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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야권단일후보 '색깔론' 공격이 안타까운 이유

4.27 재보궐 선거가 오늘로 딱 일주일 남았습니다. 뭐, 재보선이라 해당 지역이 아닌 유권자들은 투표를 하지 않지만, 이번 선거는 여러가지 이유로 의미가 크죠.

분당을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출마하면서 큰 판이 됐고, 강원도지사 선거는 전직 MBC 사장들의 대결이라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크게 보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현 정부에 대한 평가를 한다는 의미가 있고요.

특히 야권과 시민단체 등 이른바 진보개혁진영이 볼 때는 이번 재보선이 내년 정권교체에 대한 가능성음 가늠해보는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보일 겁니다. 진통을 겪긴 했지만, 이번 재보선에서 김해을 후보가 이봉수 국민참여당 후보로 단일화되면서 포괄적 야권연대 합의를 이루어냈기 때문이죠.

이렇게 김해을 이봉수 후보를 비롯해 분당을 손학규 민주당 후보, 강원도지사 최문순 민주당 후보, 순천 김선동 민주노동당 후보 등이 야권단일후보가 됐습니다. 지난주 공식 선거가 시작된 이후부터 각 정당 대표들은 강원도와 김해, 순천에 모여 야권단일후보 선거운동을 펼쳤죠.

4.27 재보선을 열흘 앞둔 17일 오후 전남 순천시 연향동 국민은행 사거리에서 열린 '야4당-시민사회단체 대표 공동지원유세'에서 4.27 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선동 야권단일 후보(오른쪽 두번째)가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문성근 백만민란 대표, 이학영 진보대통합시민회의 상임대표와 함께 손을 들어보이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유성호

야권단일화 이후 세 지역 모두 야권단일후보가 선전을 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즉, 한나라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면 승산이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야권단일화는 민주당의 텃밭에서 무너지고 있습니다. 전남 순천은 아무리 봐도 야권단일후보가 보이지 않습니다. 명색이 야권단일후보라고 하지만, 그 지역 출신인 민주당계 무소속 후보들이 막강한 조직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급기야는 색깔론까지 나오고 있다고 하던데... 정말 한숨이 나옵니다. 언론 보도를 보니 전남 순천에 출마한 조순용 무소속후보는 "종북주의를 주장하는 민노당 후보를 내세운 야권연대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하고, 김경재 무소속 후보도 김선동 민노당 후보를 종북세력으로 공격했다고 합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야권연대 후보를 향한 공격도 정도가 있는 법인데 색깔론까지 들고 나올 정도라면 정말 '막장'입니다.

4.27 재보선을 열흘 앞둔 17일 오후 전남 순천시 연향동 국민은행 사거리에서 열린 '야4당-시민사회단체 대표 공동지원유세'에서 4.27 순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김선동 야권단일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야권연대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유성호

사실 이번 야권연대에서 민주당은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단일화를 이루기 위해 순천 재보선에 민주당 후보를 공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민주당 인사들이 무소속으로 출마를 했죠. 지역 기반이 탄탄한 민주당 인사가 나오는 것은 야권단일화 후보에게는 치명적입니다.

그런데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은 민주당 인사들이 무소속으로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방치하는 것도 모자라 아예 지원 의사까지 밝히고 있다고 합니다.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면 민주당으로 입당할 것으로 보고 있어서겠죠. 이런 행태는 도의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이와는 정반대로 김선동 야권단일후보에 대한 민주당의 지원은 미미합니다. 지난주부터 시작된 공식선거운동에서 김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를 했던 민주당 소속 유력 정치인은 정동영 최고위원과 송갑석 전 청년위원장 2명뿐일 정도입니다.

이렇게 연대 정신을 훼손하고도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야권연대로 정권교체를 하기를 바라는지 묻고 싶습니다. 색깔론까지 등장한 공세는 야권 연대를 바라는 국민들이 뜻을 저버리는 일입니다. 민주당과 당선되면 민주당으로 복당할 것으로 보이는 무소속 후보들은 당장 야권연대를 깨뜨리는 행위를 중단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