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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여당 의원조차 권재진 법무장관 후보자 정치 중립성 지적한 이유

어제 국회에서 열린 권재진 법무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대통령 최측근인 권 후보자의 정치 중립성 논란과 청와대와 검찰의 커넥션 의혹, 두 아들의 병역 문제 등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권 후보자의 큰 아들은 왕복 5시간이나 걸리는 포천 소재 공장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했다는 것과 작은 아들의 상근예비역 복무 등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습니다.

권 후보자가 큰 아들의 근무 당시 통장 내역을 제출했지만, 본인 것이 아니라 '사우회' 통장이라는 것이 드러나면서 의혹이 해소되지 못했습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아들의 근무 시기가 2002년 9월부터인데 계좌 내역은 2003년 8월부터 시작된다"고 같은 당 이춘석 의원도 "2004년 후보자의 재산공개 내역에서 이 농협 통장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재산신고가 누락됐단느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권재진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장남의 병역 특례 의혹을 부인하며 포천 소재의 농협에서 장남이 돈을 입출금한 내역을 들어보이고 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이에 대해 권 후보자는 "회사근무를 엉터리로 했다면 사우회 총무를 할 수 있었겠느냐"고 맞섰습니다.
 
특히 야당 의원은 물론 일부 여당 의원조차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 안전판'으로 권 후보자가 법무장관에 내정됐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정권 말기의 방패막이 인사다'라는 여론이 있습니다.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가 하면 우리 후보자는 바로 직전까지 보직이 대통령 핵심참모였던 민정수석이었습니다. 또 대통령과 고향이 같은 TK 출신이고, 5살 때 얘기이기는 하지만 영부인이신 대통령 부인과 알고 지낸 사이입니다. '정권 말기 대통령 친인척 위법사실을 제대로 수사하겠냐'하는 여론이 있습니다. 야당, 언론, 솔직히 표현하자면 한나라당 소속인 저 역시 '꼭 이 양반이었는가'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

권 후보자는 이에 대해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면서 '대통령 부인과 누나 동생하는 사이'라는 언론을 통해 알려진 친분관계도 부인했습니다.

"저는 평생 여사님을 누님이라 불러본 적이 한 번도 없고 영부인께서 제 이름을 불러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 권재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  

8일 국회에서 열린 권재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은 "한나라당 소속인 저 역시 '꼭 이 양반이었는가'하는 의구심이 들었다"며 권 후보자의 정치적 중립성에 의문을 던졌다. 출처 : 오마이뉴스

 

또한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검찰 수사에 대한 '청와대와 검찰의 직거래' 의혹을 제기하며 권 후보자가 법무장관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지만, 권 후보자는 직거래 의혹을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청와대와 검찰의 끊임없는 직거래 의혹. 그러니까 노환균 지검장 시설부터 한상대 지검장 시절에 이르기까지 권재진 수석과의 끊임없는 이야기들이 불거지고 있는데 이런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무부 장관을 하는 것은 법무부 장관이 가져야 할 도덕성과 정의감과 객관성과 중립성과 누님 인사를 제치고라도 문제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 박영선 민주당 의원

"'중앙지검장과 직거래를 했다' 등은 전혀 사실 무근이고 만약에 중앙지검장을 역임하신 분들하고 어떤 접촉이나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으로 협의를 하고 직거래를 했는지 밝혀주시면 구체적인 의혹에 대해 답변 드리겠습니다." - 권재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

민주당 박영선 의원이 8일 권재진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의 청와대 출입기록에 따르면 이 전 지원관은 지난 2009년 11월 청와대에서 권재진 당시 민정수석을 만난 것을 시작으로 2010년 6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권 수석을 만나 보고한 것으로 돼 있다"며 민간인 사찰 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출처 : 오마이뉴스

한편, 박 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각각 박 의원의 질의 방식과 한나라당의 태도를 지적하며 설전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의사진행 발언 중입니다. 박영선 의원님." - 박준선 한나라당 의원
"내가 얘기할 때 왜 한나라당 의원들이 시끄럽게 떠들고 그래요?" - 박영선 민주당 의원
"발언권 얻고 말씀하십시오. 발언권 얻고 말씀하세요." - 이은재 한나라당 의원
"발언권 얻었어요. 조용히 해!" - 박지원 민주당 의원
"'조용히 해'가 뭐예요? 아이고 의원 자질이 있는지 몰라." - 이은재 한나라당 의원

 권재진 후보자는 법무장관으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이른바 '누님 인사'로 불리며 이명박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권 후보자가 임기 말 대통령 친인척 관련 검찰 수사는 물론 내년 선거 관련 사건을 공정하게 지휘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박정호 기자 트위터 -> http://twitter.com/JUNGHOPARK 우리 트친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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