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경기도교육청은 수원시의회가 초등학교 전학년 무상급식에 필요한 추경예산 25억8000만원을 의결한 이후 '경기도내 24개 시,군 974개 학교, 76만 5천여 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습니다. 1167개 경기도 전체 학교 수의 83.5%, 학생 83만253명 중 92.2%가 무상급식을 제공받는 겁니다.
아직 협의가 안 된 시,군도 있지만, 경기도내 대부분의 초등학생들이 무상급식 혜택을 보게 된 것은 경기도와 경기도의회의 타협에 있습니다. 아직도 대립 중인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와 비교가 되죠.
이것은 김문수 경기지사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전략 차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 지사는 왜 도의회와 타협했을까. 어제 그 이유를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23일 한나라당 국민소통위원회 초청 강연에 나선 김문수 경기지사.
김 지사는 오늘 한나라당 국민소통위원회 초청 강연에서 무상급식 관련 질문이 나오자 도정을 위해 의회와 타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도의회 의석의 3분의 2를 차지한 야당을 상대로 싸움을 한다면 도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게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도의회하고 싸울거냐? 타협하자고 했습니다. 경기도 예산 14조 원 중에 200억 원 내는 걸로 하고 원만히 타협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타협의 정치가 민주주의의 핵심"이라고 말했습니다. 무상급식 지원 예산 등을 놓고 서울시의회와 대치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들리더군요. 시의회와 정면 대결을 펼치며 불통을 보이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한 오 시장이 들으면 따끔할 만한 언급.
특히 서울시내 초등학생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무상급식이 실시되면서 시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는데요. 예산지원이 없어서 무상급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서울시 초등학교 5, 6학년이'오세훈 학년'이라고 불릴 정도로 오 시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23일 한나라당 국민소통위원회 초청 강연에 나선 김문수 경기지사.
이와 같은 상황에서 타협을 강조하고 나선 김 지사. 이에 앞서 김 지사는 박근혜 전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등 당내 차기 대권주자의 단점을 말해보라는 질문에 '단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는데요. 결과적으로는 무상급식에 대한 발언으로 오 시장의 단점을 지적한 셈이 됐네요.
한편, 김 지사는 일본 대지진 발생 당시 자신의 트위터에 쓴 '하느님 감사' 발언 논란에 대해 "왜 욕을 하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김 지사는 지난 13일 트위터에 "한반도를 이렇게 안전하게 해주시는 하느님께 조상님께 감사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려 누리꾼들로부터 남의 불행을 보고 감사를 찾을 수 있냐는 비난을 받은 바 있습니다.
"왜 나보고 욕하냐, 나는 정말 애국가에 나온 그대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안전한 곳에,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 이 애국가가 무슨 문제가 됩니까. 하느님이 보우했지 않습니까." 김문수 경기지사 트위터 캡쳐화면.
검찰이 김문수 경기지사 후원회 계좌로 '쪼개기 후원금' 약 3억 원이 입금된 혐의를 잡고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김 지사는 오늘 한나라당 국민소통위원회 초청 강연에서 평생 부정한 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와 같이 어제 김 지사의 강연에서는 여러 가지 말이 나왔지만, 저는 무상급식에 대한 발언이 가슴에 남더군요.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우리 아이들이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오 시장과 시의회가 김 지사의 말처럼 타협의 정치를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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