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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돈 잡아먹는 스마트폰 요금제, 답답하고 속상해

요즘 휴대폰요금 잘 내고 계신가요? 낼 때마다 비싸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통계로도 증명이 됐네요.

지난해 가구당 한달 평균 이동전화요금이 10만원이 넘었다고 합니다.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죠. 통계청은 어제 지난해 가구당 한달 평균 통신서비스 지출이 136,682원으로 2009년보다 4.8% 늘었다고 밝혔는데요. 이 중 이동전화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76%. 한달 평균 100,3370원인데요. 2009년 95,259원에서 8.5% 늘었고 2004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이동전화요금이 왜 이렇게 많이 늘었는지 다들 짐작하시겠죠. 바로 스마트폰 때문입니다.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는 2010년 초 103만 명에서 같은해 12월 710만명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났는데요.

사실 이동통신회사들이 초당 요금제 도입에 나서면서 전화통화료는 인하된 부분이 있지만, 스마트폰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기본 요금 자체가 비싸져서 통신요금은 증가한 겁니다. 많은 분들이 월 기본료 4만 5천원짜리를 많이 쓰시잖아요. 저도 기본료 4만 5천원짜리 요금제를 사용 중입니다.

정액제로 제공되는 무료 통화를 초과해 더 나온 국내 통화료.

하지만, 고객들이 '요금 부담이 늘었다'고 불만을 터뜨려도 통신사들은 스마트폰 요금이 일반 휴대폰요금보다 비싸지만, 스마트폰 정액요금제에는 무료통화나 무료 데이터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더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제가 쓰고 있는 요금제를 들여다 봐도 무료 통화 200분, 무료 데이터 500M, 무료 문자도 수백 개가 포함돼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것은 스마트폰의 정액요금이 전혀 '스마트'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통신사의 똑같은 스마트폰을 쓰는 이용자들도 각자 쓰임새가 다릅니다.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서 통화를 많이 할 수도 있고, 문자를 많이 보낼 수도 있습니다. 인터넷 서핑 등을 자주 해서 데이터를 많이 쓸 수도 있고요.

그래서 꼭 월말에 보면 이용자마다 무료 통화량을 초과해서 통화를 했거나, 무료 데이터르 초과한 데이터를 사용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제 상황을 예를 들면 저는 무료 데이터는 많이 남지만, 무료 통화량이 적어서 정액요금보다 1만 원 가까이 더 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제 친구는 반대로 무료 데이터가 모자라 쩔쩔 매다가 결국 돈을 더 내고 데이터 사용이 자유로운 요금제로 바꾸었습니다.

무료 통화는 부족하고, 무료 데이터는 남는 상태입니다.

남는 데이터를 무료 통화로 바꾸면, 남는 음성통화를 무료 데이터로 변환할 수 있다면 한달에 1만 원 이상은 절약할 수 있을 텐데... 안타까운 일입니다. 스마트폰이 돈 잡아먹는 기계가 될 줄이야.

물론 무료 데이터가 남으면 다음달로 이월이 되게 바뀌는 등 변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아직도 무료 통화를 무료 데이터로 전환하거나, 무료 데이터를 무료 통화로 전환할 수는 없습니다. 문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스마트폰 요금제에 대한 지적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꾸준히 제기되어 온 문제죠. 인터넷요금, 유선전화요금, 이동전화요금 등을 포함한 통신비 지출 136.682원이 가계 지출에서 식비와 교육비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동통신사들이 언제까지 고객들의 목소리에 귀를 막고 있을지 궁금합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2월 28일 이통3사 CEO와 간담회를 가졌다. 제공 : 방송통신위원회.

지난해 이동통신3사가 마케팅에 쏟아부은 돈은 7조 5천억 원. 지난 28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올해 마케팅 비용을 6조원 규모로 줄이겠다고 합의했다고 했지만, 아직도 막대한 금액입니다. 마케팅비에 쓸 돈으로 요금 인하 대책을 세우는 건 어떨까요.

고객 유치 마케팅 비용에는 펑펑 써대지만, 막상 고객을 유치한 다음에는 고객의 불만에 별 신경쓰지 않는 이동통신회사들은 태도를 바꾸어야 합니다. 앞으로 스마트폰 사용자는 더 늘어나고,  이동전화요금 총액도 증가할 텐데요. 이동통신회사들이 합리적인 요금제를 요구하는 고객들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기를 바랍니다.

양을쫓는모험(박정호) 트위터 주소 -> http://twitter.com/jungh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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