다.

뉴욕 시에 이어 미국에서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가 LA 시라고 하던데 공항은 소박하다. 미국 동부 코네티컷에서 날아온 동생을 만났다. 9개월 만에 보는 얼굴이다.  모녀는 얼싸안았다. 타지에서의 재회라 기쁘다.

LA공항에 착륙하기 위해 고도를 낮추는 비행기.


아담했던 LA공항.


이제부터 식구의 서부여행이 시작됐다. 예약한 민박집 아저씨의 차를 타고 숙소로 왔다. 아저씨는 10 미국으로 유학을 왔다가 눌러앉았단다. 아이들 교육 문제 때문에 도저히 한국으로 들어갈 없었다고 했다. 얼마나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위해 이곳 LA 눌러앉았을까. 많을 같았다.

민박집은 코리아 타운 중에서도 변두리 지역에 있었다. 아저씨는 예약했던 방보다 2 방을 내줬다. 짐을 아무렇게나 부려놓아도 만큼 넓었다. 아침은 1인당 1달러만 내면 부엌에서 마음껏 먹을 있었고, 마트에서 먹을 거리를 사와 직접 해먹어도 상관없었다. 


길쭉한 가로수.


우리는 한국 마트에 간다는 아저씨 함께 나가 과일, 채소, 과자 등을 사왔다. 한국 마트에 있는 물건들은 대부분 한국 것이었다. 일하는 사람들도 장보러 사람들도 대부분 한국 사람이다. 한국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쌀은 조금씩 파는 없어서 동네 마트에 가서 사왔다.

쌀을 사러 갔던 근처 마트. 남미계 사람들이 많았다.


다양한 가로수.

야자수가 거리에 서 있다.



피곤해하는 엄마를 남겨두고 동생이랑 숙소 주변을 걸었다. 한산한 주택지역이다. 단독주택들이 늘어서 있었다. 행인들은 거의 없었고, 차는 쌩쌩 달렸다. 차도에만 들어가지 않는다면 걷기에는 좋은 여건이었다. 아담한 주택도 보기 좋았지만, 눈길을 잡아당긴 것은 바로 가로수였다. 우리나라의 단조로움 가로수와 확연히 달랐다. 야자수가 가로수 역할을 하고 있는 신기했다. 가로수 종류가 다양했다. 길쭉한 나무, 커다란 나무, 동그란 나무. 노란 , 빨간 , 하얀 .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는 LA 대변하고 있는 같았다.

야자수 가로수.

분홍 꽃이 길가에 피어 있다.

아름다운 빨간 꽃.

앙증맞은 하얀 꽃.


코리아타운 지역이라 영어 간판보다 한국어 간판이 많았다. 코리아타운에서 일하는 남미계 사람들은 영어 대신 한국어를 배워야 한다는 아저씨의 말이 맞겠다. 어느 주택 앞에 있던LA 소방차와 싸이렌을 울리며 쏜살같이 달리는 경찰차가 보였다.

신기하게 생긴 가로수.


민박집 바로 앞에 서 있는 야자수.


손바닥 신호등.


동생
미국에 있으면 싸이렌 소리가 정말 자주 들린다고 했다. 그만큼 사건이 많은 걸까. 사람 형상 대신 손바닥이 번쩍거리는 횡단보도를 건너 숙소로 돌아왔다. 비행기에서 숨도 데다가 시차적응이 되지 않아 너무 피곤했다. 과일과 초콜릿 쿠키, 오렌지 주스로 대충 저녁을 때우고 자리에 누웠다. 하루였다. 멀리서 싸이렌 소리가 들렸다.

LA 소방차.



싸이렌을 울리며 쏜살같이 달려가는 경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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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블로그 포스팅을 하네요. 컴퓨터 자판을 치는 느낌이 생소할 정도입니다. 11월 13일부터 15일 동안 라오스 여행을 하고 어제 저녁에 귀국했습니다.

공항에서 집으로 오는 길. 추웠습니다. 불과 하루 전까지 뜨거운 햇살을 맞으며 거리를 걷다가 눈이 날리는 거리를 걷는 기분이 묘하더군요. 그리고 출국할 때까지는 양호했던 남북관계가 일촉즉발의 위기를 맞은 것도 그렇고요.

