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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연평도발' 정국 한미FTA 재협상? 퍼주기 우려된다

지난 28일부터 우리나라 서해상에서 실시되고 있는 한미연합훈련이 오늘 종료됩니다. 한국군과 미군의 연합훈련은 지난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전부터 계획된 것이었다고 하지만,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태에서 실시돼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떠다니는 군사기지'라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9만7000t)를 비롯한 한미 최신예 군함들이 훈련에 참가했는데요. 북한 도발의 영향으로 실제로 한미 양군은 이번 훈련을 고강도로 진행했습니다.

24시간 체제로 계획된 훈련은 지난 7월 '불굴의 의지' 연합훈련보다도 강도가 높았다고 하는데요. 지난 사흘 동안 연합 대공방어훈련을 비롯해 공중침투 대응훈련, 해상자유공방전, 항모강습훈련, 해상차단작전을 실시했고, 오늘은 군수보급기동훈련을 오후 5시까지 실시합니다.

미 해군의 주력 항공모함인 니미츠급 6번함인 조지워싱턴호. 출처 : 오마이뉴스

한미 양군은 이번에 실시된 강도 높은 연합훈련을 통해 한미군사동맹을 과시하며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의 서포터인 중국에게도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는 훈련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한미연합훈련이 실시되고 있는 시점에서 미국 워싱턴에서는 한미FTA 재협상이 시작됐더군요. 정말 믿기 힘든 상황입니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이라는 엄중한 상황에서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되고 있는데 한미FTA 재협상을 한다고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한미동맹을 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한국 FTA 대표단이 우리나라의 이익을 관철시킬 수 있을 지 의문입니다.

더군다나 오늘부터 이틀에 걸쳐 미국에서 열리는 이번 협상 일정은 지난 25일, 그러니까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이 일어난 지 이틀이 지난 시점에서도 아직 조율 중이라고 알려졌지만, 정부는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된 28일에 부랴부랴 한미FTA 재협상 일정을 발표했습니다. '연평도 포격'이 재협상 일정에 영향을 준 겁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지난 11월 16일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한미FTA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남소연

특히 지금은 국민의 관심이 온통 연평도에 쏠려 있는 상황. 한미FTA 재협상 반대 여론이 수그러든 틈을 노려 졸속으로 타결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실제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타결할) 생각이 없으면 미국에 올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이번 재협상에서 타결한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또한 그는 '이틀이면 긴 시간이다, 상호 수용가능한 안을 만들어 내도록 지혜를 짜보겠다'고까지 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정부가 한미FTA 재협상을 왜 이렇게 서두르는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자동차 산업살리기'가 급한 미국은 애가 타겠지만, 우리는 독소조항을 더 검토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전면 재협상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에 해가 되는 독소조항을 걸러내야겠죠.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5당은 지난 11월 11일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공동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가 진행중인 한미FTA 협상은 일방적인 양보로 이뤄지는 굴욕적인 퍼주기 협상"이라며 국회비준 거부 입장을 밝혔다. 촬영 : 오마이뉴스 남소연

그런데 지금 한미FTA 재협상이 흘러가는 것을 보면 시기도, 의제도 '미국에게 퍼주기를 한다'는 우려를 지울 수가 없습니다. 한미동맹이 강조되고 있는 시점이라 더욱 더 우려가 됩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협상단의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합니다. 이틀이 긴 시간이라고요? 아닙니다. 면밀히 따져보고 국익을 우선시 하는 협상을 해야겠죠. 한미FTA에 국민 경제 주권이 달린 엄중한 문제입니다. 제발 '졸속 협상' '퍼주기 협상'이라는 비판을 듣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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