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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반값등록금 요구 집회, 학부모가 응원하는 이유

어제도 서울시내에서는 반값등록금 요구 촛불 집회에 있었습니다. 물론 평화적인 행진은 경찰의 불허로 무산됐지만, 대학생들은 촛불을 들고 '반값등록금'을 외쳤습니다.

처음에는 대학생들만의 일로 여겨졌던 반값등록금 문제.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사회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언론 보도를 보니 특히 비싼 등록금 부담에서 자유롭지 않은 학부모들의 관심이 큽니다.

4일과 어제 집회에 참석자들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4일에는 촛불 문화제 참가자 1천여 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일반 시민이었는데 그중 100~200명이 4,50대 학부모였다고 합니다.

5일 반값등록금 요구 집회에서 한 대학생이 쓴 메시지. 출처 : 오마이뉴스


이례적인 일이죠.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에서 잘 보이지 않았던 4,50대들이 촛불을 들었다는 것은 반값등록금 문제에 직접적인 관련이 돼 있기 때문일 겁니다.

지난번 광우병 집회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을 부모님 세대들이 반값등록금 문제는 대학생들과 뜻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비싼 등록금은 곧바로 가계 부담으로 연결되고 가계 부담은 부모님들의 짐이 됩니다. 줄어드는 가계 소득과 오르는 물가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부모님들에게 자녀들의 비싼 등록금은 무거운 짐일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자녀 둘이 대학에 다닌다면 1년에 1천만 원 이상 되는 등록금을 내야 하고, 만약 타지에서 공부를 한다면 생활비까지 더 챙여줘야 하는 실정이죠. 아무리 자녀들이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해도 모두 다 채울 수 없는 금액입니다.

5일 반값등록금 요구 행진을 시도하는 시민들. 출처 : 오마이뉴스


뾰족한 수가 없습니다. 경제가 갑자기 좋아져서 월급이 오를 것도 아니고, 물가가 갑자기 낮아질 리도 없죠. 결국 학부모님들은 정부가 등록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보편적 복지에 대한 요구와 비슷한 맥락입니다. 아니, 더 절실합니다. 특히 반값등록금은 정부, 여당에서 공약까지 했던 사안이기도 합니다.

등록금에 노후 자금까지 몽땅 털어넣는다는 학부모들. 자신들의 미래까지 포기하면서까지 아이들 공부를 시켜야 하는 삶은 행복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대학을 졸업한 아이들이 취업을 바로 한다는 확실한 보장도 없죠.

대학생들이 부모님들의 손을 붙잡고 서울시내를 행진하는 상황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이번주에 예정된 촛불 집회를 금지하겠다는 말만 하고 있네요. 막는다고 막을 수 있는 집회가 아닙니다.

5일 집회에서 반값등록금 요구 촛불을 든 대학생들. 출처 : 오마이뉴스


대학생들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도 거리로 나오고 있습니다. 어두운 거리를 밝히는 촛불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반값등록금 문제를 가볍게 봤다가는 큰 코 다칠 겁니다.

세계 두번째로 비싼 등록금을 낮추십시오. 여력이 없다고요? 재단적립금 500억이 넘는 대학이 46곳이나 된다고 합니다. 이제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합니다. 등록금 구조를 파악하고 대학이 할 수 있는 일과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찾아 등록금 깎는 일에 나서십시오. 내일도 서울시내에서는 촛불이 켜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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