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사회 이야기

뿔난 진중권 '민간인 사찰, 나도 당해봤다'

문화평론가 진중권 씨가 오늘 자신의 블로그에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 '불법사찰, 가증스럽네요'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진 씨는 이 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불법사찰을 철저히 문책하라고 지시했다는 것과 관련, "도마뱀이 꼬리만 자르는 격"이라면서 "그 기구가 촛불집회 때에 만들어졌다고 하던데 그때 우리 각하가 뭐라고 했습니냐, '그 많은 촛불, 무슨 돈으로 샀는지 조사해 보라'고 하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그래놓고서 이제 와서 자기는 모르는 일인양 시치미 떼는 모습이 정말 역겹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진 씨는 "불법인지 합법인지 모르지만, 시민에 대한 사찰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시민운동가 박원순씨도 사찰 때문에 괴로움을 토로한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화평론가 진중권 씨. 촬영 : 오마이뉴스 유성호

진 씨는 자신의 경험담을 들려주며 민간인 사찰에 대한 불쾌함을 토로했습니다. 진 씨는 "제 경우에도 강연만 가면, 정보과 보안과 형사들이 찾아오거나, 전화를 걸어온다고 한다"며 "도대체 현대미술강연에 왜 경찰이 관심을 갖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제가 우연히 확인한 것만 대전에서 한 번, 광주에서 두 번, 부산에서 두 번입니다. 확인 안 된 것을 치면, 그보다 훨씬 더 많겠지요."

진 씨는 "이번 민간인 사찰 건도 결국 거번먼스에 대한 MB식 발상이 나은 참극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제 집권 3년 지나가고 있다, MB식 국정운영의 후유증들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때가 됐다,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온갖 비리들도 터져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진 씨의 블로그를 보고 나니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사찰이 이곳 저곳에서 있었다는 걸 새삼 떠올리게 되네요.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는 무서운 세상입니다. 

다음은 진 씨의 글 전문입니다.

불법사찰, 가증스럽네요

MB가 불법사찰에 대해 철저히 문책하라고 했답니다. 도마뱀이 꼬리만 자르는 격이지요. 그 기구가 촛불집회 때에 만들어졌다고 하더군요. 그때 우리 각하가 뭐라고 했습니까? "그 많은 촛불, 무슨 돈으로 샀는지 조사해 보라."고 하지 않았던가요? 그래놓고서 이제 와서 자기는 모르는 일인양 시치미 떼는 모습이 정말 역겹습니다. 하여튼 저질 정권입니다.

불법인지 합법인지 모르지만, 시민에 대한 사찰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시민운동가 박원순씨도 사찰 때문에 괴로움을 토로한 적이 있지요? 나중에 그 경우들을 다 조사해서 기록해 놓아야 합니다. 나중에 그 동안 이 정권이 저질러온 온갖 야만적인 일들을 기록한 'MB 정권 흑서'라도 한 권 내야할까 봅니다. 민간인 사찰도 그 책의 한 장을 장식할 수 있겠지요.

제 경우에도 강연만 가면, 정보과 보안과 형사들이 찾아오거나, 전화를 걸어온다고 합니다. 저야 그렇다 치더라도, 강연 주최한 사람들은 스트레스 받스니다. 도대체 현대미술강연에 왜 경찰이 관심을 갖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우연히 확인한 것만 대전에서 한 번, 광주에서 두 번, 부산에서 두 번입니다. 확인 안 된 것을 치면, 그보다 훨씬 더 많겠지요.

얼마 전에 미국에서 조그만 매체를 운영하는 기자를 만났는데, 나와 인터뷰 한 다음에 국정원에서 전화를 해 왔답니다. 그 기사가 영어로 나가는지, 한글로 나가는지 꼬치꼬치 캐묻더래요. 도대체 진중권이 무슨 반국가 사범 같은 거 할 주제라도 됩니까? 도대체 국정원에서 쓸 데 없이 남의 일에 관해 캐묻고 다니는지. 소식 듣고나서 매우 불쾌하더군요.

모 인터넷 매체에 갔다가 들은 얘긴데, 심지어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 불렀다고 청와대에서 전화가 온답니다. 이분 한나라당 의원 중에서 이른바 친박에 속하나 보지요? 도대체 자기 당 의원들조차 매체에 못 나오게 막는 사람들은 대체 누굽니까? 학교에 갔더니, 미학과 새카만 여자 후배 하나가 제 남편이 청와대에 근무한다고 합디다. 그래서 "제발 전화질 좀 그만 하라 그러라."고 쏘아주었습니다.

슬슬 터질 게 터져 나오는 겁니다. 얼마 전 경찰고문 사건도 결국 MB의 실적주의가 나은 참사였지요. 이번 민간인 사찰 건도 결국 거번먼스에 대한 MB식 발상이 나은 참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집권 3년 지나가고 있습니다. MB식 국정운영의 후유증들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때가 된 거죠.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온갖 비리들도 터져 나올 겁니다.

p.s 제 글이 유익했다면 아래 손가락 모양의 추천 버튼을 꾹 눌러주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