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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수업 중인 학교 운동장에서 술판이라니, 창피한 어른들

어제 황당한 기사를 접했습니다. 군포시 공무원들이 수업이 진행 중이던 한 초등학교에서 술판을 벌였다고 합니다.

기사에 따르면 군포시 공무원들은 지난 토요일 오전 수리산 등반을 마치고 오후부터 둔대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단합대회를 열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전 계획이 오전부터 내린 비 때문에 진행되기 어렵게 되자 공무원들은 바로 초등학교로 내려와 단합대회를 열었습니다.

문제는 당시 초등학교에서는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는 것. 교실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받고 있는데 공무원들은 운동장에서 고기를 굽고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웠습니다. 말도 안 되는 일이죠.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이 받았을 충격이 컸을 것 같습니다.

한 학부모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당시 상황이 기사에 이렇게 나와 있더군요.

"아이의 하교시간에 맞추어 집에서 11시 40분쯤 집에서 나왔습니다. 숲길을 걸어 학교에 다다르자 등나무꽃의 향기로운 향 대신 고기굽는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학교 정문을 들어서자 정문 앞에 돼지 바비큐 통이 돌아가고 생맥주통들이 테이블 위에 설치되어 있고 운동장 사면에 천막이 쳐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주변 여기 저기에 화로를 설치해 고기를 굽고, 소주를 마시는 사람과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아직 수업 중일텐데 교실 창엔 몇몇 아이들이 이 광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명백히 학생들의 권리를 침해한 사건입니다. 초등학교 앞은 어린이 보호구역 등으로 지정돼 있어 자동차까지 서행해야 하는 공간입니다. 소음도 줄여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이죠.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벌어진 공무원들의 술판. 출처 : 오마이뉴스



학교 앞도 아니고 학생들이 공부 중인 학교 운동장 안에서 술판을 벌인 것은 정말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특히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은 다름이 아닌 공무원들입니다. 국가 행정에 앞장 서야 할 공무원들이 의무교육인 초등학교 수업을 방해한 것은 가볍게 여길 사안이 아닙니다.

학부모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군포시장 관계자는 군포시장이 공식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요. 사과는 물론 책임 소재도 명백히 가려야 합니다. 아울러 학생들이 공부 중임에도 불구하고 공무원들의 단합대회를 용인한 학교도 책임을 져야 할 일입니다.

어린 학생들이 어른들의 술판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공부가 잘 됐을까요. 제가 다 창피하고 민망합니다. 다시는 교육 현장에서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지지 않아야 합니다. 각별한 주의와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은 우리 어른들을 보고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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