라오스에서 처음 북한의 도발 소식을 듣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한 외국인 여행자가 뉴스를 전해줬습니다. 사실 라오스 여행 중에 TV도 못 보고(싼 숙소에는 TV가 잘 없더라고요.) 인터넷도 안 해서 직접 알 수가 없었거든요.

지난 수요일 라오스 남부 작은 도시에 있는 식당에서 네덜란드에서 온 아주머니와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라오스 여행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아주머니가 북한이 한국을 공격했다는 말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천안함 얘기를 하는 거겠지'하는 짐작을 하고 듣는데 이상하게도 아주머니는 바로 '어제'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세히 들어보니, CNN에서 북한이 국경 지대로 폭탄을 쐈다는 긴급 뉴스가 나왔다고 하더군요. 인명피해까지 났다고. '이럴 수가...' 정신을 못 차리겠더군요. 마치 누군가가 제 머리를 세게 때린 것 같았습니다.

북한군의 포격으로 전기마저 끊긴 연평도는 25일 밤 칠흑같은 어둠에 묻혀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남소연

그 얘기를 듣고 난 다음에는 한국 일이 너무 신경 쓰여서 그 아주머니와 대화를 하는 둥 마는 둥 하는데 아주머니가 그러더군요. 자신도 한국을 여행하고 싶은데 신변이 걱정된다고요.

"한국이랑 일본도 가봐야 하는데 한국은 너무 위험해. 항상 그렇지는 않겠지만, 이렇게 폭탄이 떨어지는 곳에 가기가 쉽지 않지. 사람들의 안전이 보장이 100% 되는 게 아니잖아."

'괜찮아 질 거다, 한국에도 아름다운 곳이 많다, 봄이나 가을이 여행하기 좋은 시기다' 등등의 말을 하며 한국 PR을 했지만, 별 설득력은 없었습니다.

다음날 유적지를 둘러보고 버스를 타기 위해 바로 길을 나섰습니다. 빨리 큰 도시로 가서 정확한 소식을 알고 싶었죠. 버스 터미널이 있는 도시까지 가는 차편이 없어서 발을 동동 구르다가 프랑스 여자 두명이 눈 앞에서 히치하이킹으로 트럭을 타길래 저도 꼈습니다. 비록 짐칸이었지만 마음은 놓이더군요.

방콕에서 일을 한다는 프랑스 여성은 친구와 함께 라오스에서 1주일 동안 휴가를 보냈다고 했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경주, 인천, 부산 등의 도시 이름을 말하며 우리나라도 여행했다는 자랑도 늘어놓았습니다.

그러면서 "국경 부근에서 충돌이 발생했다고 하던데 괜찮냐"고 묻더군요. 정확한 건 모르겠다고 했더니 '남북 문제가 제일 문제다, 다른 것보다 평화로운 관계 유지가 먼저다'는 식으로 얘기하더군요.(트럭 짐칸에서는 바람 소리 때문에 상대방 말소리를 알아듣기가 어려웠습니다.)

40분 동안 짐칸에서 먼지란 먼지는 다 뒤집어 쓴 뒤 버스 터미널에 겨우 도착했습니다. 프랑스 여성들은 그 도시에서 하루 머문다면서 떠났고, 저는 라오스 수도 비엔티엔으로 가는 버스가 바로 왔길래 올라탔습니다.

히치하이킹으로 트럭 짐칸에 함께 탔던 프랑스 여성들.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은 소비하지 않았지만, 버스가 느긋했던지라 오후 4시에 떠난 버스가 다음날 새벽 5시 40분에 목적지에 도착하더군요. 중간에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그건 다음 기회에 다시 말씀 드리겠습니다.

아무튼 버스에서 1박 2일을 마치고 여행자 거리로 가기 위해 비몽사몽인 채로 '뚝뚝'(오토바이 등을 개조한 교통수단)에 탔는데 누가 저한테 일본어로 말을 걸더군요. 고개를 돌려서 보니 일본인 아저씨 둘이서 뭐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한국 사람이라고 했더니 그러냐면서 바로 '안녕하세요'라고 하더군요.

