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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늘어나는 지하철 성추행범 어떻게 대처할까

어제 진영 한나라당 의원실이 서울지방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서울 지하철범죄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올해 상반기에만 546명의 성추행범이 검거됐다고 합니다.
 

이 수치는 지난해 1년 동안 지하철에서 검거된 성추행범 671명에 근접하는 숫자입니다. 2007년 549명과 2008년 460명과 비교해 보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각 노선별로 보면 2호선(314명)이 제일 많았고 그 뒤로 1호선(87명), 4호선(72명), 7호선(18명) 등이 있었습니다. 역별로 보면 사당역(86명) 서울역(70명), 서울대입구역(60명), 교대역(47명) 등의 순으로 검거수가 높았습니다.

또한 검거된 성추행범의 나이대는 30∼39세가 246명, 20∼29세 145명, 40∼49세 104명 등이었고,  직업은 회사원이 266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학생(45명)이나 공무원(5명), 군인(3명)도 있었습니다. 범행 발생 시간은 출퇴근 시간에 몰려 있었습니다. (오전 8∼10시가 234건, 오후 6∼8시 115건)

지하철에서 성추행 범죄가 자주 일어난다는 지적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통계로 보니 더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통계는 경찰에 검거된 성추행 범죄만 나타내주는 것이기 때문에 잡히지 않은 범죄를 고려한다면 성추행은 더 자주, 더 많이 일어나겠죠.

지하철 2호선 모습. 출처 : 오마이뉴스


여성들이 성추행의 위험에서 벗어나 지하철을 마음 껏 이용할 수 있도록 경찰이 지하철 치안을 강화하고 처벌을 무겁게 하는 일이 급선무일 겁니다. 성추행범들에게 성추행이 가벼운 범죄가 아니라는 것을 각인시키고 잡히면 확실한 처벌을 받는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합니다. 이 부분은 국회와 정부가 논의를 통해 법을 바꾸는 등의 과정이 필요하겠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지하철 객차마다 경찰이 타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성추행 위험에 노출된 분들의 확실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성추행은 범죄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증거가 남는 게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한국성폭력상담소와 지하철경찰대에 따르면 제일 중요한 것이 피해자의 적극적인 의사표시라고 합니다.

지하철 역 모습. 출처 : 오마이뉴스



-가벼운 접촉이라도 즉시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여야 한다
-범인의 성추행 시도가 일어난 곳에서 가능하면 빨리 벗어나야 한다
-피해사실을 큰소리로 주변에 있는 승객들에게 알린다


물론 불쾌한 반응을 보이고 큰 소리로 알리는 것 자체가 무척 힘든 일입니다. 용기가 필요한 일이죠. 하지만 성추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용기 있는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합니다.
특히 성추행이 일어난 이후가 더 중요합니다. 성추행은 친고죄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신고를 해야 처벌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처벌의사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112 문자메시지나 112 신고를 통해 자신의 위치와 범인의 인상착의 등을 알려야 합니다

올해 상반기에 지하철 성추행범이 증가했다는 것은 성추행이 늘어난 부분도 있겠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는 뜻도 될 것 같습니다.

지하철 성추행은 예방하기도 어렵고 검거하기도 여려운 범죄입니다. 하지만 처벌이 필요한 심각한 범죄입니다. '그냥 참자'하고 넘어가게 되면 다른 여성이 또 피해를 보게 될 뿐더러 그 피해가 또 다시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과도한 신체접촉이나 성추행 시도가 있다면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하고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면 꼭 신고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피해자들의 대응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성추행을 근절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도 정치권과 정부가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더이상 지하철이 성추행 일어나는 지옥철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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