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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시골의사 박경철의 쓴소리 가슴 아픈 이유

시골의사로 알려진 박경철 원장이 마이크를 내려놨습니다. 지난 3년 동안 진행하던 KBS 제1라디오 <박경철의 경제포커스>를 떠나게 됐는데요. 애청자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박 원장이 방송을 그만두면서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박 원장은 '감사드립니다..'라는 블로그 글에서 청취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전했습니다. 읽어보니 곱씹어 봐야 할 부분이더군요.

박 원장은 현재 전 세계 경제를 주름잡고 있는 신자유주의를 정면 비판했습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온 신자유주의의 폐해를 겨냥한 겁니다.

박 원장은 "신자유주의의 번성으로 지난 수십 년간 자본은 점점 비대해졌지만, 편중된 자본축적은 도리어 찬양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현재 자본주의가 이른바 '천민자본주의'라는 겁니다.

박경철 원장 블로그 캡쳐화면.


"시장주의는 기본적으로 '상대적 욕망'을 찬양하고 부추김으로써 부를 축적하는 과정보다는 결과물인 부의 크기를 경배하는 천민자본주의가 자리를 잡게 된 것입니다."

이어 박 원장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는 세계를 향해 경고도 했습니다. 박 원장은 부자가 배를 불릴수록 가난한 사람들은 계속 굶어죽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상태가 계속 된다면 부자를 향한 굶는 사람들의 약탈을 피할 수 있다는 거죠.

"이런 현상은 옆집에서 사람이 굶어죽는데도 만석꾼의 창고에서는 쌀이 썩아나가는 세상을 만들어냈고, 이러한 자기파괴적인 시스템은 현대 시장자본주의의 가장 큰 숙제가 되었습니다. 굶어죽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만석꾼의 창고는 약탈을 피할 수 없을 터이기 때문입니다."

박경철 원장. 출처 : 오마이뉴스

박 원장의 비유는 부의 지나친 편중이 사회 혼란 더 나아가 국가적인 위기가 될 수 있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요즘 화두인 보편적 복지 등이 필요한 이유가 되기도 하겠죠.

또한 박 원장은 "경제발전이 근로자와 대중의 삶의 질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전통적인 믿음이 사라졌다"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자본권력이 대의민주주의 절차에 의해 대중의 위임을 받은 정치권력을 누르고 국가사회의 어젠더를 결정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박 원장은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고 '자기파괴적인 시스템'을 변화시킬 수 있는 해결책도 제시했습니다.

박 원장은 "우리는 역사의 배경이 될 수 없다"면서 "역사의 주인공으로서 우리 공동체를 지키고 사회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가치를 공유하며 공감과 연대의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특히 박 원장은 이런 점에서 언론이 자본과 권력으로부터 독립해 비판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언론이나 방송이 해야 할 역할은 건강한 비판자의 역할입니다. 자본과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비판자의 역할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라는 합리를 위해 움직이는 것입니다."

박 원장의 쓴소리에 가슴이 아팠습니다. 신자유주의를 신봉하며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정부의 모습에서 이익 추구에 혈안이 된 기업들의 모습에 절망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제가 몸담고 있는 언론계의 현실에도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는 없습니다. 훌훌 털고 일어나 박 원장의 말처럼 "공감과 연대의 정신을 회복"하는 데 노력해야 합니다. 문제점을 인식하고 문제를 조금씩 해결해 나가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와 함께 청춘콘서트를 펼치며 청중과 공감하고 청중을 위로했던 박경철 원장. 박 원장이 라디오 프로그램을 떠나며 보내는 메시지에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귀를 기울였으면 좋겠습니다.

박정호 기자 트위터 -> http://twitter.com/JUNGHOPARK 우리 트친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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