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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오세훈의 '한강 르네상스', 알고 보니 '비리 르네상스'

어제 감사원이 서울시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감사원의 ‘서울시 건설공사 집행실태’ 감사 결과에서 경제성 부족과 민간 업자 특혜 부여가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한강 ‘김포~잠실 구간’ 수상버스 운행 사업 추진 수요 55.9~77.1% 부풀려 예측
-수상버스 예비차량 편성률 및 수상버스 유류비 제외한 경제성 타당성 분석, 0.54~0.71의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을 1.14로 부풀려 발표

또한 서울시는 여의도 여객종합터미널 조성 사업을 위한 민간 업자 선정하에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귀속되지 않는 선박 건조비까지 총사업비에 포함해 민간 업자의 무상 사용 기간을 늘려줬다고 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출처 : 오마이뉴스


이것 뿐만이 아닙니다. 수륙양용버스 운행 사업 선정에서는 특정 업체를 밀어주기 위해 사업자선정위원회에 일부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이와 같은 편법이 결과적으로 17억 원의 예산을 낭비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분석입니다.

최근 반포대교 옆에 만들어진 인공섬 플로팅 아일랜드 사업에서도 민간 사업자에게 과도한 특혜를 준 사실도 감사원에 적발됐습니다. 민간 사업자 때문에 협약이 해지돼도 서울시가 50%의 지급금을 부담하게 했고, 무상 사용기관을 20년에서 25년으로 늘려주기까지 했다는 겁니다.

또한 마곡지구 워터프론트 사업도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했고, 이와 관련한 올림픽대로 입체화 사업도 편익이 없다는 SH 공사의 타당성 검토 보고서를 외면해 100억 원이나 되는 예산만 낭비했다고 합니다.

이쯤되면 '한강 르네상스'가 아니라 '비리 르네상스'라고 불려도 서울시는 할 말이 없을 것 같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해온 '한강 르네상스; 사업. 다시 한번 철저하게 따져봐야 합니다.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정비된 여의도 둔치 모습. 출처 : 오마이뉴스


강 바닥을 파내 여객선을 띄우고 인공섬을 만드는 전시성 토목 사업에 '르네상스'라는 이름을 붙여 마치 문화적 부흥이 일어날 것처럼 과대 홍보한 것 자체가 문제가 있었죠. 둔치에 온통 콘크리트를 발라버린 모습은 안타까웠습니다. 게다가 그런 무리한 사업이 경제성 타당성도 없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각종 편법과 비리가 난무했다는 사실은 더 큰 문제입니다.

하지만, 오세훈 시장은 대통령을 만나서라도 서해뱃길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민을 무시하는 일입니다. 이미 서울시의회와 환경단체가 경제성이 없다고 지적해왔지 않습니까. 또한 감사원의 발표를 토대로 민간 업자와 서울시 공무원들 사이에 어떤 유착이 있었는지 철저하게 밝혀내야 합니다.

자연은 한번 손을 대면 복구하기가 어렵습니다. 한강을 이렇게 각종 편법을 통해 경제성도 없는 토목 공사를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서울시민들의 쉼터를 망가뜨릴 수는 없습니다.

오 시장은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난 '한강 르네상스' 사업의 추진 지속 여부를 다시 한번 고민해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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