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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흔들리는 주류 이재오 장관은 '침묵모드'

어제 이재오 특임장관의 일정을 따라갔습니다.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전국과학기술정보협의회 초청 간담회였는데요. 짐작하시겠지만, 이 간담회 취재 때문에 간 게 아니라 이 장관의 입장을 듣기 위해서 찾아갔습니다.


친이 주류 퇴진론에 이어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당내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주류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형국이죠. 앞으로 주류와 비주류, 소장파의 대립이 어떤 결과를 나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는 아무래도 이재오 장관이 있다는 게 중론입니다. 타격을 받은 친이 주류의 좌장 이 장관이 어떤 입장을 밝히느냐에 따라 한나라당 정세가 요동칠 수도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어떤 입장을 밝혔냐고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무 얘기도 듣지 못했습니다.

지난주 중립성향의 비주류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출로 당내 입지가 흔들리게 된 이 장관은 당내 현안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전혀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이재오 특임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전국과학기술정보협의회 초청 간담회를 마치고 걸어 나가고 있다.


이 장관은 '자신에게 물어볼 게 뭐가 있냐'면서 <오마이뉴스> 카메라를 향해 '오마이뉴스, 사진 잘 찍어'라는 말만 남긴 채 차에 올랐습니다.

질문을 몇 번 던져봤지만, 눈도 잘 안 마주치더군요. 아무래도 예상을 깬 원내대표 선출로 머릿속이 복잡한 것 같았습니다. 지금은 할 얘기도 하고 싶은 말도 없다는 거겠죠.

이 장관은 앞으로 이미 잡혀 있는 공식 일정만 소화하며 요동치는 당내 지형 변화에 대한 대응 방안을 고심할 걸로 보입니다.

어제 오후 이 장관의 핵심측근과 전화통화를 해보니 이 측근은 '이 장관이 당분간 의원총회 등 당 회의나 비대위 구성과 같은 당내 현안 논의에 참여하지 않고 지역구에 머물면서 향후 정국 구상에 몰두할 것'이라고 하더군요.

'침묵모드'에 들어간 이재오 장관. 당으로 돌아가서 소장파에 맞설지, 더 상황을 지켜볼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쇄신을 위한 친이 주류 퇴진을 주장했던 한나라당 소장파가 황우여 원내대표 당선에 힘을 모은 뒤에도 비대위 구성을 놓고 친이계와 맞서고 있는 가운데 친이 주류의 좌장 이재오 장관이 언제쯤 침묵을 깨고 입장을 밝힐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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