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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노 전 대통령 차명계좌 진위 언급 않겠다? 황당한 조현오 청장의 언론 플레이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족들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한 조현오 경찰청장이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사실 여부에 대해 입을 열었습니다.

조 청장은 경찰청장이 되기 전인 지난 3월 경찰관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유는 전날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됐기 때문"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서 큰 파장을 불러왔었죠.

이런 조현오 경찰청장이 26일자 <중앙일보> 일요판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차명계좌 발언은) 말실수라기보다 기동경찰 지휘요원을 대상으로 강의한 것"이라며 "진위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조현오 경찰청장이 지난 10월 7일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권우성

조 청장은 자신의 발언에 책임져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어물쩡 넘어갈 수는 없죠. 기동경찰 지휘요원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이미 강의 내용이 언론에 공개된 상태입니다. 또한 조 청장의 발언이 큰 파장을 일으켜 노 전 대통령 유족 측에서는 고소를 한 상태고요.

특히 진위여부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겠다는 말은 차명계좌 발언이 사실일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는 조 청장의 태도는 자신의 차명계좌 발언이 사실이라는 느낌까지 주고 있습니다. '내 말은 사실이지만, 진위여부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겠다'로 들립니다.

'진위 여부'라는 단어를 쓴 것은 자신의 말실수가 아니라 믿을 만한 곳에서 정보를 들었다는 분위기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조 청장은 이 인터뷰에서 기자가 "실수거나 잘못된 정보에 의한 발언은 아니라고 믿고 계신 거네요"라고 묻자, 조 청장은 "그게 아니라 내가 말하면 큰 물의를 불러일으킬 수 있죠"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인터뷰를 보고 너무나 답답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 '차명 계좌 발언'을 쥐고 즐기는 듯한 조 청장의 태도가 불쾌했습니다. 사실이라면 그에 상응하는 증거를 대거나 말실수였다면 말실수하고 인정하면 될 일입니다. 조 청장이 무슨 생각으로  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러면서 증거나 있다는 투로 이야기하는 궁금합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일을 이런 식으로 언론에 흘리는 게 황당한 일이죠.

검찰도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미 노 전 대통령 유족들은 조 청장을 고소, 고발한 상태죠.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됐다면 그에 맞게 조 청장을 불러 조사를 하면 됩니다. 그러면 조 청장 발언의 진위여부가 금방 들어나겠죠.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20일 서초동 검찰청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엄지뉴스


그런데 검찰은 넉달이 지나도록 피고소인 소환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법치국가가 맞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이번 사안은 돌아가신 전직 대통령에 대한 문제입니다. 그 분의 명예가 달려 있습니다. 검찰이 이렇게 여유를 부릴 사안이 아닙니다.

지난 20일 문재인 전 비서실장은 검찰청 앞 1인 시위에 나서기도 했죠. 이번 조 청장의 인터뷰를 보고 문 전 비서실장이나 유족들이 받았을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겁니다.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검찰은 하루 빨리 조 청장을 불러 '차명계좌 발언'에 대해 조사하기 바랍니다. 그래서 그 발언의 진원지가 어디인지 밝혀내야 합니다. 만약 조 청장의 말실수라면 조 청장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면 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조 청장의 '언론 플레이'가 아니라 검찰의 철저한 조사입니다.

양을쫓는모험(박정호) 트위터 주소 -> http://twitter.com/jungh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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