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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반값등록금이라더니 B학점 이상만? 대학생 뿔났다

어제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대학생들의 집회가 있었습니다. 반값등록금 실시와 청년실업 해결을 요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미신고 집회라며 학생 70여 명을 연행했습니다.

연행 과정은 '야만적'이었습니다. 학생들은 경찰에 사지가 들려 끌려갔습니다. 어떤 학생들은 경찰에 목을 조인 채 '뭐' 끌려가듯 연행됐습니다. 또 어떤 학생들은 옷이 찢겨 나갔고, 어떤 학생들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대학생들의 처절한 목소리를 외면한 채 법 집행을 이유로 잡아가 버리는 현실. 그게 바로 21세기 대한민국의 모습입니다.

어제 광화문광장에서 경찰에 연행되는 대학생. 출처 : 오마이뉴스


사실 대학생들은 어제 서울 마로니에 공원에서 집회를 열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추진하겠다고 밝힌 반값등록금 정책이 차별 등록금으로 알려지자 집회 장소를 광화문광장으로 바꾸었습니다. 더 많은 시민들에게 반값등록금의 절박함을 호소하기 위한 겁니다.

어제 김성식 한나라당 정책위 부의장은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반값등록금 정책에 해당하는 대학생 등록금 부담 완화 정책 수혜 대상을 '평균 B학점 이상'에 한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도덕적 해이를 차단하겠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대학생들은 분노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대학생들이 혜택을 받을 줄 알았던 정책이 차별 정책이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어제 집회에서도 대학생들은 '말만 반값등록금이다, 대학생들기만하냐!' '고통받는 대학생들, 청년들이 보이지 않느냐!' '이해할 수 없다, 왜 차별하냐!' 등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연행되는 학생들. 출처 : 오마이뉴스


특히 한나라당이 준비 중인 지원도 고지서 상의 등록금 액수가 반값이 되는 게 아니라 장학금 등을 지원하는 것이죠.  결국 모든 대학생들이 혜택을 받는 진정한 반값등록금이 아니라 이것 저것 따져서 주겠다는 셈입니다. 보편적 혜택이 아니라 시혜적 혜택이죠.

저소득층만, B학점 이상만... 이렇게 조건을 걸다 보면 혜택을 받는 대학생들이 얼마나 될지 의문입니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여당이 생색만 내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대학생들에게 등록금은 족쇄와 같습니다. 그 족쇄에 얽매여 공부 대신 아르바이트에 더 신경을 써야 하고, 그 족쇄가 힘겨워 삶을 놓아버리기도 합니다. 대학생들의 삶을 황폐화시키는 등록금 문제가 이제야 풀리나 기대했는데 실망입니다.

반값등록금을 요구하며 함성을 지르는 대학생들. 출처 : 오마이뉴스


뿔난 대학생들에게 정부가, 집권여당이 해야 할 일은 차별이 아닙니다. 시혜성 혜택도 아닙니다. 지난 대선 당시 약속했던 것처럼 모든 대학생들의 짐을 덜어주는 것. 이것이 지금 정권의 책무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외쳐도 들어야 할 사람들은 귀를 막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어제 경찰이 거리로 나온 대학생들의 사지를 들고 연행하는 모습이 그 증거겠죠. 정부와 여당이 대학생들의 바람을 잘 읽고 대학생들이 원하는 정책을 만들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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