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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박근혜의 안철수 '러브콜'이 황당한 이유

어제 서울 세종홀에서 열린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다녀왔습니다.

새누리당의 쇄신과 총선 전략 그리고 대선 관련 토론이 이어지던 도중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 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이른바 '박근혜 대세론'을 깨뜨린 '안철수 현상'을 어떻게 보냐는 물음이었는데요.

박 위원장은 그런 현상은 역대 대선에서 있어 왔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뭐 그런 현상은 사실 역대 대선을 앞두고 있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도 예외없이 있고요. 그분이 정치와 관련해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는 제가 말씀 드릴 부분이 아닙니다. 그분의 선택이기 때문에." 

'안철수 현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박 위원장은 아직 잘 깨닫지 못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그 안에 담겨 있는 국민적 열망을 말입니다.

20일 토론에 나선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출처 : 오마이뉴스


그런데 황당한 일은 그 다음 질문에서 벌어졌습니다.

"안철수 교수와의 향후 연대 가능성은 전혀 열려 있지 않은 것인가?"

박근혜 위원장과 안철수 교수의 연대 가능성?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죠.

질문자는 두 사람이 '신뢰' '원칙'을 중요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연대 가능성을 물었는데요. 말도 안 되는 일이죠.

그렇다면 박 위원장은 뭐라고 대답했을까요? 놀랍게도 "같이 할 수 있으면 좋다"고 말했습니다.

"같이 또 할 수 있으면 저는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질문자는 한발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끌어앉는 노력 필요하지 않냐"고 말했고,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웃었습니다.

지난해 9월 '오마이뉴스' 단독인터뷰를 한 안철수 서울대 교수. 출처 : 오마이뉴스


황당 그 자체입니다. 안철수 교수는 이미 지난해 9월 <오마이뉴스>와 한 단독인터뷰에서 정부와 새누리당 등 '현 집권세력이 정치적 확장성을 갖는 것에 반대한다'며 반새누리당 입장을 분명히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안 교수를 향해 박 위원장이 연대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안 교수나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욕보인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당 쇄신 과정에서 보인 소통 부족으로 당내에서조차 비판받은 박근혜 위원장이 소통의 상징으로 바람을 일으킨 안철수 교수에게 보낸 '러브콜'은 일방적인 제안에 그칠 것으로 보입니다. 

박정호 기자 트위터 -> http://twitter.com/JUNGHOPARK 우리 트친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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