라오스에서 화장품 관련 사업을 한다는 일본인 아저씨는 일본 사람뿐만 아니라 사업하는 한국사람들이 많다면서 라오스가 사업하기 괜찮은 곳이라고 한참을 설명했습니다. 사업 얘기 밑천이 떨어졌는지 북한의 포격에 대해서 얘기하더군요. 조금 더 자세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서해 바다 쪽에서 북한이 포탄을 발사해서 사람들이 희생됐다고 하더라고요. 지난번 잠수함 공격도 그렇고 북한이 너무 하네요. 한국도 일본도 살기 무서운 곳입니다."

그렇게 라오스에서 만난 외국인들에게 전해 들은 '연평도 포격'은 인터넷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처참한 상황이 너무나 슬프고 안타까웠습니다.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내가 전쟁 중인 나라에 살고 있구나'라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인터넷으로 이번 포격을 둘러싼 여러 가지 얘기들, 주장들을 접하면서 한편으로는 동감하기도, 한편으로는 씁쓸해하기도 했습니다.

연평도 포격과 한미연합훈련으로 한반도에 전쟁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28일 밤 서울 종로2가 보신각앞에서 열린 '전쟁반대 평화기원을 위한 시국기도회'에서 대학생들이 '그래도 전쟁은 아니잖아요' '우리에건 전쟁이 아닌 평화가 필요합니다'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권우성

심란한 마음으로 오른 귀국길. 비행기에서 집어든 한 보수신문은 '전쟁불사'를 외치고 있더군요. 어느 나라에서나 호전세력은 있기 마련이겠지만, 그건 정말 위험한 주장입니다. 국민들의 안전과 평화는 전쟁으로 지킬 수 있는게 아닙니다.

비행기 제 옆자리에 앉았던 벤자민이라는 미국 청소년은(용산에 산다고 했으니 가족이 주한미군이겠죠.) '비행기가 한국 상공에서 공격을 당하면 어떻게 하냐고 친구들이 걱정했다'고 소리내어 웃더군요. 저는 따라서 웃을 수도, 그렇다고 울 수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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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기자가 쓴 라오스 종단 여행기 1권 '일탈 라오스 쉼표'

박정호 기자가 쓴 라오스 종단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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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인형 2012.01.02 00: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웃는 낯에 침 뱉으랴

  2. 고명진 2012.01.07 03:3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3. 알렉시스 2012.05.08 20: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채식주의자입니다.

항저우 서호의 스타벅스 '근사해~'

분류없음 2010.08.26 15:51 Posted by 오마이뉴스 박정호 기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도시'

13세기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상인 중국을 여행하고 '동방견문록'을 썼던 마르코 폴로는 항저우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극찬했다. 수많은 도시를 돌아봤을 마르코 폴로가 인정한 항저우의 미(美). 그 아름다움은 아마 서호의 경치에서 비롯됐을 거다.

서쪽 산너머로 사라지려는 해에게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고 호수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쌀쌀해진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졌다. 버드나무도 시원한 바람에 기분이 좋은지 몸을 흔든다. 길 위의 사람들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며 천천히 걷고 있었다.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얼굴은 평온해 보였다. 부모보다 저만치 앞서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듣기 좋다.

그렇게 하늘을 한번 쳐다보고 호수 한번 바라보며 천천히 걷는데 갑자기 '배꼽시계'가 울린다. 해외에 나왔는데도 어김없이 울리는 내 몸안의 알람시계. 평생 끌 수 없는 시계다.

서호 산책로를 따라 걷는 사람들.

호숫가에 있는 사원의 모습.


점점 홀쭉해지는 배를 붙잡고 방향을 틀어 호수 바깥으로 걸어 나왔다. 어디로 가서 저녁을 먹을까 두리번 거리는데 저 앞에 화려한 불빛이 나를 유혹한다.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불빛을 향해 걸어가보니 상상하지도 못했던 예쁜 음식점들이 모여 있었다. 아, 데이트 코스로 '딱'이겠다. 함께 호수를 바라보며 걷다가 이곳에서 맛있는 저녁을 먹고 따뜻한 차 한잔! 그리고 나서 다시 호숫가 산책을 하면 되겠다. 마르코 폴로가 이런 광경을 생각하고 항저우를 아름답다고 했으려나.

