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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군 면제가 촛불탓? 낯뜨거운 '김황식 감싸기'

어제까지 이틀에 걸쳐 실시된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결국 의혹만 난무했을 뿐 명확히 해명된 것은 없어 보입니다. 야당의 검증은 생각보다 무딘 편이었고, 여당은 검증보다는 옹호에 초점을 맞춘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병역기피 의혹과 증여세 탈루 의혹 등을 집중 제기했지만, 일부 여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를 두둔하는데 질의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이들은 인사청문회라는 제도가 무색할 정도로 후보자의 의혹을 대신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고,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높게 평가하는 발언까지 했습니다.

그저께 오전 이두아 한나라당 의원은 법조후배로써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는 덕담으로 시작한 질의에서 김 후보자가 촛불을 켜고 사법고시 공부를 해서 시력이 급격히 나빠졌을 거라며 '부동시'로 병역을 면제 받은 김 후보자를 옹호했습니다.

김황식 총리 후보자에게 질의를 하고 있는 이두아 한나라당 의원.


이 의원은 "후보자가 시골집에서 고시 준비를 하던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에는 제한 송전이라는 것을 해서 전깃불이 없어서 촛불을 놓고 공부를 했다고 한다"면서 "의사에게 물어보면 알겠지만 전깃불이 아니라 촛불 아래서 공부를 하면 건강도 좋지 않고, 고시 준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에선 시력이 급격히 나빠질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우슬관운동관절장애'로 병역 면제를 받은 김재경 한나라당 의원도 '부동시'는 눈에 보이지 않아 논란이 되는 것 같다면서 김 후보자를 두둔했습니다.

김 의원은
 "저같은 경우는 다리가 불편하기 때문에 누구도 그걸 가지고 시비를 걸지 않지만, 그런데 (부동시는) 유관으로 판단하기에는 참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까 (병역 기피 의혹) 이야기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김 의원은 후보자는 개인적인 자질과 능력 뿐 아니라 집안도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고 평가했고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도 김 후보자에 대해 정말 답답할 정도로 외길만 살아왔고 청렴한 전형적인 선비의 삶을 살아왔다고 치켜세웠습니다.

'부동시'로 군 면제를 받은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 촬영 : 오마이뉴스 남소연


어제 청문회에서도 여당 의원의 '김황식 감싸기'는 이어졌습니다.

민주당의 정범구 의원이 정부의 감세 정책을 질타하며 김 후보자와 논쟁을 벌이자, 한나라당의 김재경 의원은 감세는 소비 투자 확대 등 재정에 도움이 되고 있다며 김 후보자를 거들었습니다.

정 의원이 "국정이 과도한 불균형 상태다, 서민이 소외되면서 과도한 토목에 대한 투자때문에 소외계층이 많아졌다"고 지적하자, 김황식 총리후보자는 "정부 기본 기조가 부자감세로 부자 편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상당히 친서민적"이라고 맞받쳤습니다.

이에 대해 김 의원 자신의 질의 시간에 "감세는 결국 일자리 창출 성장률 재고에 굉장히 효과를 보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리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김 후보자를 엄호했습니다.

인사청문회는 '고위공직자의 국정수행 능력과 자질 검증을 위한 장치'라고 법률에 규정돼 있지만, 본분을 망각한 일부 여당 청문위원들은 자질 검증 대신 낯뜨거운 '김황식 감싸기'를 보여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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