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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도박 중독 신정환, 귀국해서 치료받아야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감초 역할을 해온 방송인 신정환 씨의 해외도박 파문이 아직도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흡사 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하는 스토리가 펼쳐졌었죠. 신정환 씨가 필리핀에서 얻은 도박 빚을 갚지 못해 귀국하지 못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더니 도박  빚 때문이 아니라 뎅기열 때문에 이 입원했다는 해명이 나왔고, 현지 취재 결과 해명이 거짓으로 밝혀진 뒤 잠적한 신 씨가 다시 카지노에서 목격됐고 그리고 나서 행방이 묘연해졌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지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신 씨는 2000년부터 도박을 시작했고 2005년 검찰에 적발된 뒤 자숙의 시간을 갖다가 2008년에 본격적으로 다시 도박에 뛰어들었습니다. 도박에 빠진 사이 신 씨는 가산을 탕진하기 시작했습니다. 아파트 3채가 사라지고 방송 출연료까지 차압당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머니가 살고 있는 전셋집까지 도박 빚 때문에 처분했을 정도입니다.

신 씨의 몰락 과정을 들으면서 한 가지 의문이 떠오르실 겁니다. '신 씨는 왜 이렇게 도박에서 빠져나오지 못했을까?'. 신 씨를 보며 적당히 즐겼다면 지금 이 상황에까지 오지 않았을 거라며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도박 파문을 일으킨 방송인 신정환 씨.

하지만, 원래 도박은 그렇게 적당히 즐길 수가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도박 중독을 병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병으로 알려진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완치가 목적이 아닌 관리를 평생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의학적으로는 '도파민'이라는 물질의 작용이 사람들은 도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듭니다. 언론에 보도된 의사들의 지적은 한결 같았습니다. 마라톤을 완주하는 등 극한 성취감을 느낄 때 분비되는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도박을 할 때도 분비된다고 합니다. 피를 말리는 도박 상황에서 느껴지는 쾌감이 이 호르몬 때문이라는 거죠.

그런데 도박을 자주 하다보면 도파민 분비로 느끼는 쾌감을 도박으로부터만 얻을 수 있게 됩니다. 즉, 도박을 본능적으로 하게 되는 겁니다. 도박을 하는 횟수가 늘어나면 어느 순간부터는 자신도 모르게 쾌감을 얻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도박장을 찾습니다. 이게 알콜중독이나 마약중독보다 더 강하다고 하니까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실 도박 중독은 신 씨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제는 국무총리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가 제정한 '도박중독 추방의 날'. 올해로 2회째를 맞는 도박중독 추방의 날을 맞아 사감위는 지난 11일부터 오늘까지를 '2010 도박중독 예방주간'으로 선포하고 다채로운 행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사감위는 서울역 앞 도박중독 자가진단 상담실 운영과 도박중독 예방치유 국제컨퍼런스를 열었고 전국에서 거리 캠페인을 통해 도박중독의 위험성과 예방법을 홍보했습니다.

사감위가 지난 6~7월 충남대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성인 3700만명 가운데 230만명이 도박중독에 빠져 있다고 하네요. '도박중독 추방의 날'까지 만들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도 도박중독은 심각한 수순에 이르렀습니다. 사회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질병이 된 겁니다.

해외 도박 의혹을 받고 있는 신정환 씨가 필리핀 병원에서 뎅기열 치료를 받았다며 팬카페에 올린 자신의 사진.


재치있는 입담과 예능감을 보여주던 신 씨. 안타깝게도 신 씨는 아직까지 귀국할 의사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신 씨는 도박 중독이 병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도박 중독은 신 씨가 인증샷을 찍어서 올렸던 뎅기열보다 더 무서운 병입니다. 전문가들이 지적했듯이 평생관리가 필요한 심각한 질병입니다.

신 씨는 앞으로 자신이 일으킨 파문에 대해서 책임져야 합니다. 범법행위가 있다면 마땅히 처벌 받아야 합니다. 처벌도 처벌이지만, 신 씨가 도박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도 필요합니다. 그 시기가 너무 늦어지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마카오에서 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신 씨가 하루 빨리 귀국해서 모든 의혹에 대해서 밝히고 치료를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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