나를 유혹한 불빛.


나를 유혹한 불빛.


도로 옆 통유리로 된 별장처럼 보이는 건물이 예뻐서 카메라에 담았다. 고급 레스토랑인가 해서 자세히 보니 스타벅스다. 우와~ 스타벅스 간판이 없었다면 스타벅스인지 모를 뻔했다. 분위기 있었다. 수많은 스타벅스 중에 제일 근사한 스타벅스가 아닐까. 호수를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는 더 향기로울 것만 같았다.

어디를 갈까 하다가 중국 식당에 들어갔다. 중국에 왔으니까 중국 음식을 먹는 게 당연했다. 한산한 식당의 구석자리에 앉아 오리 요리와 튀김옷을 입힌 볶음밥을 주문했다. 서호에서 찍은 사진을 거의 다 구경했을 때쯤 음식이 나왔다. 오리와 나물이 담긴 접시와 볶음밥이 올려진 그릇이 나란히 놓였다. 음식이 나온 다음에야 주문을 받던 종업원이 조금 놀란 표정을 지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혼자 먹기에는 음식의 양이 많았다.

항저우에서 먹은 첫 음식은 오리 요리.

볶음밥을 바삭한 튀김옷을 입힌 요리.


그렇다고 음식까지 나온 마당에 약한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었다. 열심히 쫄깃한 오리 요리와 고소한 볶음밥을 번갈아 맛을 봤다. 조금 느끼하기는 해씨만, 기대한 것보다 맛이 좋아서 배부를 겨를도 없이 그릇을 비웠다. 그래도 '역시 내 입맛에는 자장면과 짬뽕이 맞아'라는 생각은 음식을 먹는 내내 사라지지 않았다. 음식값은 꽤 비쌌다.

'식후경'을 위해 밖으로 나와 보니 눈 앞에 보이는 스타벅스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서호에 있는 스타벅스가 궁금하기도 했고, 느끼한 속을 달랠 필요도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 중국에 온 기념으로 녹차를 한잔 사서 2층으로 올라갔다. 빈자리가 많이 보였다. 인테리어가 중국 느낌이 났지만, 가격은 보통 중국 사람들이 이용하기에는 부담스러웠다.

서호에 있는 스타벅스.

스타벅스 로고가 없었다면 모를 뻔했다.

1층에 북 모양의 장식이 되어 있다.

옛날 건물을 개조한 느낌을 주는 2층 인테리어.




녹차를 호호 불면서 마시고 밖으로 나와 이번에는 도로를 따라 숙소 방향으로 걸었다. 어느새 엷은 안개가 어두워진 거리를 점령하고 있었다. 손이 시렸다. 몸을 움츠리고 걷는데 길가에 희한한 나무가 많이 보인다. 굵은 나무가 건물을 그대로 뚫고 지나간 것 같았다. 예술작품인가? 나중에 들어보니 나무를 자르지 않기 위해 일부러 건물에 구멍을 낸 거란다. 우리나라만 해도 모든 게 자연이나 환경보다 사람 중심인데 여기는 달랐다.



숙소로 들어가기 전에 서호이 야경을 보러 다시 호수 산책로로 들어갔다. 아, 서호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언제 켜졌는지 나무마다 조명이 켜져 색다른 분위기를 느끼게 해줬다. 저 멀리 화려한 조명도 내 가슴을 설레이게 했다. 푸르던 나무는 붉게 물들었고, 새가 앉아 있던 호수 위로 불빛이 내려 앉았다.

아름다운 서호의 야경.

붉게 물든 나무.


역시 이런 좋은 광경을 혼자 보는 사람은 흔하지 않았다. '손에 손 잡고' '백허그'를 하며 호수를 감상하는 커플들이 하나, 둘씩 늘어났다. 그럴 수록 외로운 사람의 입지는 더 좁아지는 법. 불타 오르는 서호를 뒤로 하고 숙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갑자기 피로가 몰려왔다.

연인들에게는 최고의 데이트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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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기자가 쓴 라오스 종단 여행기 1권 '일탈 라오스 쉼표'

박정호 기자가 쓴 라오스 종단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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