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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안철수 교수가 재단설립 기자회견에서 불편했던 이유

어제 오전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공익 재단 설립 계획 발표 기자회견.

안 교수가 만드는 재단에 대한 관심도 컸지만, 그보다 안 교수의 정치 참여 여부가 더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안 교수가 먼저 재단 설립의 의미를 설명하고 재단의 방향과 사업 내용을 설명하는 프리젠테이션이 이어졌습니다.

안 교수는 자신의 안철수연구소 지분 절반을 출연해 설립한 재단의 목표로 일자리 창출과 소외계층 교육 등을 통한 '기회의 격차 해소'를 내세우며, 도움을 받은 수혜자가 자립 이후 다시 기부자가 되는 '가치 선순환'과 '수평적 나눔'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재단 이사장을 맡게 된 박영숙 한국여성재단 고문의 인사말과 기자들의 질의응답이 계속됐는데요. 안 교수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기 전  '정치 관련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6일 재단 설립 기자회견에 나선 안철수 교수와 재단 이사장을 맡은 박영숙 고문. 출처 : 오마이뉴스


하지만, 예상대로 안 교수의 정치 행보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기자회견 내내 정치 관련 질문에 침묵하며 웃어 넘기던 안 교수는 '정치 관련 행보는 없을 것이라고 말해줄 수 있냐'는 <중앙일보> 기자의 직설적인 질문까지 나오자, '정치 참여 여부는 본질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제가 정치에 참여하고 안 하고가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 사회의 긍정적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는 게 좋을지 평생을 고민하면서 살았고 그 연장선상에서 판단해 주십시오." 

재단 설립 관련 질문만 받겠다고 했는데 기자들이 집요하게(?) 정치 관련 질문을 해오자 대답하기 불편한 것 같았습니다.

안 교수는 '재단을 안 원장의 대선 행보와 연결하는 시각도 있다'는 질문이 이어지자 '지금까지 그런 분이 있었냐'고 반문하면서 '왜 연결시키는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웃으면서 말했지만, 뼈가 있었습니다. 재단 설립을 순수하게 봐달라는 뜻이겠죠.

"지금까지 그런 분이 있었습니까? 왜 연결 시키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안 교수는 자신의 향후 계획을 설명하던 도중 사회의 발전적 변화를 위한 역할을 생각 중이고 정치도 그 중 하나일 수 있다며 정치 참여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발전적 변화를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모든 결정들을 진행해왔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 사회의 발전적 변화에 어떤 역할이 좋을지 계속 생각 중입니다. 정치도 그 중 하나일 수 있습니다." 

6일 안철수 교수 재단 설립 기자회견에 몰린 취재진. 출처 : 오마이뉴스



지난달 미국 방문 직후 '나같은 사람까지 정치 할 필요가 있겠냐'며 정치 참여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던 안철수 교수. 안 교수는 오늘도 정치 관련 질문을 받지 않겠다며 '정치와 거리두기'에 나섰지만, 정치도 사회 변화를 위한 자신의 역할 중 하나일 수 있다며 정치 참여 가능성은 열어뒀습니다. 

아직도 안 교수가 정치 참여를 할지 안 할지 불명확한 상황. 많은 분들이 답답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어제 '정치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안 교수가 준비 중인 자서전 출판 기념회에서는 더욱 더 분명한 입장을 보이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박정호 기자 트위터 -> http://twitter.com/JUNGHOPARK 우리 트친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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