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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넉달만에 업무 복귀한 곽노현이 인권 강조한 이유

어제 오후 서울시의회 입구는 혼란스러웠습니다. '서울학생인권조례'에 반대하는 보수단체 회원 20여명이 시의회로 들어가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을 향해 "사퇴하라"고 외치며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20여분 뒤에도 시의회를 나서는 곽 교육감의 차를 막아서며 주변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일부 회원들은 차를 향해 달려들었고, 한 여성은 차 앞에 앉아 있다가 경찰에 끌려나오기도 했습니다. 정말 생각보다 반발이 거세더군요.

20일 시의회 입구에서 곽노현 교육감 사퇴를 촉구하는 보수단체 회원들. 출처 : 오마이뉴스

 
하지만, 이에 앞서 곽 교육감은 허광태 시의회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학생인권조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추진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곽 교육감은 "이 학생인권조례가 그리고있는 자율과 책임의 학생, 평화와 인권의 학교로 반드시 나가야 한다"면서 "어떤 경우에도 편견과 예단을 가지고 선입견을 가지고 차별로 나서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인권을 두려워해서는 인권을 빼앗기게 됩니다. 인권은 두려워할 게 아니라 온몸으로 껴안아야 할 것입니다."  

'인권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온몸으로 껴안아야 한다' 이말이 정말 가슴에 와닿더군요. 옳은 방향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가보지 않았던 길이라고 해서 부작용만 우려해 주저한다면 더 이상의 발전은 없을 겁니다. 

특히 그동안 '학생'이라는 이유로 억압받아온 학생들의 인권 보장은 우리가 꼭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서울 교육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곽 교육감도 이 점을 강조한 것이겠죠. 

이 학생인권조례에는 학생의 두발, 복장 자유, 학생의 교내집의 허용, 성적지향 차별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곽 교육감은 최대 현안인 학교 폭력 문제도 이 인권조례 위에서 생각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아직도 학교 폭력 때문에 끙끙 앓으면서 말하지 못하는 학생들과 같이 고통을 나누면서 해결책을 도모하면 그것도 학생인권조례 위에서 새로운 학교 헌법 위에서 접근을 하면 반드시 학교 폭력 근절하고 학교를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의 공동체로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20일 서울시의회를 방문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출처 : 오마이뉴스

 
또한 곽 교육감은 자신의 수감 생활에 대해서도 소감을 밝혔습니다.

그는 "좀 어려웠지만, 진실은 반드시 스스로를 드러내서 다른 사람이 알아볼 수 있다는 그 믿음으로 어려운 시간을 꿋꿋하게 지내왔다"면서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믿어주고 성원해줬기 때문에 힘들고 외롭지 않고 자기연민, 비탄에 빠져서 상심하지 않고 오히려 매순간을 바짝 깨서 시대의 변화를 읽고 그 안에서 교육이 해야할 바도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넉달만에 업무에 복귀한 첫날부터 학생인권조례 재의 요구를 철회한 곽 교육감은 그동안 주춤했던 고교선택제, 혁신학교 등 다른 '곽노현표' 정책도 추진할 방침입니다.  
 
앞으로 곽노현 교육감이 어떤 정책으로 공교육을 일으켜 세울지 잘 지켜보겠습니다.

박정호 기자 트위터 -> http://twitter.com/JUNGHOPARK 우리 트친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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