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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고무줄 시력' 김황식, 청문회 전 시력검사 받아야

김황식 총리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 점점 증폭되고 있습니다.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을 당시 무난한 결정이라는 평가와는 다르게 '제2의 양파 총리'라는 오명까지 얻으며 험난한 인사청문회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여당과 청와대는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통과를 자신하고 있지만, 야당의 계속되는 의혹 제기로 인해 또 다시 낙마하는 게 아니냐는 비관적인 관측도 들립니다.

여러 가지 의혹이 불거져 나왔는데요. 제가 볼 때 김 후보자의 해명이 필요한 의혹은 크게 두 가지. 군 면제 관련 의혹과 재산 관련 의혹입니다.

특히 군 면제 관련 의혹은 김 후보자가 어떻게든 국민들 앞에 납득할 만한 해명을 해야 합니다. 김 후보자는 양쪽 시력차이가 큰 이른바 '부동시'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고 했는데요. 양쪽 시력 차이가 너무 커서 군 생활을 할 수 없다는 판정이었죠.

그런데 최영희 민주당 의원이 전한 김 후보자의 사촌 형의 진술은 이에 의심을 갖게 만듭니다.
사촌 형은 김 후보자가 고등학교 재학 당시 배드민턴 선수까지 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배드민턴은 굉장히 역동적인 운동입니다. 구기 종목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는 스포츠죠. '체중을 실어서 치는 스매시는 남자선수의 경우 셔틀콕이 시속 320km'의 속도를 낸다고 합니다.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내정된 김황식 감사원장이 16일 국회 예결위 회의장을 떠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남소연

고등학교 시절까지 이렇게 시력이 좋았던 김 후보자가 어떻게 '부동시'로 병역을 면제받았을까요. 상식적으로 쉽게 납득할 수가 없는 일입니다. 언론에 전해진 전문의들의 의견도 '몇 년 만에 급격한 부동시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습니다.

더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부동시'로 군 면제를 받았던 김 후보자가 그 이후에 시력을 회복한 겁니다. 김 후보자는 1974년 판사 임용시 측정한 시력이 '좌 0.2, 우 0.1'(교정시력 0.5)로 양쪽 시력이 비슷했습니다. 이에 대해 안과 전문의들은 '20대에 발병한 부동시가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고 합니다.

재산 관련 의혹도 해명이 필요합니다. 감사원이 제출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김 후보자가 실제로 수령한 금액은 9350만원. 그런데 김 후보자가 지난해 지출한 금액은 1억3천 만원이 넘습니다. 신용카드 사용액이 6898만원, 자녀유학비가 4000만원, 기부금이 2977만원였습니다. 지출한 금액이 감사원에서 받은 금액보다 4천6백만원 정도 많았던 거죠.

김황식 국무총리 내정자의 병역사항 조회 결과. 출처 : 오마이뉴스

이제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김 후보자는 모든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병역 문제와 재산 문제에 대한 명백한 자료를 제출해야 합니다. 버티기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 낙마에서 봤듯이 국민들이 바라는 공직자의 도덕성은 높아졌습니다. '다 지나간 일인데...' '그 정도는 괜찮지 않나'하는 안일한 생각으로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김 후보자의 겉잡을 수 없는 시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은 필수적입니다. 김 후보자는 시력검사를 비롯한 안과 진료를 통해 병역의 의무를 왜 수행할 수 없었는지, 시력이 정상과 부동시 정상을 왔다갔다 한 이유가 무엇인지 국민들 앞에 밝혀야 합니다.

한 점의 의혹도 검증 없이 넘어갈 수 없습니다. 정부가 주장하는 '공정한 사회'는 말로만 되는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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