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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무상급식 없는 서울시 고학년, 학부모들 뿔났다

"4,5,6학년 부모들도 세금냅니다. 1,2,3학년 고학년되서 무상급식하면 그리 억울 할 것 도 없을텐데 정말 복장터집니다. 뉘집은 돈안내고 밥먹는데 2명이나 급식비를 내야 하다니.. 자기집에 초등생없다고 이런 정치 해도됩니까?"

"새학년 새학기가 시작되어 초등학교 5학년 둘째 아이가 가져온 급식비 관련 안내문을 받았습니다. 초등학교 1~4학년은 무상급식에 우유비도 무상이고 5~6학년은 급식비는 물론 우유비까지 납부해야 한다는 안내문이었는데 받는 순간 화가 났습니다."

서울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 본 글입니다. 서울시내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에게 친환경무상급식이 제공되지 않는 것을 비판하는 내용이죠. 고학년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서울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http://spp.seoul.go.kr/main/freeboard) 캡쳐화면.

친환경무상급식이 실시된지 열흘 넘게 지나고 있는데요. 현재 대부분의 서울 지역은 초등학교 4학년까지 친환경무상급식이 실시되고 있는 반면, 강남, 송파, 서초, 중랑 등 4개 구에서는 다른 구와 달리 3학년까지 무상급식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끝내 서울시에서 무상급식 관련 예산을 집행하지 않아 5,6학년 학생들은 무상급식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강남 등 4개 구는 한나라당 소속 구청장들이라 무상급식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죠. 특히 비교적 서민들이 많이 살고 있는 중랑구에서는 이에 대한 불만이 큽니다.

충분히 예산을 조정하면 고학년 아이들도 친환경무상급식을 먹을 수 있는데도 망국적 복지 포퓰리즘 운운하며 고집을 부리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 안타까운 일입니다.

2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앞에서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연대 등 시민단체와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야당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친환경무상급식 원년 선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권우성

무상급식을 받아들이면 더 큰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재정 상태가 나빠진다는 오 시장의 주장은 변명으로 들립니다. 준비물은 무상으로 하자고 하면서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듭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일은 이제 개인이 아닌 우리 공동체가 책임지는 시대가 왔습니다. 그게 시대정신입니다. 상처 없이, 차별 없이 밥을 먹는 것 자체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일입니다. 그것은 무상급식에 들어가는 예산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입니다.

이미 지난 2010년 10월 말 서울시가 시민 1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2,7%가 보편적 무상급식의 필요성에 찬성 의사를 밝혔습니다. 주민투표를 하겠다고요? 예산을 다른데 쓰겠다고요? 무상급식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다수인 상황에서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것 자체가 예산 낭비입니다.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와 참교육학부모회, 참여연대, 전교조 서울시지부, 서울친환경무상급식추진본부 소속 회원들과 학부모들이 9일 오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거부를 비판하며 서울지역 5·6년 학생들에 대한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를 촉구하고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권우성

물론 지금 실시되고 있는 친환경무상급식에도 과제는 있습니다. 양질의 좋은 식재료를 확보해 아이들 건강에 도움이 되는 급식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학부모들의 입에서 '무상급식이 맛도, 영양도 좋더라'라는 말이 나올 수 있을 만큼 신경써야 합니다.

지금 3, 4학년까지 실시되고 있는 친환경무상급식의 성패가 중요합니다. 학부모들이 만족하는 무상급식이 실현된다면 서울시도 더 이상 고집을 부리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현재 5,6학년 학생들은 지금도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만 무상급식이 제공되고 있는데요. 하루 빨리 모든 아이들에게 차별없이 함께 밥을 먹이기를 바랍니다. 그게 바로 학부모들의 뜻이고, 서울시민이 원하는 일입니다. 서울시가 학부모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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