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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침출수 우려 농민 과학적 마인드 없다? 어이없는 환경부장관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구제역이 한풀 꺾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구제역 사태는 300만 마리가 넘는 가축을 땅에 묻게 만들었고, 피해액과 보상액은 수조 원에 이르는 등 우리들에게 남긴 상처는 너무나 큽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구제역으로 인한 관련 음식값 상승으로 일반 시민들도 고통받고 있고, 매몰지 주변의 환경오염이 우려되는 있습니다. 정말 이번 구제역 사태는 국가적인 비상사태라고 할 만합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1차적으로 구제역으로 발생한 각종 문제들을 잘 처리하고 보상 등을 통해 농민들을 잘 어루만져주고 물가 등을 잘 잡아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해야겠죠. 아울러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국회에 나온 이만의 환경부장관. 촬영 : 오마이뉴스 남소연

하지만, 어제 대한민국의 환경부장관의 발언을 접하고는 이런 기대가 산산히 부서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만의 환경부장관은 어제 한 농가를 찾은 자리에서 "구제역 침출수가 지하수를 오염시키지 않는다"면서 주민들의 우려에 대해 "과학적 마인드가 없다"고 비난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믿기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 기사를 보면서 눈을 씻고 두번, 세번 확인했습니다. 구제역 침출수가 지하수를 오염시키지 않는다니... 그것도 모자라 농민들이 과학적 마인드가 없다고 비난하다니. 정말 어이없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상수도 사업은 어떻게 된 건지 반문하고 싶습니다. 현재 정부는 208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매몰지 주변에서 우려되는 침출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수도 공급 사업을 추진 중이기 때문입니다.

3일 오후 경기도 여주군 흥천면 상백리 79번지 축산단지에 살처분으로 형성된 매몰지(빨간색 원)가 남한강 상수원과 연결된 하천 인근에 조성돼 침출수 유출로 인한 2차 오염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유성호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침출수에 있는 병원성 세균 등이 지하수를 오염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돼지 사체의 내장에 식중독, 장염, 패혈증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세균들이 존재하는데요. 이런 세균이 침출수에 섞여들어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균들은 특히 물에서 강력한 증식력을 보이기 때문에 지하수를 식수로 이용하면 안 되죠.

그래서 정부가 침출수 관련 오염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그리고 농민들은 식수가 오염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고요. 그런데 농민들을 위로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할 장관이 농민들이 과학적 마인드가 없다고 비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1월 11일 돼지 5천여마리를 매몰한 경기도 여주군 여주읍 연라리 한 축사 부근 매몰지에서 21일 돼지 사체의 일부인 다리가 땅 위로 드러나 있고, 상당히 많은 침출수가 흘러나와 굳어 있다. 이 곳에서는 매몰 후 생매장된 돼지사체에 가스가 차면서 3백여마리가 땅밖으로 드러나 바로 옆에 다시 매몰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권우성

지난번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지낸 한나라당 정운천 최고위원의 '농사를 20년 지어봐서 아는데 구제역 침출수를 잘 활용하면 퇴비를 만들 수 있다'는 발언 등 2차 환경오염 방지에 앞장서야 할 정부, 여당에서 농민들의 마음에 상처를 남기는 말을 하고 있어서 걱정입니다.

당장 만의 환경부장관은 침출수가 섞인 지하수를 마셔서 오염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십시오. 만약 증명하지 못한다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죄하고 책임져야 합니다. 누가 과학적 마인드가 없는지 따져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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