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사회 이야기

직접 물대포 맞아보니 몸 떨릴 정도로 강력

어제 국회 앞에서는 한미FTA 비준 반대 집회가 또 열렸습니다.

산업은행 앞에서 모인 2천여 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농민과 노동자 등 서민층의 피해가 우려되는 한미FTA는 비준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ISD 등 독소조항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특히 비준안 처리를 강조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합의를 통한 비준안 처리를 주장하고 있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을 향한 비난도 들렸습니다.

집회를 마친 사람들은 지난번 국회 행진과는 달리 이번에는 한나라당 당사를 향해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한나라당에 비준 반대 주장을 전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10일 국회 앞 물대포.


하지만 이들의 행진 대열은 몇 걸음 가지 못해 막혔습니다. 대신 이들은 온 몸에 물을 뒤집어 써야 했습니다. 경찰이 또다시 한미FTA 비준 반대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한 겁니다.

여의도 산업은행 앞 집회를 마치고 한나라당 당사로 행진하던 시위대를 가로막은 경찰이 물대포를 쏘며 강제 해산을 시도했습니다.

시위대가 '한미FTA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치고 함성을 지르며 물러서지 않자 경찰은 사람이 쓰러질 만큼 물대포의 강도를 높였고, 선두에 있던 일부 참가자들을 연행했습니다.

10일 집회 참가자 연행하는 경찰.


저도 취재 중에 물대포에 맞았습니다. 고작 몇 초 동안 스치듯이 맞았지만 몸이 떨릴 정도로 물줄기가 세더군요. 정통으로 맞으면 정말 다칠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예전 2008년 촛불집회 당시보다 물대포의 위력이 강해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위력도 위력이지만, 물대포를 너무 쉽게 사용한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지난번 국회 행진 당시 들려왔던 경찰 무전 내용도 "물대포 쏴~계속 쏴~" 등 물대포 사용을 독려하는 내용이던데... 2008년 보다 더 강경해진 진압입니다.

10일 국회 앞에서 대치한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


'평화적인 행진을 하겠다'며 길을 열어 달라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은 '불법 행진'이라며 계속 물대포를 발사했고, 결국 시위대는 행진을 포기하고 집회 장소로 돌아왔습니다.

어제 열릴 예정이던 국회 본회의가 취소되면서 비준안 처리가 연기된 가운데 한미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이번 주말 민주노총과 함께 서울광장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 예정입니다.

경찰은 이번에는 시민들의 평화적인 집회를 보장하기를 바랍니다.

박정호 기자 트위터 -> http://twitter.com/JUNGHOPARK 우리 트친할까요?^^

p.s 제 글이 유익했다면 아래 손가락 모양의 추천 버튼을 꾹 눌러주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