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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내홍 한나라당, 이번엔 '한진중 사태' 불협화음?

한나라당 새 지도부가 당직 인선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중진 의원들이 한진중공업 사태를 놓고 불협화음을 냈습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한진중공업 사태를 정권의 위기로 규정하며 당과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주문한 반면, 정몽준 전 대표는 이번 사태에 대한 정치권의 개입은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진중공업이 위치한 부산 영도에서만 내리 다섯번 당선된 김 전 의장은 어제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지난 주말 부산에 내려간 희망버스를 언급하며 한진중공업 문제를 방치하면 정권적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희망버스를 타고 전국에서 몰려든 시위대, 대학생, 젊은이들이 모두 정권타도에 동조하고 있다고는 보지 않고 그런 줄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이 정권이 싫어서 몰려온 것만은 사실입니다. 근본 원인에 대해서는 접근조차 하지 않고 또 제대로 처방도 내놓지 않으면 엄청난 정권적 위기가 올 수 있습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김 전 의장은 부산시민들이 부산 저축은행 수습과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에 미온적인 정권에 분노하고 있다며 정권의 위기가 부산에서 오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진중공업 사태의 근본 원인이 사주의 부도덕성과 방만한 경영, 독단적인 해고였는데 여기에 대해서도 정부가 미온적인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런 정부를 부산시민이 믿고 따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4·19의 원인은 3·15마산의거에서 비롯됐고, 부마사태로 유신이 끝났습니다. 부산 일대 지역 시민의 분노를 달래지 못한다면 정권과 당의 장래가 어떻게 될지 뻔합니다."

특히 김 전 의장은 광우병 촛불시위보다 더 큰 위기인 한진중공업 사태를 두고도 당이 당직 배분 문제로 티격태격하고 있다며 새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번 한진중공업 사태는 광우병과 같은 그런 비논리적인 이야기도 아닙니다.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내년이면 선거가 있습니다. 이런 보수정권의 위기가 한진에서 비롯되고 있는데 우리 당은 당직 배분 문제로 매일 같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당을 잘한다고 할 국민이 있겠습니까."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이주영 정책위의장의 당무보고를 듣고 있다.

하지만, 정몽준 전 대표가 한진중공업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은 달랐습니다.

현대중공업 최대 주주이기도 한 정 전 대표는 정치인들이 한진중공업 사태에 개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을 위반한 차원을 넘어 기업의 일반적인 사회적 책임, 경영상, 도덕상의 문제에 각성을 촉구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우리 정치인이 개입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산 영도 지역구 5선으로 국회의장까지 지낸 김형오 전 의장이 한진중공업 사태를 정권의 위기라고 경고했지만, 내홍에 휩싸인 한나라당 새 지도부가 이번 사태 해결에 힘을 모을 수 있을지 미지수입니다.

여권에서 요즘 서민정책을 강조하고 있지만, '한진중 사태'를 그냥 둔다면 서민정책은 '립 서비스'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밝혀지는 셈이죠. 

저는 '한진중공업 사태'를 정권의 위기로 보고 있는 김형오 전 의장의 의견에 동조하는 편입니다. 이대로 이번 사태를 방치한다면 한나라당이나 정부에게는 결코 좋지 않을 겁니다. 과연 여권에서 이번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박정호 기자 트위터 -> http://twitter.com/JUNGHOPARK 우리 트친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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