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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가수 김장훈이 요트대회 기획에 나선 이유

어제 가수 김장훈씨의 기자회견장에 다녀왔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씨는 독도 영유권 주장이 담긴 일본 중학교 교과서 검정결과 발표를 앞두고 독도 홍보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40분 가까이 진행된 회견이 끝나자 일부 기자들이 수군거리더군요. 김씨가 공연에서 자주 보여주는 발차기로 일본 교과서 등에 한방 날리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너무 진지했다는 겁니다.

저는 발차기보다 어제 확인한 김씨의 진지함이 좋았습니다. '독도를 정말 사랑하는구나'라는 느낌이 팍팍 들더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스케쥴을 포기하면서까지 새로운 독도 홍보 계획에 참여했을 겁니다.

그동안 독도 알리기에 힘써온 김장훈씨는 서경덕 성신여대 객원교수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서 5월 말 독도 주변에서 열리는 코리안컵 국제요트대회 기획에 참여해 이번 대회를 독도와 동해를 홍보하는 기회로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교과서 왜곡 등을 통해 독도를 국제 분쟁화시키려는 일본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고 스포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독도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겁니다.

김씨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화를 내는 것보다 독도를 세계에 더 잘 알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지혜로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전부 화가 날 겁니다. 저도 심정적으로 화가 나죠. 너무 화가 나는데 화가 나서 변화는 건 아무 것도 없지 않습니까. 화만 나고 짜증만 나고. 뭔가 화를 풀면서 지혜롭게 해결할 길을 찾아야 겠다고 생각해서..."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독도 관련 기자회견을 연 가수 김장훈씨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촬영 : 오마이뉴스 유성호

이어 김씨는 우리 땅인 독도를 우리 땅이라고 주장할 필요가 없다면서 문화 관광적인 행사나 학술적 홍보 활동을 강조하더군요.

"관광의 문제지 영역의 문제라고 얘기 안 합니다. 관광의 문제입니다. 어차피 독도를 우리 땅이라고 얘기 안 하는 것은 우리 땅인 것을 우리 땅이라고 얘기합니까. 지난번에 독도 갈 때도 '전국투어 독도'지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제가 외친 적 없고요."

 김 씨는 기자회견 내내 정면 대응을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의 지진 구호 활동에도 불구하고 독도 문제를 들고 나왔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김씨는 "어차피 일본 정부가 예전부터 각료들이나 얍삽한 행동을 해왔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는데 이번 일은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닌 것 같다"면서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이 상황에서 교과서 문제를 끄집어 내는 것은 뭐라고 이해해야 하나. 일본이 이슈의 중심에 있는 상황에서 줄을 타려고 그런 게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가수 김장훈. 촬영 : 오마이뉴스 유성호

그러면서도 김씨는 독도는 팩트고 지진 구호 활동은 일본 피해 주민을 위한 휴머니즘이라며 구호 활동은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김씨는 자신의 독도 홍보 활동에 대한 일부 비판적인 시선에 대해선 욕을 먹어도, 노래를 못하는 상황이 온다고 해도 독도 홍보 활동은 계속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러다가 노래를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하는데 그래도 가야합니다. 목숨이 있는 한 끝내야 할 일이고 그래야 모두가 발 뻗고 잘 수 있기 때문에."

지난번 일부 일본인들로부터 받은 '공연 방해하겠다'는 협박메일을 언급한 김씨는 "만약에 나를 어떻게 하면 땡큐"라면서 "그렇게 한다면 너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인들의 협박 자체가 독도 지키기, 독도 알리기에는 도움이 될 거라는 믿음 때문이었겠죠.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 물을 마시고 있는 가수 김장훈. 촬영 : 오마이뉴스 유성호



김장훈씨는 이번 국제요트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뒤 8.15 광복절 선상 콘서트와 내년 봄 '이스트 씨' 페스티벌 등 세계적인 음악 축제도 독도 앞에서 열 계획입니다.

가수가 노래를 그만둘 정도의 일을 찾아서 거기에 '올인'하다시피 하는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그만큼 독도 문제가 절실하다는 거겠죠. 일본 정부는 내년에는 아마 고등학교 교과서까지 바꾸려고 할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독도 문제에 대한 김씨의 대응 주장에 동의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일본이 원하는 독도의 국제 분쟁화가 아니라, 거부감이 없는 문화 관광 공연 등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독도가 누구 땅인지 쉽게 홍보할 수 있겠죠.

문화 역사적인 콘텐츠를 통해 독도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김씨의 바람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우리도 국제요트대회는 물론 8.15 선상 콘서트와 내년 음악 축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주위에 알렸으면 좋겠습니다. 진지한 김장훈과 그가 준비하는 독도 홍보 프로젝트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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