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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민간사찰 피해자' "국가가 멀쩡한 삶 파괴"

"그냥 담담합니다."

방금 '민간인 불법사찰'의 피하재 김종익 씨가 검찰 수사를 받기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검정색 정장을 입은 김 씨는 화면에서 볼 때보다 더 수척해진 모습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마음 고생이 심했겠죠. 김 씨는 조사실로 올라가기 전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의 질문에 담담한 표정으로 하지만 강한 어조로 답했습니다.

먼저 김 씨는 검찰 조사와 관련, "저를 유죄판단했던 기관에 다시와서 수사받는다는게 어색하다"면서도 "이게 한국사회가 지고 있는 법적제도적 절차라면 성의를 다해 조사받겠다"고 말했습니다.

논란의 핵심 중 하나인 민간인 사전 인지 여부에 대해 김 씨는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알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그것은 국무총리실 내부 보고 문건에 다 나와 있다, 민간인이라는 정황이 다 나와 있다"고 말했습니다.

7일 오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나온 김종익 씨.

'지금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김 씨는 작심한 듯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지금 제가 말씀을 꼭 드리고 싶은 건 언론에 계신분들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오랫동안 너무나 힘든 과정 겪었는데 이번에 보도가 되고 하면서 심지어는 '죽여버리겠다' 이런 협박전화 때문에 가족들이 문밖에 나가지 못할 정도로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어제도 어떤 신문사에서 이상한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씨는 "이 사건이 가지고 있는 본질은 제가 어떤 사람이라는 거 아니다, 오히려 여러분들이 저를 보호해주셔야 이상한 기사 쓰면서 가족들이 거의 공포 상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7일 오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나온 김종익 씨.


이어 김 씨는 "죽여버리겠다' '길 다니면서 조심해라' 전화부터 기사 밑에 달리는 악성댓글들 아무리 그러려니 생각하려고 해도 이해할 수도 없고 너무 공포스럽다"고 강조했습니다.

협박까지 받았다니... 누가 그런 짓을 했을까요.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김 씨의 마음 고생이 더 심해졌습니다.

또한 김 씨는 총리실을 향해 "멀쩡한 한 국민이 권력에 의해서 국가기구에 의해서 삶이 완전히 파괴돼버렸다"면서 "지금도 힘든 과정 겪고 있는데 그것을 어떻게 회복하고 보상을 어떻게 하고 보호를 하겠다는 것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국가에 의해 파괴된 삶을 국가가 계속 방치한다면 누가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 할 수 있겠습니까."

검찰 조사 받으러 온 김종익 씨.

김 씨는 "저와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나오지 않을 수 있는 사회적 제도적 장치가 이걸 통해서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검찰이 수사를 성실히 할 것으로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렇게 믿는다, 믿어야 하지 않게나"라고 말했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해야 할 국가 권력이 반대로 국민의 삶을 짓밟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김 씨의 파괴된 삶은 그 누구도 책임지려 하고 있지 않고, 오히려 김 씨가 협박을 받고 있네요.

오늘 김종익 씨 수사를 비롯해 앞으로 검찰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내야 합니다.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의 전모와 '영포회'와의 연관성 등 국민이 궁금해하는 것을 알려줘야 합니다. 만의 하나 검찰이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국정조사, 특검 등 모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서 해결해야 할 겁니다.

변호사와 조사실로 올라가는 김 씨의 뒷모습은 쓸쓸해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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