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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오세훈, 토목 사업엔 '펑펑' 무상급식엔 '타협 없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어제 다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그저께 시의회가 한강예술섬과 돔 야구장 사업 계획안 등을 부결시킨 가운데 오 시장은 2011년도 서울시의 핵심사업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면서 이 사업들에 대해서 40분에 걸쳐 설명했습니다.

오 시장은 서울의 핵심사업을 설명하면서도 무상급식에 대한 거부 의사를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예산 빅딜'에 합의한 경기도와 경기도의회를 의식한듯 무상급식을 놓고 시의회와 타협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시성 토목 사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서울시 사업은 예정대로 추진하겠지만, 전면 무상급식은 절대 실시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오 시장은 "(일각에서) 무상급식에 대한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타협하는 것이 정치력이라고 하지만 저는 그것을 정치력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서울시 핵심사업 추진과 무상급식 반대라는) 두 개의 가치는 둘 다 꼭 지켜나가야 될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가치의 충돌이 있다고 해서 서울시의 꿈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서울시의 미래를 포기할 수 없습니다."

직접 프리젠테이션까지 하며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서해뱃길과 한강예술섬 사업 등의 필요성을 설명한 오 시장은 관련 예산 삭감을 요구하고 있는 시의회를 작심한듯 맹비난했습니다. 모든 책임을 시의회에 돌린 겁니다.

21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1년 서울시 핵심사업에 대해서 설명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오 시장은 서해뱃길은 관광 사업 활성화 등 미래를 위한 비단뱃길이라며 시의회가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에 대한 보복성 삭감을 얘기하는 것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95%의 일을 다 해놓고 마지막에 배가 뜨고 내리는 선착장이 없어서 그 가치가 반감이 되는데 이런 사업을 이런 저런 명목을 붙여서 속 마음에는 서울시가 무상급식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에 대한 보복성 삭감을 공공연히 얘기합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거죠."

또한 오 시장은 한강예술섬 사업을 반대하고 있는 시의회의 입장을 의회의 횡포고 폭거라고 비판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21세기에 일어날 수 있습니까. 비전을 세우고 시민의 동의를 얻어서 준비를 완료했는데 공사비를 하나도 반영해주지 않겠다는 겁니다. 이런 것이 시의회의 횡포고 폭거지 이게 이성적인 논의입니까."

오 시장은 전 세계적인 커피숍 스타벅스가 커피에 감성과 라이프 스타일을 얹으면서 성공했다며 지난 4년처럼 앞으로도 문화를 원천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서울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21일 커피숍 스타벅스의 예를 들면서 문화를 원천으로 한 고부가가치를 강조하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오 시장은 서울의 경쟁력을 위해 서해뱃길 사업에 752억 원, 한강예술섬 사업에 406억 원을 쏟아붓겠다면서 아이들의 전면 무상급식을 위한 예산 700억 원은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이라며 타협조차 거부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세금으로 시민들이 원하는 무상급식 반대 광고를 내는 코미디까지 보여준 오세훈 서울시장. 오 시장은 어제 오후 기자들을 만나 '무상급식 관련 TV 토론 후 여론조사를 실시해 지면 무상급식을 수용하겠다'고 밝혔죠. 하지만, 6.2 지방선거에서 서울시민이 이미 원한다고 밝혔던 전면 무상급식에 대해서 여론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지방선거의 취지를 무시하는 일일 뿐입니다.

서해뱃길, 한강예술섬 사업 등이 서울의 미래를 위해서 필요한 사업이라고요? 전면 무상급식은요? 아이들에게 차별 없는 밥을 먹이자는 것, 좋은 먹을 거리를 먹이자는 것은 서울의 미래를 위해서 필요한 사업이 아닌가요?

안타깝습니다. 오 시장은 당장 이중잣대를 거두고 서울시의 미래를 위한 전면 무상급식을 수용하기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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