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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상지대 새 이사에 김문기, 김문기 아들, 비서까지?

또 다시 하루 남았습니다.

지난달 상지대 새 이사 선임 결정을 미루었던 교육과학시술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의 최종 결정이 내일 진행될 예정입니다.

지난번 사분위는 상지대 구성원들과 교과부가 이사 후보를 추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정을 미룬다고 밝혔지만, 그러면서 기한 내에 이사 후보를 추천하지 않으면 사분위 제1기 때 김문기 씨가 제출한 명단을 참고해서 이사를 선임하겠다고 못박았습니다.

상지대 구성원들은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철야농성을 벌이며 사분위의 결정은 비리재단의 복귀라고 비판하며 교과부의 재심 청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분위나 교과부가 지금까지의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만약 사분위가 상지대 구성원들의 간절한 바람도 무시하고 새 이사 선임을 강행한다면 누가 상지대를 운영하게 될까. 그저께 상지대 비대위는 김문기 전 이사 측이 사분위에 제출한 9명의 명단을 공개했습니다.

7월 26일 오전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별관 후문에서 상지대 비상대책위원회가 사분위의 최종 처분 저지를 위한 대규모 집단 삭발 및 철야 단식농성 등에 돌입한 가운데 삭발을 하고 있는 김수림 상지대 보건과학대학 학생회장. 촬영 : 오마이뉴스 최인성



정말 기가 막힙니다. 이 명단을 보면 '아, 이래서 상지대 교수들과 학생들이 기를 쓰고 반대하는구나'라고 생각을 하실 겁니다.

이사 재임 시절 각종 비리를 저질렀던 김문기 전 이사를 포함해 김준기, 권순형, 조규문 씨는 비리재단 출신 인사들입니다. 김 전 이사의 친인척이거나 동향이라고 합니다. 또한 김문기 전 이사의 아들 김길남 씨(상지여고 운영)도 포함됐습니다. 김문기 전 이사의 외가친척으로 비서로 일하고 있는 권영상 씨도 이사 추천 명단에 있습니다. 나머지 세 명도 김 전 이사의 참모 역할을 했던 사람들입니다.

김 전 이사는 90년대  -금품 수수 부정한 학생들을 편입학 -학교 활성화 명목의 땅 투기 -교수 채용 부정(가짜 박사 학위 사위를 교수로 채용 등의 비리를 저질러 구속돼 입시 부정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유죄 선고 받은 바 있습니다.

보신각 앞에서 김문기 복귀 반대 집회를 벌이고 있는 상지대 학생들.

사분위가 김 전 이사 측이 제출한 명단대로 이사를 선임한다고요? 말도 안 됩니다. 사분위가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아들에 친인척에 비서까지 동원한 김문기 전 이사에게 다시 상지대를 넘겨주는 비극이 일어나게 됩니다. 비리전력 인사들을 몰아내도 시원찮을 판에 잘 운영되고 있던 상지대를 김 전 이사에게 넘겨주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입니다.


사분위의 정이사 선임 원칙에는 '종전 이사에게 법인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과반수)의 이사 추천권을 부여하되 비리·도덕성·학교경영역량 등 사회 상규와 국민의 법 감정에 비추어 도저히 용납할 수 없을 때는 예외로 하며, 또 설립자보다는 종전 이사의 의견을 우선적으로 존중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바로 '비리·도덕성·학교경영역량 등 사회 상규와 국민의 법 감정에 비추어 도저히 용납할 수 없을 때는 예외로 하며'라는 부분이 상지대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분위가 김문기 측 이사 선임을 강행한다면, 사분위가 비리전력 이사를 납득하지 못하는 국민들과 상지대 구성원들을 속이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김 전 이사의 복귀는 상지대가 다시 친인척, 족벌 경영 체제로 돌아가는 것을 뜻합니다. 그것도 비리를 저질렀던 족벌 경영 체제죠. 이것은 곧 우리 교육의 후퇴를 뜻합니다. 교육 민주화의 성과로 꼽혔던 상지대 사태가 민주화 이전으로 뒷걸음질 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밖에서 지켜보는 사람들도 가슴이 답답한데 상지대 구성원들은 얼마나 힘들까요. 삭발, 단식, 촛불집회. 그동안 안 해본 게 없는 상지대 구성원들이 오늘도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철야농성을 한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 함께하지는 못하겠지만, 마음 속으로라도 이들의 투쟁을 응원해 주십시오. 아울러 사분위와 교과부가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기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이제 하루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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