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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친구가 받은 '보이스피싱' 전화, 이렇게 치밀할 수가

주말 저녁 대학 동기 모임이 있었습니다. 동기 중 한 명이 5월 말에 결혼하는데요. 이 동기가 결혼 전 신부를 동기들에게 인사시켜주려고 소집한 모임이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결혼 전 모임은 참 화기애애 합니다. 학창시절 얘기부터 시작해서 '신혼집은 어디냐' '신혼여행은 어디로 가냐' '프로포즈는 어떻게 했냐' 등등 흥겨운 대화로 채워집니다.

그런데 한 동기의 얘기는 즐거워할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 친구는 며칠 전에 '보이스피싱'을 당할 뻔했다면서 말을 꺼냈습니다. 뭐, 처음에는 뉴스에 보도된 내용이겠거니 했습니다. 하지만 들을 수록 '보이스피싱이 이렇게 치밀하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라웠습니다. '보이스피싱'은 비단 제 친구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당할지 모르는 일이죠. 그래서 오늘 블로그를 통해 공유하려고 합니다.

제 친구에게 며칠 전 걸려온 전화. 수화기를 통해 들려온 목소리는 굵직한 남성의 목소리였습니다.

"서대문경찰서 사이버수사대입니다. OOO씨 맞으시죠?"
"네, 그런데요?"
"저희가 수사 중에 선생님 계좌를 해킹한 용의자를 잡았거든요. 그래서 몇 가지 확인하려고 합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친구는 계좌가 해킹됐다는 말을 듣고 깜작 놀랐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순간 '보이스피싱'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네요. 그런데 사이버수사대 직원이라는 남자가 친구의 인적 사항을 다 알고 있어서 '설마 보이스피싱일까?'라는 생각도 했다고 합니다.

"주민번호가 OOOOOO 이거 맞으시죠? OO은행, OO은행에 계좌 있으시고요."
"네."
"지금 계좌가 뚫린 상태니까요. 빨리 다른 계좌로 옮겨야 하거든요. 비밀번호 불러주세요. 사이버수사대에서 처리하겠습니다."
"잠시만요... 제가 할게요."
"선생님, 급한 일입니다."

친구는 비번을 알려달라는 말에 의심을 했지만, 남성이 당하게 신분과 전화번호를 밝혀서 긴가민가 했다네요.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현장음도 마치 경찰서 같았다고 합니다.

"어디 누구시라고요?"
"서대문경찰서 사이버수사대 OOO입니다."
"거기 번호가 몇 번인데요?"
"OOO-OOOO입니다. 선생님 시간이 없어요."

그래도 친구는 비번을 다짜고짜 불러달라는 말에 의심을 하고 자기가 컴퓨터로 직접 하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합니다. 친구는 바로 서대문경찰서 사이버수사대에 전화 걸어 그 남성이 직원인지 확인했는데 사이버수사대에서 그랬다네요. "보이스피싱입니다."라고... 직접 찾아가거나 부르지 전화로 개인 정보를 묻지 않는다고 합니다.

친구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는데... '만약 나이든 어르신들이 이런 전화를 받았다면 어떻게 됐을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주민번호, 전화번호,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를 다 알고 전화하고 당당하게 신분도 밝히는 '보이스피싱'. 그 치밀함에 놀랐습니다. 예전에는 어설픈 목소리나 정황 때문에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는데 '보이스피싱'이 점점 진화하고 있네요.

개인정보는 절대 전화로 얘기하지 말아야 된다는 것. 꼭 기억하시고 주위에 알려주세요. 부모님 등 나이가 있으신 분들은 정말 조심하셔야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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