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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이야기

아반떼 자동주차시스템이 '그림의 떡'인 이유

다음달 출시될 예정인 현대자동차의 신형 아반떼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지난달 21일부터 사전계약을 받았는데 5일만에 1만대 계약을 돌파하는 등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고 하죠.

언론보도를 보니 현대차 딜러들은 신형 아반떼의 인기 비결을 디자인과 편의사양 장치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보고 있더군요. 저도 세련된 내외관 디자인이 마음에 들더라고요.

어제 현대차가 신형 아반떼의 제품설명회를 열어서 제원을 공개했는데요. 신형 아반떼는 국내 최초 1.6ℓ GDI엔진으로 최고 출력 140ps, 최대토크 17.0kg.m 성능을 갖췄고, 연비는 16.5㎞/l로 다른 경쟁사 자동차에 비해 10% 성능이 뛰어납니다. 여기에 국내 준중형 모델 최초로 전 모델에 사이드&커튼 에어백과 운전자도 장착되어 있습니다.

현대차는 또 아반떼에 가시거리를 확보를 돕는 HID 헤드램프와 칼라 LCD 슈퍼비전 클러스터, 후석 열선시트 등 중형차에 적용되어 왔던 각종 편의사양을 적용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자동변속기 차량 기준으로 - 디럭스 모델 1490만원 - 럭셔리 모델 1670만원 - 프리미어 모델은 1810만원 - 톱 모델 1890만원입니다. 전에 비해 50만원~100만원 정도 오른 것 같네요.

신형 아반떼 실내 모습. 출처 : 현대자동차

지나치게 가격이 올라가면 어쩌나 생각했는데 이 정도 성능과 가격이면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신형 아반떼의 제원과 가격을 보면서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자동주차 시스템으로 불리는 '주차조향보조 시스템'에 대한 부분입니다.

신형 아반떼가 주목을 받은 것 중 하나가 국내 최초로 적용되는 주차조향보조 시스템이었죠. 이 시스템이 구현되면 핸들을 돌리지 않고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만으로 주차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속도만 조절하면 차가 알아서 주차를 해준다는 거죠. 주차를 어려워 하는 여성 운전자들이나 초보 운전자들이 요긴하게 쓸 수 있는 기능입니다. 또 일반 운전자도 신기해서라도 이용해볼 것 같은 시스템이기도 하고요.

신형 아반떼. 출처 : 현대자동차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소비자에게는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습니다. 이 기능을 쓰려면 꼭 기본 가격이 1890만원하는 톱 모델을 사야 하기 때문인데요. 보도를 보니 주차조향보조 시스템을 장착하려면 우선 톱 모델과 스마트 팩을 우선적으로 골라야 하더군요. 그 다음에 VDC와 주차조향보조 시스템이 합쳐진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는 거죠.

최고급 모델인 톱의 기본가격은 1890만원. 여기에 스마트 팩(100만 원)과 주차조향보조시스템(SPAS)+차체자세제어장치(VDC)이 70만 원이니까 최소한 2060만원은 줘야 이 최첨단 주차조향보조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너무 비쌉니다. 국내 최초 적용 기술이라고 하더니 신형 아반떼를 2천만원 넘게 주고 살 소비자들만 누릴 수 있겠네요. 정말 '그림의 떡' '빛좋은 개살구'를 보는 기분입니다.

신형 아반떼. 출처 : 현대자동차


운전자들을 배려한다는 차원에서 주차조향보조시스템을 제일 낮은 모델은 디럭스 모델부터 장착할 수 있게 해주면 어떨까요? 그렇게 되면 차값 1560만원이면 신형 아반떼를 편하게 주차할 수 있을 텐데...

이와 관련해서 현대차 측이 "아반떼 출시 후에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해 추가 조정하겠다"고 하니까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대차를 묵묵히 타고 있는 소비자들을 위한 전향적인 정책 변화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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