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사회 이야기

한나라당 친이계가 '박근혜 비대위' 때리기 나선 이유

어제 오후 여의도 63빌딩에서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의 출판기념회가 열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행사장을 찾아 정 의원과 악수를 나누고 정 의원이 쓴 책을 구입하더군요.

특히 '이명박 정권 실세 용퇴론'의 대상으로 불리는 이상득, 홍준표, 이재오 의원 등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중에서 홍준표, 이재오 의원은 단상에 올라 축사를 했습니다.

아무래도 시기가 시기인지라 정몽준 의원을 비롯한 홍준표, 이재오 의원의 발언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최근 세 사람은 '박근혜 비대위' 체제 해체와 재창당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 등에 의견을 모으고 있죠.

먼저 마이크를 잡은 정 의원은 정강, 정책에서 '보수'라는 단어를 빼는 것을 논의 중인 비대위를 겨냥했습니다.

2011년 12월 19일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전국위원회에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정몽준 전 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 김형오 의원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정 의원은 "한나라당의 정강정책에서 보수를 빼자고 하는 것은 우리끼리의 소통은 단념한 채 상대 진영하고만 소통하고자는 것과 마찬가지다"라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약속은 무너지고 소통은 사라졌다, 그 빈자리를 배신, 변절, 투항이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종인, 이상돈 비대위원의 사퇴를 주장해온 홍준표 의원도 이와 같은 문제 의식을 드러냈습니다.
홍 의원은 "한당이 지금 혼란스럽다"면서 "이정도 혼란으로는 수습되지 않고 좀 더 큰 혼란이 와야 한다, 이른바 대란대치다, 더 큰 혼란이 와야 더 크게 수습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금의 혼란은, 만약 이 상태로 가면 수습안 될 것으로 봅니다. 좀 더 혼란스럽고 해야, 대치가 크게 다스리는, 기회가 올 것이라 봅니다."

즉, 비대위 체제로는 안 되고 재창당을 위한 전당대회 등을 통해 더 크게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재오 의원은 한자성어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습니다.

"사람도, 정치인도 당도 그렇고 어렵다 싶으면, 중국 고사에 보면 '지초북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초나라를 가려고 하는데 북쪽으로 갑니다."

목적과 행동이 다르다고 꼬집은 것인데요. 현재 비대위 상황과 비교해볼 때 당초 자신이 원하던 쇄신의 목적과 나오는 행동이 같이 않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한 겁니다.

두 비대위원의 자질을 문제삼아 사퇴 요구를 했던 친이계들의 '박근혜 비대위' 때리기 강도가 더 세졌습니다. 아무래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이 터지면서 이를 빌미로 자신들이 물갈이 당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큰 것 같습니다.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사과할 일이 있으면 사과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출처 : 오마이뉴스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어제 오전 비대위회의에서 쇄신에 박차를 가할 뜻을 분명히 했죠.

"사과할 일이 있다면 사과하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질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일로 인해서 여기에 발목이 잡혀서 우리의 쇄신을 멈추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제게 비대위원장을 맡긴 이유도 이런 구태정치 청산하고 당을 새롭게 쇄신하라는 책임과 의무를 주신 것이라 생각합니다.저는 반드시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을 이뤄내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인적 쇄신 없이 한나라당의 변화는 없습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도 이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돈봉투 사건으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한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재창당을 하든, 재창당을 뛰어넘는 쇄신을 하든 실질적인 변화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당의 위기와 맞물려 한층 더 쇄신 대상으로 몰리고 있는 친이계들이 비대위 때리기에 더 열을 올릴지, 집단 행동을 할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됩니다.

박정호 기자 트위터 -> http://twitter.com/JUNGHOPARK 우리 트친할까요?^^

p.s 제 글이 유익했다면 아래 손가락 모양의 추천 버튼을 꾹 눌러주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