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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오세훈, 반년만에 돌아왔지만 독선과 불통만

오세훈 서울시장이 드디어 돌아왔습니다. 지난해 12월 초등학교 무상급식을 둘러싼 서울시의회와의 마찰로 인해 시의회 출석을 거부해왔던 오 시장이 6개월 만에 시의회에 나온 겁니다.

오 시장의 '귀환'에 여론의 눈과 귀가 쏠렸습니다. 오 시장이 시의회에 출석한 것이 소통과 화합의 디딤돌이 되기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갈등만 노출해온 서울시와 시의회 관계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의 바람과는 달리 오 시장은 반년 전과 전혀 바뀌지 않았습니다. 오 시장은 "서울시와 시의회의 갈등으로 심려 끼쳐드린 점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히면서도 "그동안의 고민과 갈등은 서울의 보다 밝은 미래를 열어가기 위한 진통과 성숙의 시간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무상급식을 거부하며 시의회에 불출석한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시킨 겁니다.

오히려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시의회와 무상급식을 찬성하는 시민들을 향한 선전포고로 느껴졌습니다.

반년 만에 시의회에 출석해 인사를 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출처 : 오마이뉴스


"저는 오늘 이 자리를 빌어 주민투표 결과에 서울시나 시의회 모두 깨끗이 승복할 것을 제안합니다."

오 시장은 아직도 시민들의 뜻을 외면하고 있었습니다. 무상급식은 이미 서울시민들의 뜻이 반영된 겁니다.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당선과 민주당의 시의회 의석 과반 차지로 이런 뜻이 나타났죠.

서울시가 예산 690억 원만 지출하면 해결되는 무상급식 문제에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광고비와 180억 원이 넘는 주민투표 선거비용을 쓴다는 것은 정상적인 행동이 아닙니다.

주민투표에 대한 주장 이후에도 오 시장은 인사말의 대부분을 자신이 추진해온 정책들을 늘어놓으며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했습니다.

서울시의회 정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출처 : 오마이뉴스


특히 오 시장은 감사원이 경제적 타당성 부족과, 각종 편법을 지적했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변호하며 반드시 해야할 사업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오 시장의 주장대로 이 사업을 진행한다면 5년간 들어가는 예산은 6조원이 넘습니다.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사업에 시민들의 세금을 쏟아붓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와 더불어 발생할 환경파괴의 문제는 더 큽니다.

하지만, 오 시장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미래 투자 사업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그 세부 절차에 대한 보다 더 철저한 검토를 하라는 지적"이라는 말로 논란을 일축해버렸습니다.

오 시장은 인사말을 마치면서 소통과 통합의 시대를 열어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오 시장의 태도는 전혀 소통을 원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시민들이 염원하는 무상급식을 반대하며 실시하는 주민투표나 경제석 타당성이 부족한 '한강 르네상스' 사업 추진만 강조한 오세훈 시장. 오 시장은 반년 만에 돌아왔지만, 시민들의 바람과는 달리 독선과 불통만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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