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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소장파 승리로 끝난 한나라당 의총, 친이계 반격할까

어제 한나라당 의원총회는 싱겁게 끝났습니다.

(물론 언론의 '바람'대로) 친이계와 소장파의 격론이 벌어질 줄 알았던 의총은 비공개로 들어간지 불과 30여 분만에 마무리됐습니다. 의총장 앞 '뻗치기'가 금방 끝나기는 했지만, '재미'는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에서 소장파와 친박계가 연대한 신주류가 승리했습니다.

한나라당은 어제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황우여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정의화 비대위원장은 전당대회 준비와 최고위원회 통상업무 등을 수행하는 방안을 추인했습니다.

당 사무처와 법률지원단이 황 원내대표의 대표 대행이 당헌, 당규에 맞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상황에서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이 제시한 절충안이 의총에서 받아들여진 겁니다.

한나라당 임시지도부 구성을 놓고 갈등을 빚던 한나라당이 11일 정의화 국회부의장이 비대위원장을 맡되 실질적 당 대표 권한은 황우여 원내대표(오른쪽)가 맡는 선에서 타협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사퇴한 최고위의 결정대로 비대위원장이 대표 권한대행을 맡아야 한다는 친이계와 의총에서 선출된 원내대표가 당의 대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소장파의 대결에서 소장파가 이긴 셈입니다.

특히 신주류 측은 기존 비대위원 13명에 일부 비대위원을 추가해 비대위의 주도권을 친이계에서 소장파와 친박계 쪽으로 옮길 걸로 알려졌습니다. 기존 비대위 체제는 유지하지만, 소장파가 문제 삼았던 비대위 구성은 바꾸겠다는 겁니다.

의총이 끝난 뒤 만난 소장파인 김성식 의원은 "오늘 의원총회는 정말 잘된 의원총회"라고 평가하더군요.

"잘 마무리됐어요. 정말 멋진 정치의 모습을, 민주 정치의 모습을 한나라당 의원총회가 보여줬습니다."

당초 비대위 구성을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질 걸로 예상됐던 의총은 친이 주류 좌장 이재오 특임장을 비롯한 다수 친이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충돌없이 마무리됐습니다.

한나라당 임시지도부 구성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11일 오후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소장파 김성식 의원이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출처 : 오마이뉴스

7월 초로 예정된 전당대회까지 당 대표직을 대행하게 된 황우여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쇄신을 위해 정의화 비대위원장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의화 의원이 저하고 마음을 맞춰서 (중진 의원들의 중재)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다 잘 됐어요. 내가 정의화 위원장님이 쇄신과 변화의 주역으로서 비대위를 잘 하실 수 있도록 비대위를 잘 뒷받침할게요."

원내대표 경선에서 승리했던 소장파와 친박계가 비대위 구성에서도 주도권을 쥐면서 친이 주류의 당내 입지는 더욱 더 좁아질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한나라당내 계파간 갈등, 신주류-구주류간의 갈등이 해소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앞으로 다가올 전당대회에서 결전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당의 쇄신을 놓고 또 한차례 힘겨루기가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친이계가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올지 주목됩니다. '침묵모드' 이재오 특임장관의 국회 복귀 여부도 눈여겨봐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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