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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사퇴 안 한다? 뻔뻔한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

오늘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이 국회에 나왔습니다. 최근 카이스트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해 서 총장은 대국민사과를 했습니다.

서 총장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최근 본교 학생들과 선생들이 안타까운 선택을 한 것에 대해 유족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깊은 슬픔과 함께 다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 총장은 보고 도중 10여 초 동안 고개를 숙이고 말을 멈추기도 하고 자리에 돌어와 눈물을 닦았습니다. 이 광경을 봤다면 서 총장이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을지 모르겠습니다.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이 12일 오전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출석해서 최근 발생한 학생, 교수의 연이은 자살사태에 대해 사과와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보고를 한 뒤 자리로 돌아와 눈물을 닦고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하지만, 말 뿐이었습니다. '막중한 책임을 공감한다'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등의 발언을 하며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렸지만, 끝내 사퇴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서 총장은 이어진 여야 의원들의 질타에 대해서도 차등 등록금 제도를 폐지하겠다는 뜻은 밝히면서도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은 고집했습니다.

특히 서 총장은 "나는 학생들을 사랑한다, 학생들을 유혹하는 게 많아서 그걸 막으려던 것"이라며 경쟁을 강조한 카이스트 개혁의 당위성을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학생들이 다른 데 시간을 안 보내게 하기 위해 한 것입니다. 자꾸 여기에 '경쟁' '징벌'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나쁘게 보이는데, 나는 학생들을 사랑합니다."

최근 학생과 교수가 연이어 자살한 카이스트 사태를 다루기 위해 12일 열린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서 서남표 총장이 오전 질의를 마친 뒤 화장실을 가기 위해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미 카이스트의 개혁은 실패로 들어났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 영재들이 자신들의 삶을 포기할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 총장은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습니다. 정말 뻔뻔합니다.

사실 저는 오늘 국회에서 서 총장을 보지 않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잘못된 정책 때문에 제자들을 잃은 스승이 무슨 낯으로 나올까'하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올해 들어 학생 4명과 교수 1명이 목숨을 끊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11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본관 앞에서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와 전국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 소속 교수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살인적 경쟁을 부추기는 국립대 법인화 반대와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유성호


하지만, 국회에 나와 눈물을 흘리면서도 사퇴는 하지 않겠다는 서 총장의 모습을 보고 깊은 절망감을 느꼈습니다. 지금이라도 서 총장은 물러나야 합니다. 그게 제자들을 위로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는 것을 막는 길입니다.

학생들을 사랑한다고요? 그렇다면 지금 바로 사퇴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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