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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쪽방촌 부동산투기, 친서민 장관은 없다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를 기다리고 있는 장관 내정자들의 각종 부도덕한 모습이 연일 언론에 공개되고 있습니다. 보도를 보고 있으면 '과연 이 사람들이 나라를 이끌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저절로 고개를 듭니다.

위장전입에 이어 내정자들에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부동산투기 의혹.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부인 명의로 쪽방촌 건물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 재개발 예정지로 ‘창신·숭인 뉴타운’에 포함된 곳이라네요.

놀랍게도 이 내정자 부인이 쪽방촌을 매입한 뒤 1년 뒤에 이 동네가 뉴타운에 지정됐습니다. 투기 의혹이 짙어지는 부분입니다. 사실 투기 목적이 아니라면 쪽방촌에 있는 단층건물을 구입할 이유가 없겠죠.

쪽방촌은 어렵게 살아가는 서민들의 보금자리입니다. 성인 한 명이 누울 수 있는 쪽방이 모여 있는 마을입니다. 누구는 황제의 삶을 살았다고는 하지만 쪽방에 살고 계신 분들은 대부분 최저생계비 만으로 하루 하루 힘겹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최저생계비 체험을 하는 대학생들. 출처 : 오마이뉴스


그런데 이런 곳에 있는 건물을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자의 부인이 소유하고 있는 겁니다. 지식경제부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친서민 정책을 실행할 주무 부서죠. 그 부서를 이끌어 나갈 장관이 부동산투기, 그것도 서민들의 보금자리에 투기를 한 겁니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입니다.

이 내정자의 부인은 빠른 시일 내에 이 일대가 뉴타운으로 개발이 돼서 시세차익을 얻고 싶겠지만, 개발이 시작된다면 쪽방촌에 살고 있는 세입자는 쫓겨날 게 뻔합니다. 이미 뉴타운 정책은 원주민을 쫓아내는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쪽방촌 일대에 건설되는 뉴타운도 다르지 않을 겁니다. 아니, 더 심하겠죠. 쪽방촌에 사는 주민들은 경제적으로 더 힘들고 어려운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소외받는 주민을 내쫓는 것을 바라며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것. 이게 친서민 정책을 추진해야 할 이 내정자가 할 행동인지 묻고 싶습니다.

지식경제부 홈페이지(http://www.mke.go.kr) 캡쳐 화면.


부동산투기는 이 내정자뿐만의 일이 아닙니다.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내정자도 부인 명의로 경기도의 임야 등을 구매했다가 지난달 매각했다고 합니다. 전원주택 사업지라는데 복선화된 중앙선 전철의 연장 개통으로 주목을 받게 된 곳이라네요.

위장전입에 세금 탈루 의혹에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합니다. 국민들이 비판했던 '강부자 내각'이 8.8 개각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서글프기까지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제65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정 사회'를 천명했습니다. 윤리와 배려, 친서민과 상생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에게는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습니다. 그 정책을 만들고 추진해야할 장관 내정자들부터 '공정 사회'를 어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친서민 구호만 있고 친서민 장관은 없는 것 같습니다.

불법을 저지르고 도덕성이 결여된 인사들은 마땅히 지명 철회돼야 합니다. 그것이 '공정 사회'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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