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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고용 대박'이라더니, 감원에 신규 채용도 찬바람

얼마 전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실업률이 떨어지자 '고용 대박'이라는 말까지 쓰며 크게 기뻐했습니다.

통계를 보니 지난달 취업자 수는 50만명 넘게 늘었더군요. 17개월 만에 일입니다. 실업률도 2%대로 떨어졌습니다. 9년 만에 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박 장관이 흥분했을까요. 그는 이에 대해 '서프라이즈' '고용 대박'이라며 대대적으로 선전했습니다. 잘한 일을 칭찬받아 마땅하겠지만, 과연 우리가 체감하고 있는 경제 현실에서 장관의 대박 운운은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곧바로 이런 장관의 발언은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습니다. 오죽했으면 여당 안에서도 박 장관의 발언을 비판하며 개각을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나왔을까요.

회의에 참석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출처 : 기획재정부


그런데 어제 보도를 보니 '고용 대박'은 남의 나라 이야기더군요. 계속 되고 있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시작된 건설업계의 감원 추세가 제조업 등 다른 업계까지 번져가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LIG 건설은 380명이었던 직원을 올해에 70여명이나 줄였고, 하나은행은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고 합니다. 삼성생명도 명퇴 인원을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네요.

더욱 더 큰 문제는 미국과 유럽 경기의 위축입니다. 우리나라는 수출로 먹고 살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국제 경기 악화는 곧 국내 경기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올해 40만 명 규모인 신규 채용이 내년에는 30만 명 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업들의 감원, 채용 현황 등을 따져보지 않아도 제 주위만 봐도 경기는 좋지 않습니다. 아는 동생은 재취업이 안 되서 힘들어 하고 있고, 학교 후배 중에도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15일 '희망의 버스 계획과 경찰수사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 출처 : 오마이뉴스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고용 대박'이라는 장관의 발언과 체감 경기가 다르다는 것을 체험하고 있을 겁니다.

특히 양질의 일자리는 줄고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있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채 불완전한 통계에 의지해 기뻐한 장관의 태도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지난 14일 박 장관은 자신의 '고용 대박' 발언에 대해 "지표는 좋게나오지만 체감은 좋지 못하기에 열심히 하자' 이 말을 회의때마다 늘 하는데 그날은 어떻게 귀신에 홀렸는지 그 말을 못했다"면서 사과했지만,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공직자들, 특히 정부 살림을 책임지는 분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국민은 울고 웃습니다. 이 정부 들어서 경솔한 발언으로 국민들을 아프게 한 경우가 많았죠.

여당 대표들의 실언과 장관들의 안이한 인식. 앞으로는 제발 현실과 동 떨어진 발언으로 국민들에게 상처 주는 일은 삼가기를 바랍니다.

박정호 기자 트위터 -> http://twitter.com/JUNGHOPARK 우리 트친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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