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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석면 야구장 물 뿌리고 경기한다? 불쌍한 선수들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야구장 내야 흙에서 석면이 검출됐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석면은 '1급 발암물질'입니다. 석면이 검출된 구장은 서울 잠실, 부산 사직, 인천 문학, 경기 수원 및 구리 야구장 등 프로야구 경기가 열리는 5개 구장.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서울대 작업환경건강연구실은 지난 26일 부산 사직, 서울 잠실구장의 흙을 채취해 조사했는데요. 그 결과 18개 시료 전부(미량~1%)에서 석면이 검출됐습니다.

특히 조사 대상 중 부산 사직구장이 가장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홈베이스에서 기준치의 10배나 되는 1%의 백석면이 나왔다고 하네요.

사직구장은 2006년 천연 잔디구장으로 교체되면서 새로운 흙을 깔았는데 그후 배수가 잘 되고 끈적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문제가 된 감람석을 썼다고 합니다. 2006년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선수들은 석면에 노출된 셈입니다.

더 큰 문제는 사후 처리입니다. 석면이 검출된 운동장을 즉각 폐쇄해서 선수들과 심판 그리고 관중들의 건강을 지켜야겠죠. 하지만, 정부는 계속 경기를 진행하겠다고 합니다.

보도에 언급된 환경부 측의 입장은 운동장에 물을 뿌리면서 경기를 진행하겠다고 합니다.

"선수가 부상을 입고 경기력이 저하될 수 있어 시즌 종료 전에 (석면이 든) 감람석 운동장을 완벽하게 교체하기는 힘들다, 먼지가 날리는 것을 막기 위해 수시로 운동장에 물을 뿌리면서 이번 시즌까지 예정대로 경기를 진행하기로 했다."

석면이 검출된 부산 사직구장. 출처 : KBO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물을 뿌리면서 경기를 진행한다고요? 선수들의 건강은 어떻게 합니까. 환경단체에 따르면 아무리 물을 뿌려도 석면의 비산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고 합니다. 즉, 운동장을 교체하기 전까지 석면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거죠.

선수들은 경기 중 슬라이딩 등을 하면서 흙과 접촉하게 됩니다. 심지어 흙이 입에 들어갈 수도 있죠. 이런 상황을 뻔히 아는데도 선수들이 석면 운동장에서 뛰게 만드는 것은 환경부의 직무유기입니다.

600만 관중 시대가 선수들의 건강을 담보로 열렸다는 사실이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그라운드를 뛰고 있는 선수들이 불쌍합니다.

지금 프로야구는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있지만,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문제가 있는 운동장을 폐쇄해야 합니다. 이대로 선수와 관중들을 발암물질에 노출시킬 수는 없습니다.

박정호 기자 트위터 -> http://twitter.com/JUNGHOPARK 우리 트친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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