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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오세훈의 고집, 새해에도 '무상급식=포퓰리즘'

어제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 시무식에 시, 자치구 공무원 3천8백여 명이 모였습니다.

이 자리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올해 시정목표를 '365 시민 밀착 민생시정'으로 정하고 교육과 보육, 주거 등 시민의 3대 걱정거리를 해결해 6대 만족을 높여나가는데 행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민선4기에 이뤄온 성과와 기반을 바탕으로 세계가 사랑하는 「글로벌 Top 5」도시로 성장해나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시민의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소통’과 ‘공감’의 시정, 20년, 30년, 100년 앞을 내다보며 ‘서울의 미래’를 밝혀나가는 시정을 펼쳐나가겠습니다."

하지만, 오 시장은 무상급식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오 시장은 "무상급식’ 논란으로 시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죄송스럽다는 말씀 드리고 싶다"면서도 "전면무상급식이야말로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동일한 혜택을 나눠주는 '현금 나눠주기식' 과잉복지이고, 복지 포퓰리즘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부자 가정의 아이들에게까지 나눠줄 여윳돈이 있다면,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의 교육 여건을 향상시키는 게 더욱 시급하고, 사회의 양극화를 줄여나가는 길이라 믿습니다."

무상급식 시행 여부를 놓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시의회가 맞서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7일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의 힘으로 부자 무상 급식을 막아달라"고 호소하며 교육주체들이 참여하는 TV공개토론을 제안하고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유성호

그러면서 "무상급식은,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부터 우선적으로 챙겨나가는 '점진적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죄송하다'고 하면서 전면 무상급식은 거부한다니. 누구한테 죄송하다는 말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서울시민들에게 죄송하다면 지난해 시의회가 예산안을 통과한 대로 예산을 집행하면 될 일입니다. 무상급식 지원 예산 659억 원을 집행한다면 우리 초등학생 아이들이 차별 없는 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이런 기회를 뺏어버린 오 시장은 도대체 누구한테 죄송하다는 건가요?

오 시장은 물론 이명박 대통령도, 김문수 경기지사도 그렇고 새해부터 보편적 복지 때리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있는 사람까지 주면 큰 일이 나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습니다. 재정이 파탄나는 것처럼 외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 예산 배분 상황에서 보편적 복지를 시행하면 예산이 모자랄 수도 있겠죠. 하지만, 4대강 사업이나 새해뱃길 사업 등에 쏟아붓는 예산을 보편적 복지로 돌린다면 충분히 실시할 수 있습니다. 망국적이라고요? 보편적 복지와 4대강 사업 중 어떤 게 더 망국적일까요.

우선 순위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 우선 순위는 점차 토목, 전시성 사업이 아닌 복지입니다. 지난해 한나라당의 2011년도 예산안 강행처리에 분노한 민심을 보십시오. 기대했던 보편적 복지  예산이 사라진 예산안에 분노한 민심을 보면 무상급식이 더 이상 '부자 급식'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차별 없는 복지가 시대의 흐름이고 시대의 요구라는 것을요.

지난해 12월 9일 서울 지역 85개 시민·사회단체가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오세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결의문'을 채택했다. 촬영 : 오마이뉴스 유성호

오 시장은 아이들의 차별 없는 밥은 거부하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의 당위성은 역설했습니다.

"서해뱃길사업은 서울을 세계 수준의 수상관광도시로 발전시켜가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회복된 서해 물길을 통해 한강의 문화・경제적 가치를 높이고, 서울을 동북아의 경제문화중심지로 만드는 새로운 실크로드가 될 거라 확신합니다."

서해뱃길사업을 실크로드라는 말로 포장하면서 전면 무상급식은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하는 오 시장. 시민의 행복은 대형 토목 사업이나 도시 경쟁력 순위에 있지 않습니다. 차별 받지 않는 복지, 따뜻한 사회에 있습니다.

새해가 밝았습니다.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서로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덕담을 건네고 있죠. 서울시민들, 우리의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복을 받을 수 있을까요. 오 시장은 다시 한번 서울시민이 복을 받기 위해서 어떤 일이 급선무인지 고민해보기를 바랍니다.

양을쫓는모험(박정호) 트위터 주소 -> http://twitter.com/jungh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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