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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강용석 의원의 개그맨 최효종 고소가 비판받는 이유

어제 오후 무소속 강용석 국회의원과 개그맨 최효종씨가 트위터 타임라인과 각종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휩쓸었습니다.

바로 강 의원이 최씨를 고소했기 때문입니다.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상황이었죠. 왜 고소했을까. 그 이유가 정말 가관이더군요. '집단모욕죄'. 최씨가 국회의원 전체를 모욕했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모욕했다는 것일까. 보도자료에 그 내용이 나와 있었습니다.

"집권여당의 수뇌부와 친해져서 집권여당의 공천을 받아 여당의 텃밭에서 출마를 하면 되는데 출마할 때도 공탁금 2억만 들고 선관위로 찾아가면 되요”
“선거 유세 때 평소에 잘 안가던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할머니들과 악수만 해주면 되고요. 평소 먹지 않았던 국밥을 한번에 먹으면 되요”
“공약을 얘기할 때는 그 지역에 다리를 놔준다던가 지하철 역을 개통해 준다던가 아~ 현실이 너무 어렵다구요? 괜찮아요. 말로만 하면 되요”
“약점을 개처럼 물고 늘어진다면 국회의원이 될 수 있어요”

강용성 무소속 의원. 출처 : 오마이뉴스


읽어보니 제가 개콘에서 봤던 내용이었습니다. 최씨의 개그를 정말 재미있게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대부분의 시청자들도 웃음을 터뜨렸을 겁니다. 저는 이 내용이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과장된 부분도 있지만, 저를 비롯한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는 부분을 콕 집어 준 것입니다.

모욕이라고요? 만약 국회의원들이 국민들의 존경을 받을 만한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런 개그가 나왔을까요?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당리당략에 이끌려 싸우고 헐뜯는 모습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이런 개그가 나오고 공감을 불러일으킨 겁니다. 의원들이 제대로 의정활동을 했다면, 국민을 섬겼다면 이런 개그 소재가 나오지도 않았겠죠.

적반하장입니다. 오히려 국회의원들이 풍자 개그를 보고 반성하고 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민심이 이렇구나'하고 고개를 숙이는 게 맞습니다. 특히 강 의원은 '아나운서 비하' 발언으로 한나라당 윤리위에 제소돼 당에서 제명된 분이죠. 

KBS 개그콘서트 '사마귀 유치원'에 출연 중인 최효종씨. KBS 캡쳐화면.


'개그'의 사전적 의미는 "연극, 영화, 텔레비전 프로그램 따위에서 관객을 웃게 하기 위하여 하는 대사나 몸짓"입니다. 시청자가 웃었다면 개그는 성공한 겁니다. 정파적, 당파적 이해관계를 떠나 웃자고 한 개그에 죽자고 덤벼드는 국회의원의 모습은 국민이 바라는 모습이 아닙니다.

더 나아가 국회의원 중에 최씨의 개그를 모욕으로 받아들인 사람이 누가 있나요? 궁금합니다.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은 '최씨의 개그를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트윗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강 의원의 '아나운서 비하' 발언에 대해서는 지상파 모든 아나운서들이 도장까지 찍어가며 동의했던데...

강용석 의원은 당장 최효종씨에 대한 고소를 취하하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민심이 강 의원을 '개그모욕죄'로 고소할 겁니다.

박정호 기자 트위터 -> http://twitter.com/JUNGHOPARK 우리 트친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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