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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사립대 상가 임대 수익 1천2백억원이 씁쓸한 이유

반값등록금을 요구하는 촛불 시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학생들은 반값등록금이 실현될 때까지 촛불을 든다는 입장이고, 일반 시민들과 야당도 함께하겠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정부와 여당, 그리고 대학들도 국민들의 뜻은 충분히 알게 됐을 겁니다. 등록금 문제는 꼭 풀어내야 할 중요한 이슈라는 것을 말입니다.

하지만, 아직 이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정부 기관이나 대학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특히 최근에 밝혀진 지난해 사립대 100곳의 등록금 적립금 전환액을 보면 8117억 원에 이르렀죠. 대학 당 평균 81억 원이나 챙긴 건데요.

사립대들이 등록금을 적립하지 않고 학생들의 등록금을 깎아주는 데에 쓴다면 학생 1인당 무려 81만 원 정도나 깍아줄 수 있는데도 대학들은 학생들이 요구해온 등록금 동결 등을 거부해 왔습니다.

반값등록금 실현을 요구하며 촛불을 든 대학생들. 출처 : 오마이뉴스


또한 대학 총장들은 지난주 국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반값등록금 요구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총장들은 '등록금 문제는 국가, 교육 경쟁력 차원의 문제"라면서 '단순히 다수결이나 정치적 논리에 의해서 결정돼선 안된다'고 밝혔죠.

정치적 논리라는 주장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거리에 나와 촛불 집회를 이어나간 것이 생존권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5년 전보다 가계의 등록금 부담이 두 배 이상 늘어났다는 통계청 보도도 나왔죠.

이번에는 대학들이 학교 내에 임대한 상가 수익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보도를 보니 전국 사립대학이 교육용 재산을 운용해서 올린 수익금이 연간 1천 2백원 억이 넘었다고 하네요. 서울시내 주요 사립대 평균 수익금이 32억 원 정도라는 분석입니다.

한 예로 이화여대가 캠퍼스 안 상가 등을 임대해 번 수익이 79억 원이었다고 합니다. 이 돈이면 학생 1천 명의 연간 등록금을 면제시켜줄 수 있는 액수입니다. 제가 졸업한 학교에도 몇 년 전부터 시중에서 볼 수 있는 햄버거 가게와 식당, 커피숍 등이 들어와 있던데요. 이런 가게에서 받는 임대료가 꽤 되겠죠.

반값등록금 실현 요구 촛불을 든 대학생들. 출처 : 오마이뉴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교육용 재산을 통해 번 수익금의 사용처가 불분명하다는 겁니다. 대학들은 수익금이 교비로 쓰인다고 할 뿐 정확한 사용처를 밝히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런 수익금은 당연히 학생들에게 돌려줘야 할 돈입니다. 학생들이 이용하는 식당이나 커피숍의 임대 수익이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대학들의 수익 사업의 범위를 확대해온 취지가 바로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을 억제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수익이 나는 데도 대학은 매년 등록금을 인상해왔죠.


등록금도 남아 돌고, 임대 수익도 얻고 있는 대학들. 교육기관인지 장사꾼인지 헷갈립니다.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에 온 학생들이 비싼 등록금 때문에 공부를 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대학은 장사에 열을 올리고만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정치논리 운운하고, 정부 지원만 주장하는 대학이 아니라 학생들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하는 대학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적립금이나 수익금을 학생들의 등록금 인하를 위해 사용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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