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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학생 외면하고 등록금 적립한 사립대, 기가 찰 노릇

오늘 사립대 '2010년 결산서'를 분석한 언론 보도를 보니 혹시나 했던 일이 역시나로 밝혀졌네요. 사립대학들이 학생들의 등록금을 적립금으로 전환한 금액이 8117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사립대 100곳에 대해 조사를 했다고 하니까, 평균 81억 원이나 챙긴 셈이죠.

등록금을 적립금으로 바꾸어 쌓은 금액은 홍익대가 544억여 원으로 제일 컸다고 합니다. 지난해 등록금과 전입금 수입으로 2393억 원을 얻었지만, 22% 정도나 적립했다네요. 기가 찰 노릇입니다.

특히 사립대들이 등록금을 적립하지 않고 학생들의 등록금을 깎아주는 데에 쓴다면 학생 1인당 무려 81만 원 정도나 깍아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학들은 학생들이 요구해온 등록금 동결 등을 거부해 왔죠.

반값등록금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는 대학생들. 출처 : 오마이뉴스


사립대들이 상식적으로 행동했다면 학생들이 이렇게 고통 받았을까요? 학생들이 내는 등록금은 학교의 배를 불리기 위한 돈이 아니죠. 학생들의 교육에 전적으로 쓰여야 할 돈입니다. 그래서 학생들이 낸 등록금이 남는다면 장학금으로 돌려주던가, 등록금을 깎아 주어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대학들은 염치없이 등록금을 눈 먼 돈 취급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높은 등록금을 내기 위해 학부모들은 등골이 휘어질 대로 휘어졌고, 학생들은 도서관에 가는 대신 아르바이트 전선에 나서고 있습니다. 대학에 공부하러 갔는데 정작 공부대신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은 눈물겹습니다.

그런 돈을 대학이 챙겨왔다니... 정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제도 대학생들과 시민들 그리고 학부모들은 서울시내에서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을 들었습니다. 등록금을 적금처럼 써온 대학들은 이 촛불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그동안 사립대는 정부의 지원이 먼저라고 주장해 왔는데요. 이번 보도를 보면 대학들이 먼저 등록금을 대학 내부에 쌓아두는 행동부터 그만둬야 할 것 같습니다.

반값등록금을 요구하며 촛불을 든 대학생들. 출처 : 오마이뉴스


정부도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 많겠지만, 우선 대학들의 등록금 사용처를 투명하게 검토하는 일부터 해야 합니다. 등록금이 남는다는 것은 학생들의 등록금이 비싸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대학들이 등록금을 적립하지 못하게 막아야 합니다.

학생들과 학부모들, 더 나아가 우리나라 경제를 망가뜨리고 있는 비싼 등록금. 이번에는 꼭 잡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등록금을 적금처럼 쓰고 있는 대학들부터 잘못된 행동에 대해 반성해야겠죠. 또한 대학들은 남는 등록금을 장학금이나 등록금 인하에 쓰겠다는 약속도 해야 합니다.

학생들을 고통을 나몰라라 하는 곳, 학생들을 생활 전선으로 쫓아내는 곳은 더 이상 대학이 아닙니다.  무작정 정부만 탓하며 시간 끌지 마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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