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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반값등록금이 정치논리라니, 황당한 대학 총장들

오늘 오전 주요 대학 총장들이 국회를 찾았습니다. 총장들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 등과 반값등록금 관련 간담회를 가졌는데요. 대학생들과 시민들의 반값등록금 요구 촛불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큰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하지만, 관심은 이내 실망으로 바뀌었습니다. 반값등록금에 대한 대학 총장들의 인식이 대학생들의 생각과 너무나 동 떨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보도를 보니 대학 총장들의 입장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정부 지원 없이 등록금 인하 할 수 없다'였습니다. 바꾸어 말하자면 대학 스스로 등록금을 인하할 생각이 없다는 겁니다.

반값등록금을 요구하며 촛불을 든 대학생들. 출처 : 오마이뉴스


특히 총장들은 '등록금 문제는 국가, 교육 경쟁력 차원의 문제"라면서 '단순히 다수결이나 정치적 논리에 의해서 결정돼선 안된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황당합니다. 반값등록금이 어떻게 정치 논리라고요? 대학생들이 정치적인 목적 때문에 거리에서 촛볼을 들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학부모들이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자녀들이 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걸까요?

아닙니다. 정치적인 논리가 아닙니다. 대학 총장님들이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르시네요. 학생들이, 학부모들이 거리에서 촛불을 켜는 것은 생존권 때문입니다.

빗속에서도 촛불을 든 대학생들. 출처 : 오마이뉴스


등록금 때문에 아르바이트에 매달려야 하는 학생들, 생활비를 줄여 자녀들의 등록금을 채워야 하는 학부모들. 그래도 등록름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해 휴학을 하는 학생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더욱 더 황당한 것은 최근 불거진 사립대 적립금 문제입니다. 총장들은 등록금을 적립금으로 전환해 사용하는 것을 당연한 일로 생각하고 있더군요. 이들은 '적립금을 등록금 인하에 쓴다면 다른 곳에 투입한 비용이 없어진다'고 버텼다고 합니다.

등록금을 왜 다른 데 써야 합니까. 등록금은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쓰던가 남으면 다음해 등록금을 인하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해하기 힘든 주장입니다. 지금까지 관행상 해왔던 일이라도 이렇게 회계 처리 과정이 공개된 이상 바로 잡아야 합니다.

대학생들을 지지하러 나온 노동자들. 출처 : 오마이뉴스


학생들의 절규를 정치적 논리로 매도하는 대학 총장님들, 정말 황당합니다. 정부의 지원 핑계를 대고 있는 대학 총장님들, 정말 실망입니다.

오늘 공개된 참여연대와 원혜영 민주당 의원이 여론 조사기관에 의뢰해(전국 20세 이상 남녀 1천 명) 조사한 '반값 등록금 정책' 관련 설문에서 국민 89.7%가 반값등록금제 실시에 '찬성한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등록금을 내려야 한다는 주장은 상식인 셈이죠. 대학 총장님들이 다시 잘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학생들의 목소리에,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괜히 핑계 대면서 넘어갈 생각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대학생들과 국민들이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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