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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유시민 대표가 '김해을 올인' 비난에 발끈한 이유

어제 이종웅 참여당 분당을 후보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다녀왔습니다. 곽진업 민주당 후보가 참여당이 요구해온 '100% 여론조사경선'을 수용한 직후 어느 정도 예상됐던 수순이죠. 이 기자회견에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도 함께 했습니다.

기자회견에서 이종웅 후보는 물론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도 4.27 분당을 재보선에 출마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 대표는 오늘 이종웅 참여당 분당을 후보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아무 조건 없이 손 대표의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유 대표는 어제 곽진업 민주당 김해을 후보가 참여당이 요구해온 '100% 여론조사경선'을 수용한 결단에 대해 지지한다면서도 민주당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4.27 재보선 경기 성남 분당을에 출마한 이종웅 국민참여당 후보(왼쪽 세번째)가 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선거사무실에서 유시민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후보인 손학규 대표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며 불출마를 발표하고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유성호

유 대표는 "지난 지방선거 경기지사 경선을 제외하면 여론조사 경선을 한 사례에서 다 민주당이 이겼다"면서 "모든 종류의 경선방식이 민주당에게 유리한데 다른 경선 방식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번 양보했던 경기지사 제외하면 모두 민주당이 이겼습니다. 이봉수 후보는 김맹곤 후보와의 경선 당사자입니다. 2.5% 차로 패배했고 승복했습니다. 양보했던 후보에게 또 다시 다른 후보 붙여놓고 다른 방식의 경선을 하라는 것은 인간적으로 너무 가혹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최근 유 대표를 향한 비난이 거셌었는데요. 유 대표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을까. 유 대표는 자신이 야권연대보다 100% 여론조사경선을 고집하며 김해을에 '올인'하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 '야권연대의 공정성'을 위한 과정이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유 대표는 "여론조사 경선은 패배해도 승복할 수 있는 절차를 겨우 허용받은 것에 불과하다"며 "김해을 의석이 아니라 일관된 원칙에 따른 야권연대 절차를 수호하려고 한 것"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봉수가 단일후보 되느냐 아니냐와 무관하게 과거 자기들 후보가 이겼던 경선방식 배제하고 전혀 엉뚱한 방식을 제기하는 일관성과 원칙을 어긴 연대협상으로는 총선에서 야권연대도 어렵습니다. 상이한 정당들 사이에 일관된 원칙에 따른 야권연대 절차를 수호하려고 한 것입니다. 김해을 의석이 아니고 야권연대 공정성이었다는 것을 다시 말하겠습니다."

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이종웅 국민참여당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4.27 재보선 경기 성남 분당을에 불출마를 선언한 이종웅 국민참여당 후보의 손을 잡아주며 위로하고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유성호

또한 유 대표는 자신과 참여당을 향한 일부 인격적 비난에 대해 "신생정당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는 과정으로 뚫고 나갈 수밖에 없다"면서도 "국민참여당이 작다고 존엄성이 없는 정당은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인격적 비방, 참여당 비난은 신생정당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는 그런 과정으로 이해합니다. 이건 뚫고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 상처받고 온몸에 흉터가 남는다면 그래도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닙니까. 너무 국민참여당을 비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있습니다. 작다고 존엄성이 없는 정당은 아닙니다."

난항을 겪던 김해을 야권 단일화 문제가 급물살을 타면서 야권연대가 탄력을 받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구체적인 여론조사 방법 등을 합의해야 하지만, 민주당 후보가 경선 방식을 수용한 상황에서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어 보이죠.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7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이종웅 국민참여당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이 후보자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김해을 야권후보 단일화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유성호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야권연대라는 가치입니다. 이번 4.27 재보선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야당과 야당 사이에, 야당과 시민단체 사이에 불협화음이 얼마나 잘 수습되느냐가 중요해 보입니다. 이 야권연대라는 것이 이번 재보선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도 힘을 발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재보선은 야권연대의 시험대일 뿐이죠. 지금도 김해을을 둘러싼 유시민 대표의 행보에 대해 말이 많은 게 사실이지만 이제는 더 생산적인 일에 몰두할 때입니다. 

유시민 대표가 당장 손학규 후보 캠프에서 맡기는 일은 뭐든지 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4.27 재보선 야권연대에 참여한 각 정당이 협상 과정에서 생긴 상처를 선거운동과정에서 치유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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