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 서울시장 야권단일후보가 만나는 자리에 다녀왔습니다.
수많은 취재진들이 몰린 가운데 안 원장과 박 후보는 다시 한번 손을 잡았습니다. 지난 9월 6일 단일화 이후 처음으로 공개된 만남이었습니다. 두 분이 쑥스럽게 손을 잡고 활짝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더군요.
만남은 길지 않았습니다. 안 원장은 "멀리서나마 계속 성원하고 있었다, 오늘 응원차 방문을 하게 됐다"며 "앞으로 며칠 남지 않았지만 열심히 하셔서 꼭 바라는 바를 이루시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박원순 후보를 지원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겁니다.
짧은 공개 만남 이후 안 원장과 박 후보는 20여 분 동안 덕담을 나눴습니다. 지지유세를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안 원장은 박 후보의 당선을 바라고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보여줬는데요. 막판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영향력은 젊은층에서 더 크겠죠. 다시 만난 두 사람. 출처 : 오마이뉴스
특히 안 원장은 박 후보에게 직접 쓴 A4 두 장짜리 편지를 건네줬는데요. 이 편지는 박 후보 뿐만 아니라 국민에게 준 편지로 읽혀졌습니다.
안 원장은 유명한 미국 흑인민권운동가 로자 파크스를 거론하며 투표참여를 독려했습니다.
'선거'는 바로 이런 '참여'의 상징입니다. 저는 지금 우리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변화의 출발점에 서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번 시장선거는 부자 대 서민, 노인 대 젊은이, 강남과 강북의 대결이 아니고, 보수 대 진보의 대립은 더더욱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선거만은 이념과 정파의 벽을 넘어 누가 대립이 아닌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누구의 말이 진실한지, 또 누가 "과거가 아닌 미래를 말하고 있는지"를 묻는 선거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55년 전의 흑인여성 '로자 파크스'처럼, 우리가 '그 날의 의미를 바꿔놓는'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거 참여야말로 시민이 주인이 되는 길이며, 원칙이 편법과 특권일 이기는 길이며, 상식이 비상식을 이기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천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제 한 표의 권리를 행사할 것이고 이른 아침 투표장에 나갈 것입니다.
여러분도 저와 함께 해주시기를 간곡하게 청합니다.
왜 투표를 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곱씹어 볼 수 있는 메시지입니다. 나경원 후보, 박원순 후보 누구를 지지하느냐보다 투표에 참여햐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또한 '안철수 편지'와 함께 가수 이효리의 리트윗이 또 한번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었습니다.
가수 이효리 트위터 캡쳐화면.
이효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작가 이외수가 날린 "젊은이들이여. 세상에 대해 아무 불만이 없으셨습니까. 있으셨다면 투표해주세요. 이제 세상은 달라져야 합니다. 더 이상 부정과 부패, 기만과 위선을 묵과할 수는 없습니다. 그대의 한 표가 세상의 어둠을 몰아내는 촛불이 됩니다. 청춘만사성,투표만복래"라는 글을 리트윗했습니다. 투표 참여를 간접적으로 독려한 겁니다.
이 리트윗에 누리꾼들이 찬반 논쟁을 벌이자 이효리는 오늘 새벽 1시 자신의 트위터에 "제 수준은 그저 여러분 투표하러 고고씽~ 이정도..아이고 민망 합니다"라고 썼습니다. 그런데 다음 문장이 압권이더군요.
"아니 근데 서울시민으로써 서울시장 뽑는 투표에 다 같이 참여하잔 뜻을 밝힌 것뿐인데 용기 있단 사람은 뭐고 또 욕하는 사람은 왜 인거죠? 그런 말 하면 안되는 건가요?"
속이 다 시원하더군요. 맞습니다.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민주주주의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민주주의는 투표를 할 때만 민주주의'라는 조국 교수의 유세가 떠오릅니다. 내 손에서 세상의 변화가 시작되고 민주주의가 성숙돼 간다는 사실. 정말 감동적이지 않으신가요?
이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안철수 편지'와 '이효리 리트윗'가 감동적입니다. 참, 내일 투표하실거죠?^^
박정호 기자 트위터 -> http://twitter.com/JUNGHOPARK 우리 트친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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