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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국회 가득메운 대학생들의 5백만원짜리 울분

어제 국회 본청 앞은 아수라장이었습니다.

반값등록금 실현을 요구하며 기습시위를 벌인 대학생들을 경찰은 한명씩 한명씩 끌어냈습니다.
 
대학생들을 이에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결국 시위에 나선 75명 모두 연행됐습니다.

"우리들을 죽이지 마라"고 울분을 토하는 학생들. 탈진해 쓰러진 여학생. 사지가 들린 채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남학생. 국회는 전쟁터였습니다.

한 여학생은 끌려나가기 전 "한나라당은 스스로 반값등록금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총선 때, 대선 때 이용해먹고 이제 와서 발뺌하는 게 사람의 도리인가"라며 "처음에 안하겠다고 했으면 국민들이 표를 줬겠는가"라고 절규했다고 합니다.

반값등록금 실현을 요구하며 12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습시위를 벌인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소속 대학생들이 경찰에 강제연행되고 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출처 : 오마이뉴스


대학생들의 국회 앞 기습시위 소식을 들으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얼마나 간절하기에 이렇게 필사적인 행동에 나섰을까.

한 학생이 들고 있던 피켓에 적힌 2011년 2학기 등록금은 5백1만4천 원. 제 눈이 의심스러울 정도도 비싸더군요. 과연 얼마나 많은 학생이 5백만 원을 한 학기 등록금으로 낼만한 여력을 갖고 있을까요.

결국 학생들은 공부하는 시간보다 돈버는 시간이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를 다리려면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알바 전선'에 나서야 하죠. 공부하러 대학갔다가 일만 하는 셈입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출처 : 오마이뉴스


반값등록금을 약속했던 여당을 비롯한 정치권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어제 학생들의 시위 현장에는 야당 의원 몇 명만 나왔을 뿐 여당 의원들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민생이요? 서민이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다는 정치권. 좋습니다. 다 좋습니다. 어려운 사람들 도와야겠죠. 비싼 등록금에 고통받고 있는 대학생들도 '어려운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국회 앞에서 학생들이 연행됐다고 해서 끝난 게 아닙니다. 5백만원짜리 울분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박정호 기자 트위터 -> http://twitter.com/JUNGHOPARK 우리 트친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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