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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나홀로' 최중경 장관, 방사능 공포 왜곡·과장 세력 탓만

어제 극히 이례적인 일이 국회에서 있었습니다. 원전 사태와 고유가 문제에 대한 대정부질문이 있었는데 국회에 나온 국무위원은 단 한 명. 바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었습니다.

최 장관은 국제회의를 이유로 지난주 있었던 경제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 불참했었는데요. 여야가 최 장관의 불참 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긴급현안질의를 열어 최 장관을 발언대에 불러 세운 겁니다.

정말 최 장관은 2시간 30분 동안 몇 차례 자리에 잠깐 앉았다가 일어난 것을 제외하면 계속 발언대에 서 있었습니다. 원래 여러 명의 장관들이 돌아가면서 의원들의 질의를 받기 마련인데 어제는 최 장관만 출석했으니 계속 서 있을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최 장관은 자신의 대정부질문 불참을 질타하는 여야 의원들을 향해 불참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면서도 중요한 국제회의라 빠지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12일 국회 긴급현안질의에 '나홀로 출석'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촬영 : 오마이뉴스 유성호

이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반응은 싸늘했스비다. 사회를 본 정의화 국회부의장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은 최 장관이 귀국 뒤에도 국회의장과 양당 원내대표에게 해명 전화조차 하지 않는 등 국회를 무시했다고 거듭 비판했습니다.

 특히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 장관이 변명으로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경우에 양해를 해주는 관행이 있다"며 변명으로 일관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아무말도 안하고 갔지 않냐"는 호통을 치기도 했습니다.

"장관! 아무말도 안 하고 갔잖아! 아무 소리도 안 하고 간 게 문제가 아니오! 당신 왜 이렇게 거짓말해?"

대정부질문 불참 문제도 문제지만 일본 원전 사태에 대한 인식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구멍이 있었던 정부의 대응 체계보다 원전 문제를 왜곡하고 과장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을 더 부각시키는 느낌이 들더군요.

12일 국회에 나와 의원들에게 인사하는 최중경 장관. 찰영 : 오마이뉴스 유성호



최 장관은 김재균 민주당 의원이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발언처럼 '불순세력의 선동에 의해 국민들이 방사능 공포를 가지게 됐다고 생각하냐'고 묻자, "불순세력이란 표현은 유보하겠다"면서도 "왜곡, 과장하는 세력은 분명히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불순세력이라는 표현은 저도 약간 유보하겠습니다만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사태를 계기로 해서 원전의 위험성이나 대한민국이 관리하고 있는 원전의 상태에 대해서 필요 이상으로 왜곡, 과장하는 세력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 장관은 김 의원이 일본 원전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이 무능력했다고 질타하자, 듣기 거북하다며 이번 원전 사고는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사고가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12일 국회 긴급현안질의, 자리에서 일어나 호통을 치는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



"무능력한 대응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듣기에는 거북한데요. 이 사고는 이웃 나라에서 일어난 사고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사고가 아닙니다."

일본 원전 사태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국회 대정부질문 불참 '괘씸죄'로 이날 국회에 혼자 불려나온 최중경 장관. 최 장관은 오락가락하는 정부 대책으로 방사성 물질에 대한 국민들의 공포를 증폭시킨 것에 대한 사과는커녕 왜곡·과장세력 탓만 했습니다.

국민을 섬기고 국민 앞에 겸손한 모습을 기대했는데 남 탓만 하고 있으니 답답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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