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사회 이야기

뻔뻔한 검찰, 검사가 그랜저 받았는데 무혐의라니

오늘 국회 법사위의 서울고검 등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는 '그랜저'라는 말이 자주 들렸습니다. 사건청탁 대가로 고급 승용차를 받은 의혹인 이른바 '그랜저 검사'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여야 의원들은 검찰이 지난 2008년 서울중앙지검에 근무했던 부부장검사가 지인이 고소한 사건의 편의를 봐준 대가로 승용차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무혐의를 내린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검찰이 어떻게 무혐의를 내렸는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번 사건은 2008년 서울중앙지검에 근무했던 전직 부부장검사가 지인이 고소한 사건에 대해 후배 검사를 찾아가 '사건을 잘 봐달라'고 부탁을 한 것부터 시작되는데요. 그 이후 부부장검사의 지인이 지난해 1월 검사 부인의 명의로 그랜저 구입 대금을 지급했습니다.

당시 고소 사건 피고소인들이 이와 같은 사실에 대해 검찰에 고소했지만, 검찰은 지난 7월 무혐의 처리해버렸습니다. 아무리 봐도 수사 편의를 봐준 대가로 그랜저를 준 것 같은데 검찰은 아니라고 하네요. 차용이라고 합니다.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그랜저 검사'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유성호

오늘 국감장에 나온 노환균 서울지검장도 "여러 가지 관련자들 조사를 하고 또 본인 조사를 해보고 한까 이게 차용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로서는 재수사할 그런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뻔뻔합니다. 대가성이 없다니... 상식적으로 후배에게 사건 기록을 잘 검토해달라고 한 이후 그랜저를 받은 것이 차용으로 보여지나요? 좋습니다. 대가성이 아니라 차용이라고 생각해보죠. 그렇다고 해도 기소조차 하지 않은 것은 검찰의 직무유기 입니다. '제식구 감싸기'입니다.

야당 정치인들에게 대해서는 그렇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 검찰이 '그랜저'를 받은 사실이 확실한 사건에 대해서는 검사의 해명을 100% 받아들여 기소조차 하지 않은 것은 국민들의 분노를 살 만한 일입니다.

대검찰청 홈페이지(http://www.spo.go.kr/)에서는 '변화하는 검찰 그 중심은 국민입니다'라는 구호를 볼 수 있다. 대검찰청 홈페이지 캡쳐화면


야당 의원들은 물론이고, 여당인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조차 오늘 국감장에서 "이번 사건은 검찰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확연히 드러내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검사에게 고급 승용차를 사주고 향응을 제공할 돈이 없는 사람들은 이 나라에서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겠냐"고 지적했습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재수사해야 합니다. 국민들의 눈높이로 사건을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고 이에 따라 그랜저를 받은 검사를 기소해야겠죠. 유, 무죄는 검찰이 아니라 법원에서 판단하는 겁니다.

검찰개혁은 제도를 고치고 만드는 것에 있는 게 아닙니다. 검찰개혁은 공정한 수사와 기소 그리고 법집행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검찰의 올바른 판단을 기다리겠습니다.

p.s 제 글이 유익했다면 아래 손가락 모양의 추천 버튼을 꾹 눌러주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